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추체외로증상에서는 환자가 이상운동증(떨림, 진전, 중심 이상, 무도증 등)에 해당하는 증상과 징후를 많이 호소하고 관찰되나, 감염성 질환인 뇌염이나 뇌수막염에서는 고열과 두통, 경부강직을 더 많이 호소하고 관찰된다.
감염성 질환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주어 후유장애를 동반하게 되기 때문에 시급한 진단과 치료가 요구되는 응급질환이다.
이번 사건은 발열 등이 있어 뇌염 의심환자 임에도 뇌척수액검사 등으로 조기발견하지 못해 뇌병변, 언어장애 등을 초래한 사례이다.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패, 2심 원고 일부 승, 대법원 상고 기각
사건의 개요
원고는 저녁부터 오심, 상복부 통증과 경미한 두통이 있어 병원에서 위장 질환으로 진단받고 그에 관한 약과 주사제를 처방받았다.
원고는 다음날 발열, 복통, 구토 등을 호소하면서 피고 1이 운영하는 의원에 내원하였는데, 피고 1은 소화기계와 호흡기계 질환으로 진단하고 해열제, 트리민당의정 4㎎ 등을 처방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집에서 잠을 자다가 땀을 흘리며 우는 등 증상을 보였고, 부모가 깨우려 해도 일어나지 못하고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원고의 부모는 피고 1에게 전화로 문의하였고, 피고 1의 권유로 17:50경 피고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주요 증상은 13:00경 웃다 울다가 말이 어눌해짐이고 체온은 정상이었다.
피고 대학병원 의료진은 같은 날 원고의 과거력과 증상을 조사하여 추체외로 증상, 뇌수막염 의증, 뇌염 의증으로 진단하였고, 원고가 같은 날 19:00경 열이 나자 해열제와 항생제 등을 주사했다.
원고가 다음날 07:20경 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여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한 다음 뇌압을 낮추고 뇌염 치료를 위한 약물을 처방하였고, 뇌염 의증,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의증으로 진단하였다.
피고 대학병원이 실시한 검사에서 원고에게 뇌병변이 인지되고 뇌척수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독되었다.
뇌염
뇌 실질의 염증성 질환을 총칭하는 말로서 뇌를 싸고 있는 뇌수막에 생기는 염증(뇌수막염)과는 다른 질환이다. 뇌수막염과 뇌염이 함께 있는 경우는 이를 수막뇌염이라고 한다.
뇌염은 원인에 따라 감염성, 혈관염성, 종양성, 화학성, 특발성 등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으며 각각 세부 항목에 따라 구체적인 병인에 대한 뇌염에 대해 다시 분류를 할 수 있다(가령, 뇌염>감염성 뇌염>감염의 원인균이 결핵일 경우 결핵성 뇌염).
또 질환의 시간적 경과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 뇌염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버 지식백과,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원고는 9일 뒤 다른 대학교병원으로 전원하여 40일 동안 치료를 받은 다음 다시 피고 병원 소아과를 거쳐 재활의학과에서 통원치료를 받는 등 치료를 계속 받았으나, 뇌병변 후유증으로 상하지의 근력저하와 강직, 언어장애, 과잉행동 등의 영구적인 장애가 남았다.
대법원의 판단
[피고 1과 관련]
2심 법원은 피고 1이 소아에게 투약이 금지된 트리민당의정을 처방한 것이 진료상 과실이라고 보면서도 이러한 과실이 이 사건 장애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 1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배상에서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피고 대학병원 관련]
원고가 피고 병원 응급실 내원 당시와 그 이전에 보였던 증상에서 뇌염의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고, 피고 병원 의료진도 당시 원고의 진단명에 뇌수막염 의증과 뇌염 의증을 포함시켰다.
적어도 발열이 다시 나타난 시점에서는 기존 증상을 종합하여 뇌염 가능성을 인지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뇌염은 예후가 좋지 않고 응급조치 필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추체외로증상으로 볼 가능성이 있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뇌염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뇌염 여부에 관하여 진단할 필요가 있고, 당시 뇌척수액 검사를 하지 못할 만한 증상이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에게 발열 증상이 다시 나타난 시점에서 뇌염에 대한 감별진단을 실시하였다면 뇌염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고, 당시는 원고에게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 시간부터 약 6시간 이후로서 조기에 치료가 이루어졌다면 뇌세포 손상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원고는 뇌염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동안 뇌세포의 손상이 계속 진행되어 이 사건 장애에 이를 정도로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하거나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
판례번호: 대법원 244491번(201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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