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담석성 담낭염으로 입원한 피해자를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수술하는 과정에서 담낭 밑으로 주행하는 담관을 절개해 담즙을 유출시켜 상해 초래.
사건: 업무상과실치상
판결: 피고인 무죄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병원 수술실에서 담석성 담낭염으로 입원한 피해자를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하기 위해 전신마취를 하고 4개의 소작자를 삽입하여 확인하니 담낭이 팽만하고 담낭벽이 두꺼우며 담낭과 복막이 유착되고 담낭과 간이 유착이 되어 이를 분리하는 시술을 하게 되었다.
담낭염
담석, 수술 후 협착, 종양 등의 원인으로 인해 완전 혹은 불완전한 협착(관이나 통로 등이 좁아지는 것)이 발생하여 혈류나 담관을 통해 장내 세균이 담즙 내에서 증식하면서 담낭(쓸개)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급성 담낭염이라고 한다.
담석이 지속적으로 담낭벽을 자극할 경우 만성 담낭염이 생길 수 있다. 급성 담낭염이 반복되어 만성 담낭염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 담낭염 환자의 대부분은 급성 담낭염의 병력이 없고 비특이적 통증만 나타나거나 무증상이다.
이러한 경우 의사로서는 유착된 부분에 총간관, 총수담관, 담낭관 등 다른 기관이 지나갈 수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고 위 기관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를 하며 박리수술을 하여야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담낭 밑으로 담도가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만연히 박리수술을 한 과실로 피해자에게 담낭 밑으로 주행하는 담관을 절개하여 담즙이 누출되는 상해를 입게 하였다.
이로 인해 치료가 되지 아니하였고, 피해자가 00병원으로 전원 하여 간문맥 색전술로 손상된 관으로 흐르는 담즙을 흐르지 못하게 차단하여 위 부분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받도록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위 부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정도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이 사건의 경과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전신마취를 시행한 후 피고인의 집도로 4개의 소작자를 각 삽입하여 복강경에 의한 담낭절제술을 시작하였는데, 담낭 팽만이 있고, 담낭벽이 두꺼웠으며 염증으로 인해 담낭과 우측후분지 담도의 유착성 변화가 심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유착된 담낭을 주위 조직과 박리하는 시술을 시행한 뒤 담낭관과 담낭동맥을 확인하여 이를 총담관으로부터 분리하여 클립으로 묶고, 총담관으로부터 분리된 담낭을 전기소작기를 사용하여 주위 간조직으로부터 박리시켜 분리하는 과정에서 담낭 밑으로 주행하는 담관이 손상되어 담즙이 누출되는 것을 확인하여 클립으로 묶었다.
피고인은 담낭을 절제, 복강 외로 회수하여 내부에 10개 이상의 직경 약 1㎝ 가량의 검은색 유착 돌을 확인하였는데, 복강경상 조금씩 담즙 누출이 지속되어 개복수술로의 전환을 결정하였다.
피고인은 개복 후 담관을 묶은 부위에서 클립을 제거하고 담도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였는데 검사상 오른쪽 전후감관, 총간관, 총담관이 정상임을 확인하였다.
이에 담도 손상부위는 담낭 밑에서 독립적으로 총담관으로 주행하는 오른쪽 간관으로 판단하여 그 관을 추가로 클립을 이용하여 묶은 후 추가 담즙 누출이 없음을 확인하고 배액관을 위치시키고 복벽을 봉합 후 수술을 종료하였다.
피해자는 수술 후 3일째부터 배액관을 통해 매일 80 내지 100㏄의 담즙 누출이 계속되어 00병원으로 전원하였는데, 피해자는 병원에서 역행성 췌담도촬영술(ERCP)로 잔류 담도 결석을 제거하였다.
또 간문맥 색전술(PVE)로 절단된 담도에 해당하는 간의 분절을 위축시키는 치료를 받은 뒤 특이 합병증 발견되지 않아 퇴원하였다.
법원의 판단
의료사고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하지 못하였는지가 검토되어야 한다.
또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같은 업무에 종사하는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사고 당시의 의학 수준과 의료 환경,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도6083 판결).
담낭 결석에 의한 급성 담낭염의 경우 역행성 췌담도촬영술(ERCP)은 근본적 치료방법이 아니고 담낭절제술이 기본적 치료 방법이며 담낭절제술의 방법으로 표준적인 술식은 복강경 수술이다.
췌담도 계통의 해부학적 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심한 염증이 있는 담낭염을 수술한 부위라면 해부학적 구조가 분명하지 않아 수술시 담관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담낭을 간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과정에서 우후분지 담도가 손상된 것인데, 피해자의 경우 염증으로 인한 유착성 변화와 우후분지 담도가 담낭과 인접해서 주행하다가 담낭관으로 합류하는 해부학적 변이가 있었으며, 위와 같은 변이는 전체 담도 구조 변이의 2%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해부학적 변이, 염증에 의한 심한 유착이 있을 경우, 정상적인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 염증이 적은 환자에 비해 담도 손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입은 담관 손상은 수술 시행 당시 피해자의 심한 염증과 담도 구조의 해부학적 변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시술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이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일반 의사들과 달리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다거나 그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례번호: 283번
판결문 받으실 분은 댓글 또는 비밀댓글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의사의 업무상과실치상 다른 판결
피고인은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 부분 절제술 주치의로서 수술을 집도했다.
이 과정에서 식도 손상으로 인해 내시경을 통한 종양 위치 확인이 어렵게 되자 바로 종양 의심 부위를 추정해 종양 부위가 아닌 정상 점막 부분을 수술했다.
이 때문에 종양을 제거하지 못하고 종양을 더 악화시켰고, 위 종양 의심부위 조직을 떼어내 조직병리과에 조직검사를 의뢰했다면 그 조직검사 결과와 종양제거 여부를 확인하고 진료기록부에 상세히 기재해야 함에도 이를 기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였다. 판례번호: 1심 1019번
'안기자 의료판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세포암 가족력과 추적검사 안한 의사의 불성실진료 (0) | 2019.12.05 |
---|---|
치매환자에 대한 요양원·요양병원의 업무상 주의의무 (0) | 2019.12.01 |
진료기록부 허위작성하고 거짓청구하다 면허자격정지 (0) | 2019.11.30 |
허위진단서 작성한 의사 징역형 (0) | 2019.11.30 |
실손보험 가입자가 실비 청구하도록 비급여 수술후 허위 입퇴원확인서 교부 (3) | 2019.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