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대신 숯으로 독성 제거한다며 활성탄을 식품으로 판매한 한의사

한의사가 인터넷 카페에서 항생제 대신 숯으로 체내 독성을 배출, 해독하는 요법을 권장하기 위해 식품첨가물인 활성탄을 식품으로 판매하고, 한약재를 발효, 혼합, 가공 포장해 부정의약품을 판매하다 유죄 처벌

사진: pixabay

사건: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 제조 등), 식품위생법위반

판결: 1심 피고인 징역 2년 6월에 3년 집행유예, 벌금 3000만원 2심 피고인 항소 기각, 대법원 상고 기각

 

사건의 개요

 

가. 식품위생법 위반

한의사인 피고인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여 운영하였다.

피고인은 현대의학의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연주의 육아 방식을 홍보하고, 항생제 대신 활성탄인 숯을 복용하여 체내 독성을 배출, 해독하는 요법을 권장하였다.

한편 식품첨가물은 기준에 따라 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보존하여야 하며, 그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아니하는 식품첨가물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보존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된다.

 

이때 식품첨가물인 활성탄은 식품의 제조 또는 가공상 여과보조제(여과, 탈색, 탈취, 정제 등)의 목적 이외에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다만 사용 시 최종식품 완성 전에 제거하여야 하며, 식품 중 잔존량은 0.5% 이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식품첨가물인 활성탄 제품 ‘0000000’ 489개를 식품으로 판매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기준과 규격이 정하여진 식품첨가물을 그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아니하도록 식품으로 판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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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 제조 등)

의약품 제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시설기준에 따라 시설을 갖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창출, 흑축, 대황, 지각, 귤피, 신곡 등의 한약재를 발효, 혼합, 가공하여 이를 포장하는 방법으로 ‘***’를 제조한 뒤 ‘안아키’ 카페의 게시글 등을 보고 찾아온 환자들에게 진료나 처방 없이 1통에 30,000원을 받고 판매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의약품 제조를 업으로 하려는 자로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소매가격 연간 10,000,000원 이상의 의약품을 제조하여, 이를 판매하였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 제조 행위를 설령 조제행위로 보더라도 이는 예비조제에 해당(정00, 이00은 제2회 경찰조사에서 피고 한의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진료를 받지 않고 *** 제품만을 구입하여 간 사람들을 ‘손님’으로 매출장부에 기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서00, 박00는 000카페 등을 통해 온라인 구매하거나 다른 환자를 통해 대리구매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한다.

 

피고인은 의약품인 ***를 한의사의 처방 없이 한의원에서 또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하여 판매하였으므로 이러한 행위가 정당한 조제 또는 예비조제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허가 없이 ***를 제조·판매한 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판매한 ‘0000000 300g'은 식품첨가물공전에 의한 활성탄에 해당된다.

 

활성탄은 흡착성이 강한 탄소로 구성된 물질로서 그 자체를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고 여과보조제 등의 용도로만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에 불과하다.

 

이 때 활성탄을 첨가하여 제조, 가공한 식품은 완제품에서 활성탄이 0.5% 초과 검출되어서는 안된다.

 

반면 ‘약용탄’은 흡착성이 강한 탄소로 구성된 물질로 과산증, 소화관 발효에 의한 생성가스 흡착, 독성물질 흡착에 사용하며 내복하는 의약품의 일종이다.

 

피고인이 판매한 위 활성탄은 지붕, 바닥 등 보관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노상에 각종 토사물과 유기물 찌꺼기가 뒤엉킨 채 원료인 소나무를 야적하여 보관하고 있었다.

 

야적된 적송을 숯불구이용 숯을 제조하는 찜질방에 의뢰하여 재래식 숯가마에서 1,300도 온도로 5~7일간 가공한 후 이를 드럼통, 쌀포대에 포장하여 화물차에 실어 운반하여 분쇄기를 통해 분쇄 후 과립 등으로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생산되었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위와 같이 보관되어 있던 원료 소나무는 일부가 검게 썩었거나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곰팡이 균이 있는 소나무를 검사한 결과 여기에서 6종의 균류가 발견되었고 그 중 5개의 균류는 식물병원균 또는 부생균으로 모두 식용이 불가한 균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판매한 활성탄은 식용제품의 제조과정으로 보기 어려운 환경에서 제조가 이루어지고 약용탄과 같은 원료 선별, 엄격한 성분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아니한 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관리, 제조되었다.

 

한의사인 피고인은 자신이 판매한 ‘0000000’ 활성탄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식품 제조를 위한 제한 규정이 준수되지 아니하였고 그 제조 과정이 검증되지 않은 식품첨가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면서도 환자들에게 해독, 식이성 알러지 진정, 장염 등의 진정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소개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판매하였으며, 특히 영·유아를 대상으로 활성탄의 복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설령, 해당 제품에서 유해성이 있는 성분이 명확히 검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식품위생법 및 약사법(또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입법취지를 잠탈함으로써 이로 인한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죄책은 매우 무겁다.

 

더구나 피고인이 부정의약품인 ***를 판매하고, 식품첨가물인 활성탄을 식품으로 판매한 횟수 및 그 판매 금액도 큰 규모이고,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도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2016. 이 사건 범행과 유사한 범죄사실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에게는 엄한 처벌을 함이 마땅하다.

 

판례번호: 40번, 348번, 341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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