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로 흉추골절 됐지만 의료진이 뒤늦게 농양제거술을 해 하지 마비, 배변장애, 배뇨장애 초래

3m 높이 집 지붕에서 낙상해 흉추 골절을 당했고, 이로 인해 환자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염증수치가 정상치를 크게 웃돌았음에도 대학병원이 관련 검사를 지연해 뒤늦게 발견한 과실.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패, 2심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원고는 집 지붕을 수리하던 중 약 3m 높이의 지붕에서 떨어져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뇌좌상 및 우측 측두골 두정골 부위 선상골절, 우측 전두 측두 두정골 부위 지연된 급성 경막외 혈종 진단을 받고 피고 대학병원으로 전원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우측 급성 경막외 혈종을 확인한 다음 개두술 및 혈종제거술을 시행하고 경험적 항생제를 투약했다.

 

원고는 수술 다음날 백혈구 수치가 1915개/ul에서 9일 뒤 3855개/ul로 정상치의 3배 가까이 급상승했으며 그 뒤에도 정상수치보다 현저히 증가하는 염증소견을 보였다.

 

원고는 두부 혈종제거술 후에도 계속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는데 계속해서 일어나고,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계속 보였고, 소변줄을 뽑아버리고, 손에 닿는 것을 모두 뜯거나 던졌다.

 

의료진은 수술후 8일째 원고의 채온이 38.3도로 발열증세가 나타나고 다음날부터 가래 양이 증가하는 등 폐렴 증세를 보이자 폐렴에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 티에남을 추가 투여했다.

 

원고는 수술후 13일째에는 발열 뿐만 아니라 하지 마비증상까지 보이자 의료진은 다음날 경추, 요추, 흉추 단순방사선촬영, 흉추 MRI 촬영 결과 제8~9 흉추의 압박골절 및 제9흉추 부위 경막외 농양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이로 인해 신경압박 및 하지 마비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응급으로 농양 제거술 및 후궁절제술을 했다.

 

의료진은 수술 9일째 원고에게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흉추 CT 촬영에서 흉추에 약간의 농양이 발견되자 2차 농양제거술을 했다.

 

하지만 수술후 하지마비 증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흉추 CT 검사 결과 경막외 농양이 다시 약간 증가하자 의료진은 3차 농양제거술을 했지만 하지 마비증상이 크게 호전되지 않았고, 배뇨 및 배변장애 등의 후유증을 보이고 있다.

 

원고측 주장

의료진은 원고가 집 지붕에서 추락해 흉추부 골절을 예상해 미리 진단했어야 함에도 하지 마비증상이 초래될 때까지 흉추 골절 사실을 발견하지 못해 경막외 농양을 조기진단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

  

법원의 판단

흉추부 골절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CT 촬영을 해야 하는데 피고 병원에서는 외상 직후 아무런 흉추 CT 촬영을 하지 않는 바람에 흉추부 골절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원고는 두부 혈종 제거술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흉추부 골절로 인한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발로 베개를 차거나 손에 닿는 것을 모두 던지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신음소리를 내면서 통증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통증 호소 행동의 원인을 밝히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또 백혈구 수치가 수술후 정상수치보다 현저히 증가하는 염증 소견을 보였음에도 원인을 밝히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의료진은 통증 호소나 백혈구 수치 상승 증세를 보인 이후 7일 내지 10일이 경과한 뒤에야 흉추 CT 촬영 등을 해 흉추 골절을 뒤늦게 진단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경막외 농양으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판례번호: 2심 4118번(2008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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