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례는 환자가 종아리 부위 지방흡입술을 한 직후 해당 부위에 물집이 발생해 같은 날 해당 병원을 다시 내원했음에도 단순 소독 및 드레싱 처치만 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안입니다.
사건의 쟁점은 해당 병원 의료진이 지방흡입술을 하는 과정에서 과실이 있는지, 시술 후 처치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기초 사실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의원에 내원해 종아리 부위 지방흡입술을 받고 퇴원했는데요.
그런데 그 직후 우측 종아리와 발목 및 발등 부위에 물집이 발생해 같은 날 오후 11시 경 재차 피고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당시 병원에는 시술을 담당했던 의사가 병원에 없었던 관계로 병원에 있던 의료진이 해당 부위에 단순 소독 및 드레싱 처치를 했습니다.
위와 같은 처치 후로도 수포가 악화되자 원고는 다음 날 오전 8시 31분 경 F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가 같은 날 G병원으로 이동해 입원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원고의 우측 발등 중간부터 발목과 아랫다리 중간에 이르는 약 20cm*45cm 피부가 괴사되었습니다.
이에 의료진은 해당 괴사 부위를 제거하고 해당 부위의 다리 운동 기능과 외형을 복원하기 위해 약 2년간 변연절제술, 유리피판술 및 피부이식술, 반흔교정술 등을 시행했습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위와 같은 후유증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법원의 판단
가. 시술상의 과실 및 시술 후 처치상 과실 여부
지방흡입을 과도하고 무리하게 할 경우 피부와 연부조직에 혈류를 공급하는 진피하 혈관망 등이 심하게 훼손돼 피부로의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결과 피부과 괴사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주의를 기울여 지방을 흡입하면 혈관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기에 지방흡입 후 피부과 괴사되는 경우는 드물며, 지방흡입술로 인한 피부 괴사의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시술 중에 원고의 우측 종아리는 물론 우측 발목과 그 인근인 발등 부위에까지 지방흡입을 시행하면서 해당 부위의 진피하 혈관망 등을 심하게 손상시켰다.
그 결과 해당 부위의 피부가 괴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며, 통상적인 수술 후 부종에 의한 혈관 압박 등만으로 위 부위에 피부 괴사가 일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형외과 전문과목의 수련과정을 거치더라도 지방흡입 등의 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아가 지방흡입술을 상당 기간 다수 시술한 경력이 있어 지방흡인술 관련 기술을 충분히 습득했다고 하더라고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종아리 부위의 특수성이나 피부의 혈관 공급 방식, 일반적인 처치방법 등에 대한 지식은 부족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 의사는 의학전문대학원 졸업후 별도의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피고 병원에 취직해 약 2년간 지방흡입술 등의 성형시술을 해온 경력밖에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전문의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시술을 시행했다.
피부의 혈액공급 차단으로 표피가 죽어 수포가 나타나는 경우 일반적으로 수포를 터뜨려 보아 하방의 진피에 점상 출혈이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수포가 실제로 피부 괴사로 진행되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도 있다.
그런데 피고 의료진은 원고가 시술 직후 시술 부위의 수포를 호소하면서 피고 병원에 내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원고에게 단순 소독 및 드레싱 처치만 시행하고, 원고를 바로 귀가하도록 조치했으며, 이후 위 부위의 수포가 악화되어 피부가 괴사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의료진에게는 피부 괴사의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부위 및 방식을 선택해 시술을 하면서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과도하고 무리한 지방흡입을 시행했다.
또 시술 후 피부 괴사의 전조증상이 나타났음에도 그 진행을 막기 위한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아울러 이런 과실로 인해 원고에게 피부 괴사가 발생했다고 추인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글 번호: 55876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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