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백혈병 항암제 시술 부작용

이번 사건은 급성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이식을 한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요추천자를 통한 척수강 내 항암제 투여 시술을 하면서 혈종이 발생해 마미증후군으로 인한 배뇨장애, 하지 부분마비를 초래한 사례입니다.

 

사건의 쟁점은 환자가 요추천자를 통한 척수강 내 항암제 투여 시술 이후 골반 통증, 하지 저린감 등을 호소할 당시 의료진이 적절한 검사와 처치를 했는지 여부입니다.

 

 

기초 사실

원고는 혈액검사 결과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요법을 시행해 완전관해 상태에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후 추가 검사와 치료를 위해 피고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의료진은 골수검사 결과 재발한 것으로 확인되자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및 구제항암요법을 시행했고, 그 후 완전관해 상태가 확인되었습니다.

 

원고는 2차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해 피고 병원에 입원해 제대혈을 이용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습니다.

 

그 후 백혈병의 중추 신경계 재발을 막기 위해 요추천자를 통해 척수강 내 항암제를 투입하는 시술(이 사건 시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시술을 받은 뒤 골반 통증을 호소했고, 의료진은 진통제인 모르핀을 정맥주사했습니다.

 

원고는 MRI 검사를 받을 때까지 4일간 골반 통증과 하지 저린감, 급성 혼돈, 섬망 위험, 골반 및 다리 통증, 허리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했습니다.

 

의료진은 그 때마다 모르핀과 위약 정맥주사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피고 병원이 MRI 검사를 한 결과 경막내 혈종이 제2-5요추에서 제2요추-제1천추까지 확장되었습니다.

 

그러자 의료진은 마미증후군 의증으로 진단하고 경막내 혈종제거술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원고는 마미증후군으로 인해 현재 배뇨장애, 양측 하지 부분 마비 등의 장해 상태에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마미증후군으로 인한 배뇨장애 등이 발생했다며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다음은 원고의 주장과 법원의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피고 의료진은 원고가 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을 받은 지 1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만연히 척수강내 항암제 투여 시술을 시행한 과실이 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항암제 투여 시술 과정에서 천자 위치를 잘못 잡았거나 정맥에 직접 손상을 주는 등의 과실로 출혈 및 이 사건 장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의 판단

가. 시술 방법 선택상의 과실 여부

의료진은 뇌척수강 내의 백혈병 제거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뇌척수강 내로 항암제를 주입하는 시술을 했다.

 

이 사건 시술의 필요성보다 시술로 인한 위험성 등이 더 크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의료진이 이 사건 시술을 한 게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치료방법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고 나서 40일 정도 후에 이 사건 시술을 한 것이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치료방법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혈종 발생에 대한 조기진단 및 치료를 지연한 과실 여부

이 사건 시술 후 원고에게 골반 통증, 하지 저린감, 배뇨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그 증상이 점차 심해졌는데 위 증상을 요추천자 후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

 

시술 후 원고에게 나타난 증상에다가 시술 당시 원고에게 출혈 경향이 있었던 사정까지 더해 본다면 의료진은 더욱 혈종 발생 가능성을 고려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진통제만 투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다가 4일 뒤에서야 비로소 혈종의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MRI 검사를 했다.

 

이 사건 감정의사도 이 사건 시술 다음날 원고에게 양하지 저림과 감각 이상, 배뇨장애 등이 발생했을 때 혈종 가능성을 의심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사정에 비춰 보면 의료진은 원고에게 발생한 증상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57692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