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동의 없이 자궁적출한 의사

환자 동의 없이 자궁적출한 의사

이번 사건은 오른쪽 난소종양이 발견되자 수술을 받기로 하고 수술중 조직검사에서 양성 섬유종으로 확인되자 의료진이 양측 난소와 난관 절제술, 자궁적출술을 한 사안입니다.

 

쟁점은 의사가 조직검사에서 악성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양쪽 난소 제거, 자궁적출술을 하기로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실행에 옮겼는지 여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복부-골반 CT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난소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원고는 피고 병원 의사로부터 양측 부속기(난소와 난관) 절제술, 전자궁적출술, 충수돌기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도중 시행한 조직검사 결과 위 난소종양은 양성 섬유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은 수술에 앞서 난소종양에 대한 조직검사를 시행해 악성으로 판명되는 경우에만 왼쪽 난소 제거 및 자궁적출술을 시행하겠다고 했다"면서 "난소종양이 양성으로 확인되었음에도 원고의 의사에 반해 왼쪽 난소를 제거하고 자궁까지 적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 병원은 "수술에 앞서 원고에게 종양의 악성 여부와 상관없이 왼쪽 난소 절제 및 자궁적출술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면서 손해배상청구가 부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가 자궁적출술에 관한 설명을 들은 사실 자체를 다투는 것이 아니며, 원고는 수술 직후 자녀 등에게 “혹이 양성으로 판정돼 난소, 나팔관, 맹장수술을 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원고는 자궁을 적출했다는 등의 언급은 없었다.

 

원고는 며칠 후 퇴원 당시 병원으로부터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자궁적출술을 받은 바 없다고 하면서 담당 의사와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험칙상 수술 전 자궁절제술이 시행될 것임을 명확히 설명 듣고도 위와 같이 행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수술에 앞서 원고와 함께 설명을 들은 원고의 자녀도 피고 의사로부터 수술에 관한 설명을 들은 당일 자매에게 "암이 아닌 거 같대, 혹만 떼면 될 것 같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악성 종양이 아닌 경우에는 해당 난소만을 제거하는 것으로 설명 들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산부인과 수술의 경우 한쪽의 난소만 제거하는지, 양쪽의 난소를 모두 제거하는지, 나아가 자궁까지 적출하는지는 환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원고와 그 가족들이 의사의 설명을 잘못 이해했다고 쉽사리 보기도 어렵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 의사가 ‘오른쪽 난소종양의 악성 여부에 관계없이 무조건 왼쪽 난소까지 절제하고 자궁을 적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의사가 수술시 자궁을 적출한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 재량을 벗어난 것이 아니어서 그 자체에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 병원은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사건번호: 6-506520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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