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의료과실] 뇌MRA 검진 결과 뇌출혈 소견 있었지만 통보 안해 간질
의료기관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 관리를 위한 검진이나 진료를 하면서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나 질병을 의심할 수 있는 요인 등이 발견되면 상담 또는 전문 의료기관 의뢰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뇌MRA 검사 결과 측두엽에 14mm 정도의 아급성 대뇌 출혈을 확인했음에도 환자에게 뇌혈관이 정상이라는 검사 결과를 통보한 사안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직장 건강검진의 하나로 자기공명영상혈관조영술(MRA) 검사를 받았는데요. 뇌MRA는 동맥류, 혈관기형, 혈관형태 등 뇌혈관의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혈관을 영상화하는 검사입니다. 원고는 4일 뒤 ‘뇌MRA 상 보이는 뇌혈관에 의미 있는 이상소견이 없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았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두 달 뒤 집에서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반복적으로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이상행동을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의 뇌전증(간질) 증상을 보인 후 대학병원에 내원했습니다.
그 결과 대학병원은 뇌MRI 검사를 통해 우측 측두엽 부위에서 발생한 뇌출혈을 확인하고 이런 뇌출혈로 인해 뇌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뇌출혈에 대해서는 저절로 흡수되는 경과를 관찰하고, 뇌전증에 대해서는 다시 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항경련제를 투여했습니다. 원고는 현재도 항경련제를 복용중입니다.
하지만 원고는 경도의 근력저하, 조음장애, 균형능력저하와 함께 개인위생, 옷을 입고 벗을 때나 식사를 할 때 도움이 필요하고, 보행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보호자의 관찰이 필요하는 등 일상생활 동작수행에서 경도의 저하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진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다음은 원고의 주장과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입니다.
원고의 주장
"의료진은 뇌MRA 검사 결과를 제대로 검토하고 정확한 결과를 제공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잘못된 검진결과를 통보했고, 이로 인해 뇌출혈에 대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지연시킨 과실이 있다."
법원의 판단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에 대한 뇌MRA 영상판독을 통해 우측 측두엽에 14mm 정도의 아급성 대뇌 출혈을 확인했음에도 원고에게 뇌혈관이 정상이라는 결과만 통보했을 뿐 뇌출혈에 대해서는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았다.
비록 뇌MRA가 주로 뇌혈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라고 하더라도 검사 결과상 뇌출혈을 확인한 이상 의료진으로서는 원고로 하여금 정확한 진단을 위한 추가검사나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당연히 그 내용을 원고에게 통보해야 한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뇌MRA 영상판독 후 뇌출혈을 확인하고 순환기내과나 신경과 치료를 권고하도록 기혹한 점에 비춰 보면 더욱 그러하다.
원고가 뇌MRA 검사결과를 통보받은 후 40일 남짓 지나 뇌출혈로 인한 뇌전증이 발생했다.
만약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에게 뇌출혈 사실을 알려줬다면 약물 등으로 혈압조절, 뇌관류압 유지, 지혈 등의 처치와 함께 금연, 금주, 운동 등 생활 개선을 통해 지속적인 뇌출혈로 인한 뇌전증을 예방할 수 있었거나 가벼운 뇌전증이 발생해 이 사건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악화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에 대한 뇌MRA 검사 결과 원고의 뇌출혈을 확인하고도 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잘못이 있다. 그로 인해 뇌출혈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해 뇌출혈로 인한 뇌전증과 후유증이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사건번호: 506997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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