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약침 시술후 혼수상태…한의사의 과실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진단에 대해 한의사가 봉약침을 시술한 직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한 의료분쟁사건.

 

이에 대해 법원은 해당 한의사가 사전 피부검사를 하지 않았고, 아나필락시스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으며,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피고 D는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이고, 피고 E는 피고 D와 같은 건물 3층에서 가정의학과의원을 운영하는 가정의학과 의사이다.

 

환자는 허리 통증을 느껴 피고 한의원에서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진단을 받고 일반 침을 맞았다. 환자는 이틀 뒤 피고 한의원에 내원해 0.4ml 분량의 봉약침을 맞았다.

 

환자는 봉약침을 맞고 10분 뒤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을 보였고, 피고 D는 피고 E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E는 환자에게 에피네프린을 투여하고 응급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환자는 결국 회복되지 못하고 혼수상태가 지속되다가 1년여 뒤 사망하였다.

 

원고의 주장
환자는 봉약침을 맞고 발열, 두통, 호흡곤란 등의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났는데 피고 D는 22분이나 방치하다가 늦게서야 피고 E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피고 E는 D로부터 환자의 증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상태를 확인하다가 10여분 뒤에서야 자신의 의료기관에서 에피네프린을 가져와 투여했다.

 

법원의 판단
피고 D가 작성한 진료기록부에는 환자가 시술을 받은 후 머리가 뜨겁고 불편하며, 호흡이 불편하다고 증상을 호소하였고, E의 에피네프린 등의 처치를 받았음에도 의식이 떨어지고 심정지가 온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 가정의학과 의사는 한의원에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다급하게 자신의 의료기관으로 돌아왔다가 손에 주사기를 들고 한의원에 들어갔다.

 

이 사건 시술과 같이 봉약침 시술을 할 때에는 사전에 환자에게 낮은 농도와 소량의 봉약침을 이용해 사전 피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정된다.

 

피고 한의원에는 알레르기 반응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있지 않다.

 

피고 한의사는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는 것에 대비해 필요한 준비를 갖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즉시 응급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과 협진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수 있는 시술을 했고,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한 이후에야 피고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가 협진을 요청했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아나필락시스 발생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준비하거나 협진체계를 갖추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된다.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한 경우 즉각적인 에피네프린 투여가 필요한데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 한의사는 피고 가정의학과의원으로 뛰어가지 않고 걸어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또 가정의학과의원으로 들어간 이후 약 1분 50초가 경과한 후에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의료기관에서 나왔다.

 

피고 한의사는 가정의학과의원 안에서 피고 E가 다른 환자에 대한 진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던 것으로 보이고, 환자의 증상을 설명하ᅟᅧᆫ서 급박한 상황임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환자에게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발생한 시간으로부터 약 7분이 지난 뒤에야 119구급대에 연락했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 한의사는 환자에게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해 응급조치가 필요함에도 피고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협진 요청을 하면서 그 응급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아울러 119 구급대에도 곧바로 연락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판례번호: 10328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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