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후 대량출혈 발생해 자궁적출술

분만 후 출혈 멈추지 않아 자궁동맥색전술, 자궁적출술 했지만 사지마비

이번 사건은 분만 직후 대량출혈이 발생해 혈장대용제, 자궁수축제 등을 투여했음에도 출혈이 계속되자 자궁동맥색전술, 자궁적출술 등을 시행했지만 뇌손상이 발생해 사지부전마비를 초래한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임신 39주째 피고 병원에 내원해 12시 53분 경 2.9kg 남아를 분만했습니다. 그런데 오후 1시 56분 경 혈압 68/33mmHg, 맥박 102회/분, 패드에 500cc 가량의 혈괴가 관찰되었고, 오후 2시 산후드레싱 후에도 200cc 신선혈액 출혈이 있었습니다.

 

이에 의료진은 혈장대용제, 자궁수축제를 투여하고, 오후 2시 20분 수혈을 위한 혈액을 처방한데 이어 오후 2시 40분 자궁수축제 미소프로스톨을 질정에 삽입했습니다. 오후 2시 55분에는 적혈구 수혈을 시작했습니다.

 

의료진은 오후 3시 혈관조영실로 원고를 옮겨 양측 자궁동맥색전술을 시도했는데 우측 자궁동맥은 혈관 연축 등으로 인해 색전술을 시행하지 못해 대신 하둔근동맥 및 내장골동맥 뒷분지에 색전술을 시행했습니다.

 

 

자궁동맥색전술은 혈관에 관을 넣어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양측 자궁동맥을 막아 혈류를 차단해 출혈을 억제하는 수술입니다.

 

의료진은 색전술 후 오후 4시 48분 중환자실로 이송했는데 오후 5시 16분 경 중환자실 모니터 시스템을 적용한 직후부터 심실조기수축 및 동공 확장, 심박동 및 맥박 저하가 나타났고,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의료진은 오후 5시 17분 경 자궁적출술을 시행하기로 하고 오후 6시 30분부터 자궁적축술을 시행했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이 관찰되었고, 사지 부전마비 등이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원고 측은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뇌손상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원고들은 "환자가 오전 1시 56분 경 500cc 가량의 대량출혈이 발생했고, 자궁수축이 좋지 않은 상태로 질출혈이 멈추지 않고 계속돼 늦어도 오후 2시경에는 수혈할 혈액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어야 함에도 오후 2시 20분 경에야 혈액 준비를 지시해 수혈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원고들은 "의료진은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했지만 우측 자궁동맥의 색전에 실패해 출혈이 계속 돼 의료진으로서는 색전술 종료 직후 원고를 중환자실로 이송할 게 아니라 즉시 자궁적축술을 시행했어야 함에도 시행을 지연한 과실로 저혈량성 쇼크로 인한 뇌손상을 입게 했다"고 피고 병원에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 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는데요.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법원의 판단

일반적으로 분만 후 500~700cc의 출혈이 확인될 경우 의료진으로서는 그 즉시 수혈을 결정해 혈액을 준비하지는 않고 자궁마사지, 수액요법, 혈장대용제 투여 등의 보존적 요법을 시행하며 경과를 관찰할 후 수혈을 결정한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이 뒤늦게 혈액 준비를 지시해 원고에 대한 수혈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색전술 종료 전 시행한 혈관조영술 상 출혈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육안으로도 출혈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색전술이 종료될 무렵 원고의 혈압, 맥박 등 활력징후는 호전된 양상을 보였고, 색전술 종료후 중환자실에 도착한 오후 5시 10분 경 혈압은 110/70mmHg, 맥박은 82회/분으로 안정되어 있었고, 의식은 명료한 상태였다.

 

자궁동맥색전술 등을 시행해도 출혈로 인해 활력징후의 이상이 있는 경우 자궁적출술을 시행한다. 의료진은 오후 5시 16분 경 원고에게 심실조기수축 및 동공확장 상태가 관찰되며 심박동 및 맥박이 저하되는 등 활력징후 이상이 나타나자 자궁적출술 시행을 결정했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의료진이 원고에 대한 자궁적출술 시행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사건번호: 8401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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