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소견에 대해 혈전용해제를 사용한 다음날 내경동맥 및 중대뇌동맥 완전폐색에 의한 뇌경색으로 증상이 악화되어 상급병원으로 전원했지만 편마비 등으로 뇌병변장애, 시각장애를 초래한 사건.
혈전용해술 후 추적검사를 통해 적기에 혈관중재술을 시행했어야 하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K병원에서의 진료 경위
A는 소주를 마시고 침대에 누워있던 중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입이 오른쪽으로 돌아가며 왼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호소해 119구급차를 통해 K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의료진은 즉시 신경학적 및 이학적 검사를 시행했고, 당시 환자의 의식은 명료하고 안면 및 좌측마비, 구음장애 등을 소견이 있었다.
뇌CT 검사에서는 우측 중대뇌동맥부 뇌경색 소견이 나왔다. 이에 의료진은 A의 배우자에게 혈전용해제 사용의 필요성과 부작용 등을 설명했다.
의료진은 이어 혈전용해제를 투여했고, 좌측 마비 증세가 약간 호전되는 소견을 보이자 의료진은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겼다.
의료진은 다음날 8시 경 신경학적 검사를 했는데 좌측 마비가 호전되지 않고 의식은 깊은 기면상태에 있었다.
9시 50분 경 시행한 뇌 MRI 검사에서는 우측 내경동맥 및 중대뇌동맥 완전폐색에 의한 뇌경색 소견이 나왔고, 12시 30분 경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B대학병원으로 전원 시켰다.
B대학병원은 다음날 응급 두개골절제술을 실시하고 재활치료를 시행했고, 5개월 뒤 두개골성형술을 실시했다.
A는 좌측 편마비, 좌측 편측무시 상태로 도수근력은 제로 등급에서 푸어(POOR) 등급으로 저하되어 있으며, 뇌병변장애 2등급, 시각장애 5등급이다.
원고들의 주장
"K병원 의료진으로서는 뇌경색이 발생한 A에게 혈전용해제를 사용한 다음 추가검사 등 경과관찰을 통해 막힌 혈관의 재개통 여부 등을 확인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환자가 적기에 혈관중재술을 받지 못해 현재 상태에 이르게 했다."
법원의 판단
1. 혈관이 막힌 뇌경색의 경우 가급적 빨리 혈전용해제를 시행하는 게 중요하지만 혈전용해술은 재개통률이 낮고 재개통되지 않으면 혈관중재술이 필요하다.
2. 혈관중재술은 증상 발생 4시간 30분이 경과하면 시행하기 어려우므로 보통 증상 발생 3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에게 혈전용해술을 시행한 다음 효과가 없으면 시행한다.
따라서 혈전용해술을 시행한 의료진으로서는 초기에 면밀한 관찰을 통해 의식변화 등을 확인하고, 신경학적 결손이 완연한 회복을 보이지 않는 한 추적검사를 통해 혈관중재술 필요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3. 의료진은 혈전용해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긴 뒤 다음 날 6시까지 6시간 30분 동안 2차례 간단한 의식수준을 평가했을 뿐이다.
이로 인해 의식상태, 마비증상, 구음장애 변화양상 등을 확인하거나 혈관 재개통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추적검사를 하지 않았고, 결국 혈관중재술 필요 여부를 결정할 시기를 놓치게 되었다.
4. 환자가 K병원에 이송되었을 당시 의식저하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였지만 혈전용해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이실되었을 당시 의식은 기면상태로, 묻는 말에 대답은 가능했지만 지남력은 없는 상태로 변경되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는 혈전용해술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5. 의료진이 혈전용해술을 시행한 다음 신경학적 결손 상태 변화를 확인하고 추적검사를 통해 막힌 혈관이 재개통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적기에 혈관중재술을 시행했다면 현재 상태보다 나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에게 혈전용해술을 시행한 다음 상태 변화에 대한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과실과 현재 상태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된다.
판례번호: 11301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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