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빵을 먹고 질식

음식물을 삼키지 못하는 삼킴장애를 가진 환자가 빵을 먹고 질식해 숨진 사건. 이에 대해 법원은 환자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간호조무사에 대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사건: 업무상과실치사
판결: 1심 피고인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 사회봉사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사람이고, 피해자(51세)는 위 요양병원에 입원해 왔다.

 

피해자는 입원 당시부터 연하장애 및 식탐을 조절하기 어려운 인지저하 증세가 있어 흡인(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질식하게 되는 현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였다.

 

따라서 위 요양병원 종사자에게는 피해자에게 유동식이나 잘게 썬 음식을 제공하고, 피해자가 먹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봐 위험상황 발생시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피해자의 손이 닿는 곳에 단팥빵을 두고, 피해자가 이를 먹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관장을 실시해 피해자가 위 빵을 먹다 질식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기도흡인에 의한 폐렴, 무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인정사실
1. 피해자는 뇌병변 장애로 인한 병적인 식탐 증세와 연하장애가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누운 상태에서 혼자 빵을 먹도록 놔둘 경우 질식할 위험이 있었고, 피고인도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2. 병원 수간호사가 사고 당일 작성한 간호일지에는 ‘13:40 환자가 강하게 거부하며 간식 섭취 후 관장 하기로 함. 간호조무사가 단팥빵 제공함, 13:45 직원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누워서 빵 먹다 질식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3. 피고인이 검찰에서 ‘피해자에게 빵 냄새를 맡게 할 생각으로 비닐로 된 빵 포장지를 찢어 빵을 꺼낸 후 4등분으로 나눴다. 그러니 피해자가 조용해져 관장을 실시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관장을 실시하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단팥빵을 제공하였거나 적어도 피해자가 쉽게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단팥빵을 둔 것으로 판단된다.

 

4.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단팥빵을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피해자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단팥빵을 두었다면 혹은 단팥빵을 제공하더라도 피해자가 음식물을 삼킬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면 단팥빵을 먹다가 질식하는 것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러 그 결과가 중하고, 피고인이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다만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는 5일째 대변을 보지 못한 상태여서 관장을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피해자가 관장을 강하게 거부하는 바람에 피해자를 달래면서 관장을 실시하기 위해 단팥빵을 제공하였다.

 

이런 점은 그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사고 이후 피해자의 치료비 대부분을 요양병원 측에서 부담했다.

 

판례번호: 1심 436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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