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농성 관절염환자 극심한 통증에 몰핀 투여후 사지마비

[의료판례]화농성 관절염, 폐렴환자가 극심한 통증 호소하자 몰핀, 할로페리돌 투여후 호흡곤란증후군 발생

이번 사건은 화농성 관절염과 폐렴 증상을 보인 환자가 병원에서 항생제 등의 치료를 받아오던 중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자 의료진이 두차례 몰핀과 할로페리돌을 투여한 뒤 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한 안타까운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과 2심 법원이 상반된 판단을 내렸습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왼쪽 발목이 붓는 증상으로 피고 병원에 내원했는데요. 원고는 피고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은 결과 폐렴이 의심되고 혈액검사상 염증반응 소견과 간기능 저하 소견이 있어 항생제 치료를 받았고, 발목 방사선 촬영 및 MRI 검사 결과 연조직염 소견이 있어 발목에 부목고정을 했습니다.

 

원고는 그 뒤 24일 동안 피고 병원 내과와 정형외과에서 폐렴과 발목 화농성 관절염에 대한 치료를 받았습니다.

 

화농성 관절염이란?
세균이나 외상과 같은 원인으로 관절 안에 염증성 변화가 생긴 것을 총괄해서 지칭하는데요. 이 중 화농성 관절염은 피부 상처를 통해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의 세균이 감염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던 중 원고는 발목 통증을 호소했고, 의료진이 페치딘, 디클로페낙을 근육주사했지만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에 의사는 12시 경 마약성 진통제 몰핀 3mg을 투여했는데 이후 원고가 오심과 구토, 불안 증세를 보이자 정신안정제인 할로페리돌 1/2앰플을 투여하도록 했습니다.

 

몰핀과 할로페리돌
몰핀은 격렬한 동통시의 진통, 진정, 진경, 마취전 투약, 마취시 보조, 무통분만 등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신경안정제인 할로페리돌은 구토 및 정신질환 증상으로 나타나는 불안 및 긴장의 완화를 위해 근육내 주사하거나 경구 투여합니다.

 

의사는 같은 날 오후 4시 간호사로 하여금 몰핀 2mg을 계속 투여하도록 했는데 그 뒤 원고는 헛소리, 떨림 증세, 불안증, 구토 및 의식 혼미 장애 증세를 보였습니다.

 

의료진은 이틀 뒤 원고의 증상이 지속되자 중환자실로 이실했는데, 원고는 갑자기 간질발작 증세를 보인 이래 간헐적으로 발작증세를 보인데 이어 산소포화도가 86%까지 떨어져 기관내 삽관후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후 원고는 성인성 호흡곤란증후군을 비롯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했고, 사지마비, 뇌 위축 및 인지기능장애 소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자 원고 측은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원고에게 위와 같은 후유증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다음은 원고의 주장입니다.

 

원고의 주장
"원고가 화농성 관절염 및 폐렴 등의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으므로 진통제인 몰핀과 신경안정제인 할로페리돌을 투여할 경우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약물을 투여했다."

 

"원고가 몰핀을 투여한 뒤 그 부작용으로 오심, 구토 등의 증세가 심하게 발생했으므로 의료진은 투여를 중단하고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할로페리돌과 몰핀을 계속 투여해 호흡곤란증후군을 비롯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1심 법원과 2심 법원이 엇갈린 판결을 선고했는데요.

 

1심 법원의 판단
원고에게 디클로페낙 및 페치딘을 투여해 오다가 최초로 몰핀 3mg을 투여하고 난 이후 그 부작용으로 오심과 구토 등의 증세가 심하게 나타났다.

 

그러므로 의료진은 몰핀 투여를 중단해 더 이상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해 원고에게 발생한 오심, 구토 등의 증세 억제를 위해 할로페리돌을 투여했다.

 

여기에다 4시간 후 다시 몰핀 2mg을 계속 투여해 추체외로증상(기저핵의 손상으로 일어나는 운동장애, EPS), 호흡곤란증후군을 비롯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사지마비, 뇌위축 및 인지기능 장애 등에 이르게 되었다.

 

2심 법원의 판단
의료진은 원고에게 몰핀이나 할로페리돌을 투여할 경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이지만 몰핀의 부작용으로 호흡억제가 올 수 있다.

 

호흡억제는 주로 호흡과 관련된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상실되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폐 기능 자체의 감소나 상실로 인해 나타나는 호흡부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원고의 경우 호흡억제가 아니라 패혈증에 의한 폐부종으로 인해 성인성 호흡곤란증후군에 의한 호흡부전이 발생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몰핀과 할로페리돌의 투여로 인해 원고에게 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에 대한 패혈증의 확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 했다고 보이며, 혈액균배양검사 결과 원인균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패혈증을 의심하고 광범위한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의료진이 원고에게 발생한 패혈증의 확진을 위한 혈액균배양 검사를 하지 않았고, 적절한 항생제를 교체해 투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유 없다.

 

사건번호: 47201번, 10618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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