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 수술 지연해 패혈성 쇼크, 복막염

장폐색 수술 지연 의료과실사건

피해자, 장폐색으로 입원

피해자는 5월 경 우측 난소의 거대낭종 절제술을 받은 후 11월 21일 오후 7시 경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 응급실을 경유해 내과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CT 검사를 토대로 창자 막힘(장폐색)을 확인하고 외과로 전과했고, 23일 오전 9시 외과의사인 피고인을 담당 주치의로 배정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진찰, 치료 등의 업무를 행하게 되었다.

 

장폐색 사건의 개요

CT검사 상 소견

당시 촬영된 복부골반CT 검사 결과에 따르면 장폐색이 관찰되어 장관의 교액성 변화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장간막의 부종이 있고, 장의 조영 증강이 떨어져 있어 허혈성 변화가 있는 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교액성 장폐색으로 진행하는 경우 수술이 필요한데 닫힌 창자 막힘의 경우 교액성 장폐색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진행경과도 빠르므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장폐색수술 지연으로 복막염이 발생한 경위

환자의 상태 변화

피해자는 입원 다음 날인 22일 새벽부터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고, 30일까지 항생제를 투여했음에도 염증이 지속되는 CRP 수치 등을 보이고 있었다.

 

25일 오후 4시 35분 경, 26일 오후 4시와 오후 7시 7분 경 혈변을 보는 등 수술을 고려해야 할 요인들을 여럿 보이고 있었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슬기롭게 대응하는 방법

검사의 공소사실 요지

이런 요인 때문에 일부 장관은 교액성 장폐색으로 인해 이미 괴사로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어 즉시 장관절제술을 하는 등 수술적 치료로 나아가 괴사의 범위 및 그에 따른 피해가 발생, 확대되지 않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피해자가 혈변을 보거나 염증수치 증가 소견을 보였음에도 추가 CT를 찍는 등의 조치도 전혀 취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난소 낭종 제거라는 복강내 수술 과거력이 있고, 단지 외과 전원 이전에도 복통과 미열, 빈맥, 높은 염증수치를 보인 적이 있다는 사실, 혈변만이 지속되지는 않은 사실 등을 들어 교액성 장폐색으로 인한 소장 괴사일 가능성이 없다고 과신했다.

 

업무상과실치상죄 기소

이에 따라 30일 오후 10시 유착박리술 및 소장 부분절제술 수술을 할 때까지 항생제 투여와 치질약 처방 등 보존적 치료만 한 채 장관절제술을 시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의 소장 80cm 정도가 괴사되고, 그에 따른 천공으로 복강 내부가 오염되도록 한 끝에 소장 천공, 이로 인해 장 내장물이 복강 안으로 흘러나와 패혈증, 패혈증에 의한 급성 신손상, 복막염을 입게 했다.

 

업무상과실치상 기소

그러자 검사는 피고인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재판에 넘겼다.

 

법원의 판결 요약

법원의 판단

피해자에 대한 간호기록에 따르면 피해자는 내과에 입원한 직후인 22일 오전 2시 30분경부터 NRS 9점의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또 의료진에게 ‘진통제 주사를 맞아도 소용없다.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다. 복부 통증 어제와 똑같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료기록 감정 의사는 이미 22일 새벽부터 폐색된 장의 교액성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록 피해자가 위와 같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것은 피고인이 주치의가 되기 전의 상황이지만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치의로서 내과에서의 진료기록도 모두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위와 같은 증상을 면밀히 살피지 않아 피해자의 장폐색에 교액성 변화가 있는지에 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외과로 전과된 이후로도 복부 통증, 혈변, 37.5도 전후의 미열, CRP 수치 상승 등의 증상이 있었다.

 

피해자의 혈변 증상에 대해 진료기록 감정의사는 ‘피해자의 그간 경과를 보고 다시 판단해 본다면 폐색된 장의 괴사가 이미 진행되어 괴사된 장에서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피해자가 보인 이런 증상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은 교액성 장폐색으로 진행되었는지 여부를 확실히 하기 위해 CT 촬영을 하는 등 추가적인 검사를 하거나 즉시 수술을 실시하는 것이 적절한 조치였다고 보이지만 피고인은 시행하지 않았다.

 

환자를 위한 의사의 설명의무

양형의 이유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피해자에게 필요한 수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고,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당히 중한 상해가 발생했으며, 피해자는 수술 이후에도 신체기능의 상당한 약화를 호소하고 있다. 피고인을 금고 6개월, 2년 형 집행 유예를 선고한다.

글 번호: 1449번

 

판결문 신청방법 안내

2021.08.20 - [안기자 의료판례] - 패혈증 발생 1시간 안에 항생제 안 쓴 과실

패혈증 발생 1시간 안에 항생제 안 쓴 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