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치매환자 폭행·협박해 기소

요양병원 원장이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를 폭행하고, 환자에게 겁을 주어 협박해 사회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 이에 대해 법원은 주먹으로 눈을 때리거나 협박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사회복지법 위반
1심: 피고인 무죄

 

공소 사실
피고인은 의료법인 이사장이자 요양병원의 병원장이다.

 

피고인은 병원 3층 병동에서 피해자인 치매환자가 병동 출입문 번호키를 누르는 것을 보고 제지하던 중 피해자가 달려들자 화가 나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보호실(안정실)로 끌고 갔다.

 

그리고 피해자를 침상에 눕히고 오른손 주먹으로 피해자의 왼쪽 눈을 때려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눈주위 및 안면부 다발성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또 피고인은 병동 식당에서 시각장애인인 피해자가 병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피해자의 동생에게 이른다는 이유로 식탁을 세게 치면서 “여기가 싫으면 나가면 되지. 왜 동생에게 병원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 하느냐”고 큰 소리로 반말을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요양병원에서 쫒아낼 것처럼 겁을 주어 협박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치매환자를 안정시키기 위해 손으로 이마를 누르고, 그 과정에서 손바닥이 환자의 눈이나 눈 주위에 압력을 가해 멍이나 부종이 발생하였을 수 있지만 주먹으로 때려 상해를 입힌 사실은 없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이 치매환자를 보호실로 데리고 들어간 후 상해가 발생하였고, 이 사건 상해가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주먹으로 때려 상해를 입혔을 가능성은 있다.

 

그런데 치매환자 당사자는 피고인이 주먹으로 눈을 가격하였다고 진술하지만 보호실로 가게 된 경위와 상해 후 수간호사가 보호실로 들어와 안정시킨 상황에 대해 기억하거나 진술하지 못하고 오히려 한참을 맞고 정신을 잃었다고 진술한다.

 

피해자는 초기단계의 알츠하이머 치매로 일상생활에서 관찰되는 최신 일화기억의 현저한 저하,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의 잊어버린 부분에 대해 부적절하게 보상하는 과정에서 세부 정보에 대해서는 작화반응 양상의 기억착오를 보일 가능성 등의 소견이 있다.

 

또 증인인 의사의 증언에 따르면 주먹으로 때렸을 경우 눈썹 밑 뼈, 코뼈, 광대뼈 등에 손상이 확인되지 않고, 표재성 손상, 박리, 찰과상 등이 발견되지 않으며, 결막 출혈은 직접적 가격뿐만 아니라 주위의 압력에 의해서도 출혈이 가능하다.

 

이상과 같은 상해 부위와 정도, 환자 진술의 신빙성, 주먹에 의한 타격 외에 기타 원인에 의한 결막 출혈과 눈 주위 멍과 부종 발생 가능성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환자를 안정시키기 위해 손으로 이마를 누르는 과정에서 눈이나 눈 주위에 압력이 가해져 상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치매환자의 진술, 각 상해진단서, 피해자 사진 등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피고인이 주먹으로 왼쪽 눈을 때렸음을 입증하기에 부족하다.

 

협박죄에 있어서 협박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해악의 고지는 구체적이어서 일응 해악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

 

간호기록지, 경과기록지 등에 따르면 피해자의 동생은 피해자와 통화한 후 병원에 불만을 여러차례 표시한 사실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폭언은 하지 않았는데 식탁을 두드리면서 저에게 여기가 싫으면 나가면 되지, 왜 동생에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말을 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의 말로 인해 피해자가 어떤 공포심을 느꼈다고 볼 증거가 없고, 반복되는 불만 표시에 대해 피고인이 언짢은 취지로 위와 같이 말한 것을 두고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라고 볼 수는 없다.

 

판례번호: 449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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