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슬관절에 심한 퇴행성 관절염과 내반변형이 있어 양쪽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은 직후 뇌경색으로 사망한 사건. 과도한 출혈에 대한 수혈과 지혈조치, 뇌경색 예방 조치 여부가 쟁점이다.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패, 2심 항소 기각
사건의 개요
환자는 기저질환으로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데 양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내원했다.
병원 의료진은 검사 결과 양쪽 슬관절에 심한 퇴행성 관절염과 내반변형이 확인되자 양쪽 무릎에 무릎인공관절수술(슬관절 전치환술)을 권고했다.
이에 원고는 피고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을 받고 12시 20분경 병실로 옮겨졌는데 오후 1시 35분경 의식저하를 보이면서 호흡도 거칠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1분 뒤 의식소실을 보였고, 오후 2시 25분경 기면상태를 지속했다. 이에 의료진은 뇌CT 검사를 한 결과 출혈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고, 심전도 검사에서 심근허혈의 가능성과 우심방확대가 있었다.
또 뇌 MRI 검사 결과 뇌경색 의심 병변이 있었고, 경동맥 협착이 있었다. 의료진은 환자를 뇌경색으로 진단하고 상급병원으로 전원했다.
환자는 상급병원에 도착할 당시 생체징후가 측정되지 않았고, 매퇴부 맥박이 촉지되지 않았으며, 헤모박을 통해 나온 출혈량이 1500cc였고, 상하지 움직임이 없었고 혼수상태였으며, 동공이 확대되었다.
이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 기관삽관 등을 해 자발손환이 회복되었지만 다시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했다.
상급병원은 환자의 사망원인이 고칼륨혈증에 의한 심정지일 가능성이 높고, 저혈량성 쇼크나 뇌저동맥 폐색증후군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고칼륨혈증이란 신부전, 심한 외상, 광범위한 화상 등으로 인해 혈장 속의 칼륨 농도가 정상치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원고들의 주장
"의료진은 수술 중 지혈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수술후에는 출혈을 방지하기 위한 압박밴딩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출혈이 발생했음에도 수혈과 지혈을 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수술 과정에서 환자에게 출혈로 인한 혈전 및 색전, 뇌경색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해 혈전방지약물을 투여하거나 물리적 요법을 시행했야 함에도 처치를 소홀히 해 뇌경색을 초래했다."
"이런 과실로 인해 환자가 고칼륨혈증에 의한 심정지로 사망했으므로 피고 병원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법원의 판단
1. 수술 당시 작성한 마취기록지에는 환자의 실혈량이 800cc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수술 이후 전원조치 이전까지 출혈량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2. 슬관절 전치환술을 양측에 동시에 하는 경우 출혈량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양측을 동시에 하면 당연히 실혈량이 편측에 비해 많아진다.
3. 그러나 국내 보고에 따르면 한쪽 슬관절 치환수술 당시 출혈량은 대략 300cc로 보고되고 있어 양측 슬관절 치환 수술에서 800cc의 출혈이 발생한 것은 과도한 실혈량이라고 보기 어렵고, 의료진은 수술 중 수혈을 실시했다.
4. 환자는 수술 이후 불과 2시간이 되지 않은 시간에 의식저하를 보였고, 의료진은 뇌MRI 검사 등을 시행한 후 전원조치했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의료진이 수술 중, 수술 이후에 출혈에 대한 처치를 소홀히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뇌경색 예방조치 관련 주의의무 위반 여부
혈전의 생성과 출혈은 서로 상반되는 양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혈전형성을 억제하는 혈전방지약물을 사용할 경우 수술 부위의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적응증은 학계에서도 논란이 많다.
일반적으로 인공판막이나 심방세동 등의 특별한 질환이 없는 이상 수술 후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전제를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정맥혈전증은 뇌경색이 아니라 폐색전증을 유발하므로 환자에게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한 항혈전제 투여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항혈전제를 사용하면 지혈을 어렵게 해 출혈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일반적으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전 항혈전제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판례번호: 1심 9381번, 2심 4632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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