응급실 내원한 복막염 환자가 진료비 미납했다며 진료접수 취소해 사망한 사건

응급실 원무과 직원이 복통과 오한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내원한 범발성 복막염 환자가 과거 진료비를 미납했다며 진료접수를 취소해 사망 초래한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업무상과실치사

판결: 1심 피고인 금고 1년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00병원 야간 원무과 직원으로 접수절차를 밟은 후 환자를 응급실로 안내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피고인은 ○○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던 중 갑작스러운 복통과 오한을 호소하며 119구 요원에 의해 후송된 피해자가 응급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주취 상태에 링거를 맞다가 스스로 바늘을 뽑고 진료비 17,000원을 미납하고 귀가한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응급실 접수를 취소하고 미납한 17,000원을 완납하고 친자녀들과 연락이 닿아 그들이 동석할 때까지 진료를 받을 수 없다며 접수를 거부했다.

 

결국 피고인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후 범발성 복막염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

 

복막염

복강 및 복강 내 장기를 덮고 있는 얇은 막인 복막에 발생한 염증 혹은 자극 증상으로, 국소적 혹은 복강 전반에 걸쳐 나타날 수 있으며 경과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출처: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피고인 주장

의학 지식이 없는 병원 원무과 직원에 불과한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의무자로서 환자의 사망에 대한 예견 및 회피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당시 피해자의 상태 등에 비추어 응급환자로 판단할 없었으므로 피해자 사망에 대한 피고인의 예견가능성이 없어 과실이 인정될 수 없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은 환자의 진료접수 업무를 담당하는 원무과 직원으로서 응급환자가 신속하게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접수절차를 진행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고, 접수를 거부하거나 지연하면 응급환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설령 범발성 복막염 등이 발생한 응급환자로 인식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응급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이상 접수창구 직원이 섣불리 판단해 접수를 거부함으로써 응급환자의 진료 및 치료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다.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접수를 거부해 피해자로 하여금 의사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업무상 과실을 저질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판례번호: 5902번(2016고단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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