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손상을 입은 환자의 뇌기능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뇌 CT를 수시로 촬영해야 하지만 이를 소홀히 해 개두술 시기를 놓쳤다고 법원이 판단한 사건.
사건: 손해배상(경과관찰 소홀)
판결: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환자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택시와 추돌해 뇌손상을 입고, 피고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피고 병원은 뇌 CT 촬영(1차 촬영)을 했는데, 당시 의식 상태는 경면 상태였고(drowsy mentality, 자꾸 수면 상태에 빠지려는 경향), 글래스고우 혼수 척도(Glasgow Coma Scale, 이하 ‘GCS'라고 한다)는 12점(=개안 1점 + 운동 6점 + 언어 5점)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뇌 CT 촬영 소견상 우측 전두부에 경막상 출혈, 전두부 두개골 골절 및 뇌두개저부 골절 등이 관찰되고, 전두부의 경막상 출혈은 8mm 정도의 두께이며, 전두동, 접형동, 사골동 내에 출혈이 관찰되었지만 수술 적응증은 되지 않았다.
피고 병원은 두시간여 후 구토 및 발작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기도 관리를 위해 기관 삽관을 하고, 지속적인 발작이 일어날 경우 뇌출혈 및 뇌부종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면진정 치료를 시행했다.
이후 피고 병원은 뇌출혈 상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당일 두 번째 뇌 CT 촬영을 했는데, 전두엽의 뇌경막상 출혈은 오히려 감소된 것으로 보였지만 기저수조에 처음보다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양이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피고 병원은 환자가 입원한 지 7일후 세 번째 뇌 CT 촬영을 했는데 이전에 비해 외상성 뇌출혈 증가가 나타나지 않고, 다만 좌측 전두부에 기뇌증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며칠 후 환자의 코에서 끈적한 피 색깔의 삼출물이 나오고, 빈맥(120~125회/분), 저산소 상태(산소포화도 90~93%)가 측정되자 이비인후과에서 뇌척수액 누출을 확인하고, 그 다음 날 이비인후과에서 협진하기로 했을 뿐 다른 특별한 추가 치료는 없었다.
피고 병원은 환자의 상태와 관련해 보호자들에게 뇌부종, 뇌지주막하 출혈 등의 예후, 치료방법 및 치료계획 등에 관한 설명을 한 바가 없다.
피고 병원은 이 기간 GCS, 활력징후, 동공 크기를 매일 측정했지만 뇌 CT 촬영을 하지 않았다.
14일째 되던 날 동공 크기가 심하게 확대되자 뇌 CT 촬영(제4차 촬영)을 했는데 심각한 뇌부종으로 뇌피질부의 고랑이 관찰되지 않고, 뇌관류가 되지 않는 등 뇌사 상태로 추정되었고, 뇌사 판정을 받아 사망했다.
[법원의 판단]
피고 병원은 반복적인 뇌 CT 촬영을 통해 환자의 뇌기능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함으로써 조기에 뇌부종이 악화된 상태를 발견하고 수술적 치료방법인 감압 개두술 등을 시행할 시기를 놓친 과실이 있다.
서맥과 동공 변화는 두개강내압의 급속한 상승으로 뇌탈출 징후를 암시하는데, 피고 병원은 이런 서맥과 동공 변화가 감지된 뒤에도 즉시 뇌 CT를 촬영하지 않았다.
더욱이 세 번째 뇌 CT 촬영 결과와 관련,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뇌 전체의 부종이 심각한 상태였다고 판단했음에도 피고 병원은 이와 같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만약 피고 병원이 입원 다음날 또는 입원 일주일 경 뇌탈출 징후를 감지하고 즉시 감압 개두술 등을 시행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명의무 위반
피고 병원은 보호자들에게 뇌부종 악화 가능성 및 이에 대한 감압 개두술 등 수술적 치료방법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
판례번호: 1심 17721(2014가합177**)
판결문 받으실 분은 댓글 또는 비밀댓글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안기자 의료판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척추협착수술 후 골시멘트 유출, 하지 마비…뒤늦게 진단한 과실 (4) | 2017.03.29 |
---|---|
환자에게 주사제 잘못 투여해 심정지 (11) | 2017.03.29 |
반신마비 환자 우울증, 불안,공황장애 자살…집중관찰 및 협진 의무 (1) | 2017.03.29 |
눈, 코, 무턱 성형수술 후 코 끝 발적…상급병원 전원후 급성 간부전 사망 (0) | 2017.03.29 |
뇌동맥류 수술후 지주막하출혈, 뇌부종, 출혈로 편마비, 보행장애 (0) | 2017.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