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쟁점
이번 사안은 11세 환자가 허벅지 경부 골절상을 입어 병원에서 2차례 수술을 받은 뒤 상급병원에 전원해 골육종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한 사례입니다.
사건의 쟁점은 골절 진단을 한 의료기관이 골육종을 조기진단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지, 두차례 수술 과정에서 골육종을 확산시킨 과실이 있는지, 2차 수술 과정에서 좌골신경을 손상 시킨 과실이 있는지 등입니다.
이와 함께 해당 병원이 2차 수술을 하면서 수술동의서에 기재되지 않은 수술을 추가로 시행했는데요. 이 같은 행위가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쟁점입니다.
사고 경위
당시 11세였던 환자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과서를 옮기던 중 교과서 상자에 좌측 엉덩이 부분을 부딪치며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는데요. 환자는 사고 이후 다리 부분에 통증을 느껴 정형외과의원에 내원했습니다.
정형외과 의사는 환자에 대해 좌측 대퇴부(허벅지) 경부 골절로 진단하고, 상급병원인 피고 병원으로 전원 조치했습니다.
피고 병원의 1차 수술
피고 병원은 환자를 바로 입원하도록 한 뒤 X-ray, CT 검사 등을 거쳐 대퇴부 경부 급성 골절로 진단하고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통상 골절 환자라고 하더라도 CT 검사 영상 등을 볼 때 단순히 골절 여부만 확인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해당 부위에 다른 이상소견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이상소견이 있으면 의견을 제시해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인데요.
또 하나, 사고 당시 11세의 남자아이가 위에서 본 것처럼 상자에 부딪치는 정도의 낮은 외력에 의한 대퇴골 경부 골절, 특히 근위 고관절부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원인으로 환자에게 대퇴골 경부 골절이 발생한 게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피고 병원 의료진은 대퇴부 경부 급성 골절 진단만 내리고, 비관혈적정복술 및 내고정술(1차 수술)을 하고 10일 뒤 퇴원 조치했습니다.
환자는 1차 수술 이후 경과 관찰을 위해 피고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는데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약 두 달 뒤 운동을 하다가 좌측 대퇴부 및 무릎 부위에 부종과 통증을 느끼고, 피고 병원 응급실로 내원했습니다.
의료진은 x-ray, CT 검사를 시행한 결과 ‘좌측 대퇴부에 농양과 병적 골절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피고 병원의 2차 수술
환자는 의료진으로부터 혈종제거술, 체내고정용 금속제거술, 비관혈적정복술 및 내고정술(2차 수술)을 받았습니다.
2차 수술 당시 의료진은 혈종을 발견해 제거한 후 조직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런데 환자는 수술 후 지속적으로 왼쪽 발가락 감각과 운동신경 저하를 호소했습니다.
원고는 수술 13일 뒤 의료진으로부터 조직검사 결과 골육종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들고, H병원으로 전원했습니다.
골육종
뼈에 발생하는 악성 골 종양으로 약 75%가 15~25세 사이에 발병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동통이며, 종창, 압통 등이 있습니다. 골육종 치료방법은 수술적 치료와 함께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H병원의 진료 경과
H병원은 정밀검사를 거쳐 골육종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해 광범위 절제술 및 큰 보형물을 이용한 재건술을 시행했습니다.
의료진은 좌측 근위대퇴골의 재골절 부분과 같은 부위의 좌골신경이 손상되어 있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환자는 이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4년 뒤 골육종이 폐로 전이되어 폐기능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의 유족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이 검사결과에서 골육종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있었음에도 검사결과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아 골육종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원고들은 1, 2차 수술 과정에서 골육종의 경계가 파괴되고, 육종 세포가 주변 연부조직과 혈관을 통해 광범위하게 전이되도록 해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킨 과실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피고 병원이 2차 수술 과정에서 좌골신경을 손상했으며, 2차 수술 중 개방정복술 및 내고정술이 추가로 필요했는데, 환자가 마취중이었다면 보호자에게 수술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2차 수술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 병원의 항변
이에 대해 피고 병원은 검사결과 골육종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수술로 인해 육종세포가 주변부로 전이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피고 의료진은 원고 측에게 2차 수술에 관해 설명을 완료했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에 과실이 있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법원의 판결
가. 골육종 조기 진단 과정의 과실 여부
사고 당시 11세에 불과했던 환자가 그렇게 강한 외력이 아님에도 대퇴골 경부 골절이 발생했다면 정형외과 전문의로서는 환자에 대해 병적 골절을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사건 감정의사는 대부분 추락 또는 교통사고와 같이 심한 외력을 받는 경우 소아에게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므로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환자가 입은 골절을 발생시킨 외력이 낮다고 판단되면 골낭증 또는 섬유 이형성증 등의 병적 골절을 유발할 만한 기저질환이 있는지 의심해 볼 수 있었다.
이 사건 감정의는 피고 병원에서 촬영한 CT 사진 상 급성 골절 소견 이외에도 골종양을 의심할 만한 골융해성 병변과 그 주변 연부조직의 종괴 소견이 관찰된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CT 검사를 통해 골절만 판독하고 골융해성 병변을 의심할 만한 판독을 하지 않아 진단 누락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의료진은 단순히 환자가 호소하는 질병만을 살펴볼 것이 아니라 검사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 다른 이상소견이 없는지를 살펴볼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를 위반해 환자에 대해 단순 골절만을 염두에 둔 채 골육종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
나. 1, 2차 수술 시 골육종을 파종시킨 과실 여부
골육종은 주변 조직임 임파선으로 쉽게 전이되는 경향이 있다. 환자는 골육종이 폐로 전이되어 폐기능부전을 적접 원인으로 사망했다.
환자가 처음 피고 병원에 내원했을 때 골절 부위는 ‘좌측 근위 대퇴골 경부’였다. 그런데 다시 내원했을 당시 골절 부위는 ‘좌측 근위 대퇴골 전자간부’로 골절 부위가 동일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1차 수술 당시 압박나사로 고정한 부위에 강한 충격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그 부분에 새롭게 골절이 발생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별다른 의심 없이 1차 수술 당시 압박나사로 고정한 부위 주변이 또 다시 골절되었다고 판단한 후 수술을 시행했다.
환자가 전원한 H병원이 촬영한 CT 사진과 피고 병원에서 촬영한 CT 사진을 비교하면 좌측 대퇴골에 도약전이(원격전이)를 동반한 골육종이 악화된 상태였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이 골육종이 발생했는지 모르고 시행했던 1, 2차 수술 과정에서 암세포가 주의 조직으로 파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의료진은 골육종을 조기에 진단해 수술을 하기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해 골육종의 미세 전이를 막고 종괴를 축소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금속정을 이용해 1, 2차 수술을 시행해 다리 부분에 있던 육종 세포가 주변 연부조직과 혈관을 통해 광범위하게 전이되게 해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킨 과실이 인정된다.
다. 2차 수술 당시 좌골신경을 손상한 과실 여부
환자는 2차 수술 이전까지는 좌측 무릎 위 부분의 통증만 호소했다. 그런데 2차 수술 이후부터 좌측 발목과 발가락의 감각 및 움직임 이상을 호소했다.
이 사건 감정의사는 환자가 2차 수술 이후 호소한 증상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2차 수술 당시 사용했던 와이어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은 2차 수술 당시 환자의 좌골신경이 둘러싸이도록 와이어를 삽입한 과실이 인정된다.
라. 설명의무 위반 여부
2차 수술 승낙서에 기재된 수술명은 절개배농술 및 시멘트비드삽입술이다.
그런데 2차 수술동의서에 기재된 수술명에는 개방정복술, 내고정술 및 금속제거술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의료진이 환자 또는 환자의 법정대리인인 원고들에게 2차 수술에 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글 번호: 2196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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