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환자 구급차 이송중 의료과실

[구급차 화상사건] 의식불명환자를 이송하던 중 화상 발생

이번 사건은 의식불명 상태의 환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면서 환자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전열기를 켰지만 이로 인해 환자가 다리에 3도 화상을 입은 사안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급성 폐렴 등으로 H병원에서 5일간 입원했다가 의식불명인 상태로 피고 병원의 구급차를 타고 파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요.

 

원고는 급성호흡부전 등으로 피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안에서 전열기로 인해 오른쪽 허벅지(7*15cm)와 종아리(5*12cm), 발목(4*6cm) 등에 3도 화상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약 20일간 피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치료를 받았고, 입원중 피고 병원 성형외과에서 상해부위 치료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퇴원한 후 화상 상해 치료를 위해 I병원에 입원해 3차례에 걸쳐 가피절제술, 가피절제술 및 인공진피식피술, 가피절제술 및 부분층자가피부이식술을 받았는데요.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화상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의 주장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의식불명 상태의 원고를 구급차로 이송하면서 원고의 신체 상태를 각별히 확인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상해를 입게 해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가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상해는 의료진이 H병원에서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등으로 생명이 위독한 원고를 이송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체온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전열기를 고온상태로 작동한 결과 발생한 것으로 급박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 발생한 가해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

 

"원고들은 상해를 입게 된 사실과 손해를 알았던 때로부터 3년이 지나서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손해배상 청구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피고 병원이 주의의무를 위반해 상해를 입게 했다는 원고의 주장과 급박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전열기를 고온상태로 작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일 뿐이라는 피고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는데요. 법원은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요?

 

법원의 판단

원고는 당시 의식불명 상태로 자신의 신체상태에 대해 제대로 호소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의료진으로서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전열기를 안전하게 사용했어야 한다.

 

또 온도를 수시로 확인해 자세를 변경하거나 담요 또는 의복을 사용해 원고의 신체상태를 살펴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위반해 원고에게 이 사건 상해가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피고는 원고의 어머니가 해당 차량에 동승해 원고의 의복상태나 구급차 내 전열기 상태 등을 살펴야 할 과실 내지 책임이 있고, 상해 발생 경위 및 당시 상황 등에 비춰 피고의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의 신체상태를 제대로 확인해 전열기 온도를 조절하거나 자세를 변경하고, 의복이나 담요 등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 사건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시 원고의 어머니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운전석 옆에 탑승하고 있어 원고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의식불명 상태였으므로 움직임이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원고나 그 보호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에 관해 보건대 진료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돼 피고 병원이 진료계약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때로부터 10년이 경과되지 않아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

 

사건번호: 502001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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