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수술후 갑작스런 심정지

자궁근종 수술후 심정지가 발생해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이번 사건은 자궁근종 수술을 받은 뒤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무맥성 전기활동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을 통해 회복이 되었지만 이로 인해 파종성 혈관내 응고(DID), 용혈성 빈혈이 발생해 조직이 괴사하면서 발을 절단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약 1.5cm의 점막하 자궁근종 진단을 받고 자궁내시경하 자궁근종 제거수술을 받았는데요. 자궁근종은 자궁 평활균에서 유래되는 양성종양으로, 여성에게 발생하는 종양 중에서 가장 흔합니다.

 

의료진은 오전 9시 25분 수술을 시작해 11시 25분 경 수술을 종료하고 원고의 마취를 깨우고 기관내 삽관을 제거하려고 했는데요.

 

그런데 11시 30분 경 원고의 혈압이 60/30mmHg로 떨어지면서 청색증이 발생하는 등 무맥성 전기활동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은 에피네프린을 투여한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원고는 오후 1시 15분 경 회복실로 이동했지만 산소포화도가 82%로 감소하고, 혈압이 37/20mmHg로 떨어져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회복되지 않아 중환자실로 이실 되었습니다.

 

그 후 원고에게 파종성 혈관 내 응고(DIC) 및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이 발생했고, 신장기능 손상으로 투석을 시행했습니다.

 

파종성 혈관 내 응고란 여러 가지 선행질환에 의해 응고 촉진인자가 혈관 안으로 유입되어 광범위한 혈관 내 혈전 형성 및 출혈을 야기하는 증후군을 의미합니다.

 

이후 원고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이미 발생된 하지정맥의 색전으로 인해 조직괴사가 되어 양 하지의 뒤틀리는 감각, 우측 발가락과 발뒤꿈치 등의 피부색 변화 소견 등이 나타나 하지정맥 및 좌측 대퇴부위 색전제거술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그 후에도 구획증후군 등으로 말초부위 괴사가 발생해 우측 발 경중족골 절단 등을 받았고, 그 뒤 독립적인 기립보행이 불가능해 일상생활 수행에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위와 같은 후유증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다음은 원고의 주장과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수술 도중 원고에게 실혈양이 2200ml 정도의 과다한 출혈이 있었고, 이로 인해 원고에게 무맥성 전기활동 심정지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6시간 뒤 농축적혈구 1pint를 수혈했고, 수혈량 역시 적혈구 2pint로 640ml에 불과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양이어서 실혈에 대한 교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의료진은 수술 전 근육이완제 에스메론 20mg을 투여한 후 5분 만에 원고의 혈압이 107/61mmHg로 저하되었고, 그 후에도 계속 혈압이 낮았음에도 의료진은 에스메론 10mg을 추가 투여해 근육이완제 사용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법원의 판단
1. 대량실혈을 발생시키고 이에 대한 대처에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수술 중 실혈량은 마취기록지에 실혈량으로 기재되어 있는 200ml로 보이고, 수술 중 출혈은 불가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는 수술 전 혈액검사 결과 헤모글로빈 수치가 13.9에서 수술 후 9.9의 변화를 보여 자궁근종 수술시 발생하는 평균적인 감소수치보다 대량의 실혈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수술 도중 오전 11시 30분 이전 원고의 심박수 및 혈압은 정상범위 안에 있어서 대량 출혈이 있었다고 추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의료진이 원고에게 수술을 시행하면서 대량실혈을 발생시킨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마취상 과실 여부
원고의 체중은 42kg으로 에스메론 25.2mg이 적정 용량인데 의료진은 표준용량보다 적은 양을 투여했다. 이로 인해 수술 종료되기 전 원고의 자발 호흡 또는 원고의 움직임 때문에 에스메론의 작용시간이 끝나가는 11시 15분 경 마취를 유지하기 위해 10mg을 추가 투여한 것으로 보여 이를 두고 과다투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수술 도중 나타난 원고의 혈압하강의 정도는 대부분 건강한 환자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변동이어서 원고의 무맥성 전기활동 심정지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하면, 의료진이 수술을 시행하면서 원고에게 과다한 에스메론을 투여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사건번호: 3455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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