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존증환자 뇌출혈 4시간 방치한 병원

알코올의존증환자 사망사건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정신건강의학과병원에 입원해 금단증세를 보이다가 넘어진 뒤 다음 날 의식저하 증세가 발생해 상급병원으로 전원했지만 뇌출혈 등으로 사망한 사안입니다.

 

사건의 쟁점은 환자가 넘어진 뒤 환자의 두부 손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입니다.

 

알코올의존증환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기초 사실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이 사건 환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32%의 상태에서 피고 병원에 입원해 병실을 배정받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0시 50분부터 6시 30분까지 계속해서 구토와 토혈을 하고 스스로 토사물을 치우는 등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환자는 오전 7시 25분 경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 기다리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으면서 쓰러져 발작증세를 보였습니다.

 

환자는 7시 31분 경 의식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일어나지 못하고 계속 누워있다가 7시 35분 경 상체를 일으켜 벽에 기대어 앉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환자는 구토와 토혈 등의 문제로 인근 의원에서 내과 진료를 받았고, 내시경 검사 결과 출혈성 위염 및 식도염,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및 심근염 의심 등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금단 증상

장기간 많은 술을 마시다가 갑작스럽게 중단한 경우 자율신경계 항진 증상인 혈압상승, 땀 등이 나타나고 불안, 소화기계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금단 발작은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2~5%가 경험하는데 일반적으로 일회성 전신발작으로 금주 후 748시간 사이에 발생합니다.

 

알코올 금단 증상과 뇌출혈 증상은 유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의한 뇌손상 가능성이 의심될 때에는 활력징후를 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알코올의존증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주의의무

알코올의존증 환자 진료상 주의의무

의료진은 환자가 입원 직후 금단증상에 따른 갑작스런 발작으로 정신을 잃었을 경우 두부 등 위험한 부위에 외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즉 환자의 상태를 계속 주의 깊게 관찰 감독하면서 구체적인 증상에 따라 예상되는 질환으로 인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환자의 금단 증세

환자는 오후 3시 56분 경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등 금단 증세를 보였습니다.

 

그러자 피고 병원 직원들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환자를 침대에 눕히고 양 손목과 발목을 끈으로 묶어 침대에 고정시켰습니다.

 

환자의 전원

그런데 환자는 자정 무렵 의식 저하,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은 환자의 이같은 증세가 단순한 금단증상으로 판단하고 환자의 활력징후 등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병원 직원들은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다가 3시 30분 경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켰습니다.

 

환자가 상급병원에 도착할 당시 정수리 왼쪽 부분에 멍이 들어 있었으며, 의식이 없고 흉부 반응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환자는 CT 검사 결과 뇌출혈, 경막하혈종, 심한 뇌부종 소견을 보였고, 치료를 받던 중 안타깝게도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유족들의 주장

환자 유족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의 유족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이 알코올의존증 환자에 대한 관찰, 감독의무를 위반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는데요.

 

법원은 피고 병원에 진료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에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법원의 판단

가. 진료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

환자는 오전 7시 25분 경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두부 외상에 따른 뇌손상 가능성이 있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다음 날 자정 무렵 다시 의식 저하를 보였을 때 통상적인 금단 증상으로 속단한 채 의사가 오전 2시 42분 경 환자 병실로 와 환자의 활력징후를 확인할 때까지 약 2시간 40분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후로도 약 1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3시 30분 경에야 비로소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이송했다.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피고 병원은 외상성 뇌손상 발생 사실 또는 그 가능성을 신속히 감지하지 못하고, 그에 대한 조속한 진단과 응급치료 시기를 놓친 의료상 잘못이 있다.

 

나. 피고 병원의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두부 외상 후 조속히 적절한 응급처치가 있었을 경우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하거나 생명이 연장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환자가 의식 저하가 시작된 이후 약 4시간 가까이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한 점 등에 비춰 보면 의료진의 조속한 진단 및 응급치료 시기를 놓친 의료상 과실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 또한 인정된다.

글 번호: 5393번, 206040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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