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에 대한 요양원·요양병원의 업무상 주의의무

치매 노인이 요양원 밖으로 나가 주변을 헤매던 중 물에 빠져 사망한 사건. 이에 대해 법원은 요양원 원장의 부주의로 인해 피해자가 요양원을 임의로 나가게 되고 이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상당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했다.

 

사건: 업무상과실치사

판결: 금고 6월, 집행유예 1년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노인의료복지시설인 ‘◇◇◇◇◇◇’을 설립ㆍ운영하여 오던 중 치매환자인 피해자 ◎◎◎(여, 81세)이 위 요양원에 입소한 이후로 위 ◎◎◎을 보호하여 왔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요양원에 입소하기 전에 수차례 집을 나갔다가 길을 잃었던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고, 한편 피해자는 요양원에 입소한 이후에도 혼자서 요양원 밖으로 나가려고 하다가 관리자들에게 두세차례 발견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위 요양원의 책임자인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요양원 밖으로 혼자서 나가지 못하도록 출입상황을 단속할 수 있는 사람을 출입구에 배치하거나 출입문에 피해자가 쉽게 열 수 없는 시정장치를 설치하거나 출입 시 경보음이 울리는 장치를 설치하는 등 피해자의 출입을 확인ㆍ단속하고 피해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하였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요양원 밖으로 나가 주변을 헤매던 중 그 무렵 물에 빠져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이 위탁받은 범위에는 피해자의 기본적인 안전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고 피고인은 피해자가 심한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고 이미 여러 차례 임의로 집을 나가 길을 잃었던 적이 있으며 요양원을 나가려고 한 적도 있다는 점에 관하여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일단 피해자를 위탁받은 이상 피해자의 기본적인 안전을 위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반영한 적어도 최소한의 필요한 조치는 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의 사무실과 요양원 출입문의 위치를 비롯한 요양원의 구조, 출입시설의 상태, 피고인을 포함한 요양원 직원들이 위치해 있던 장소나 이들이 하고 있던 활동, 피해자가 요양원을 나간 이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그와 같은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그와 같은 피고인의 부주의는 피해자가 이 사건 요양원을 임의로 나가게 되고 이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상당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된다.

양형 이유

피고인의 부주의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이 사건 범행은 기본적으로 과실범인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유족에 대하여 일정한 금원을 공탁한 점, 피고인은 형의 집행유예 이상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각 참작한다.

판례번호: 101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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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와 관련한 유사 사건

원고는 정신분열병으로 인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고 혈관성 치매, 뇌경색으로 인한 우측 편마비, 고혈압 증상이 있었는데 그 보존적 치료와 개호를 위해 피고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원고는 오전 2시 경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이상행동을 보이다가 2층 병실 베란다에서 1층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에 대해 원고측은 “피고 병원은 원고가 혈관성 치매로 인한 인식 및 행동장애, 탈출 성향이 있고, 낙상고위험군환자인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피고 요양병원의 과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의 이상증상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경과관찰을 소홀히 하고 탈출, 추락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판례번호: 73589번, 2050178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