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을 췌장염으로 오진

만성췌장염 진단 경과

환자는 H병원에서 당뇨병 및 어깨 부위 등의 타박상을 치료받던 중 체중 감소 증상과 함께 복부CT 검사에서 췌관확장(pancreatic duct dilatation)이 나타났다.

또 혈액검사에서 암배아항원인 CA 19-9 수치가 132로 상승하는 소견을 보이자 피고 병원으로 전원했다.

환자는 피고 병원에 입원해 혈액검사, CT 검사, 내시경초음파검사, 역행적췌담도 내시경검사(ERCP) 등을 받았다.

의료진은 H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의뢰서와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췌장암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만성췌장염(chronic pancreatitis) 및 췌장의 기타선천이상(pancreatic divisum)이라고 진단했다.

환자는 5개월 뒤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입원했고, 의료진은 검사를 거쳐 췌장암 진단을 내렸다.

이에 피고 병원에서 퇴원하고 다른 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

췌장암은 췌장에 생겨난 암세포 덩어리다. 이런 덩이를 종괴하고 한다. 췌장암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90% 이상은 췌관의 외분비 세포에서 발생한다.

췌장암의 증상은 복통, 체중 감소, 황달 등이 40~70% 발견된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혈청 종양지표자검사, 초음파검사, CT, 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등이 있다.

췌장(이자)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하며, 급성과 만성으로 나눠진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의 구조나 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것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만성 췌장염은 췌장의 구조와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된다.

췌장염은 배와 등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며 미열과 구역감, 구토, 혈압 상승을 동반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쇼크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H병원으로부터 췌장 부분에 대한 이상소견이 있어 진료의뢰를 받고 추가 검사를 시행했음에도 췌장암을 진단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이런 피고 병원의 과실로 치료시기를 놓쳐 결국 환자가 사망해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췌장암을 진단하기 위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위반해 환자가 조기에 췌장암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했는지 여부.

H병원은 복부 CT 검사와 혈액검사에서 췌관확장 및 종양지표로 볼 수 있는 암배아항원 수치가 높게 나와 췌장 부분의 병변을 의심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피고 병원은 환자에 대해 혈액검사와 CT 검사 외에 내시경초음파검사를 시행해 만성췌장염이라는 진단을 했다.

그러나 H병원에서 시행한 CT 검사에서 췌관 확장이 있고, 췌관의 미부가 위축되어 있으며, 췌장 경부에 음영이 불규칙한 부분이 있어 악성종양(선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피고 병원에서 시행한 역행적췌담도 내시경검사를 보면 췌장 두부의 췌관은 정상적으로 관찰되지만 CT 영상에서 종양으로 의심되는 부위에서 췌관의 폐쇄가 있으며, 미부 췌관은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피고 병원이 진단한 췌장기형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췌관 경부가 완전 폐쇄되어 있어 췌장암 가능성이 70~80%로 매우 크다.

이런 제반사정에 비춰 보면 환자의 병력과 체중감소 등 신체상태와 H병원의 검사 결과, 피고 병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신중히 판단해 췌장암을 의심했어야 한다.

또한 환자나 가족에게 좀 더 확실한 확인을 위해 PET 검사나 MRI 검사 필요성을 설명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달리 의료진이 환자에게 췌장암의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하면서 추가로 PET 검사를 권유하고 퇴원하게 한 사정만으로는 의료진이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이런 과실은 결국 환자가 조기에 췌장암에 대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했고, 이는 췌장암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거나 적절한 수술시기를 놓쳐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의료진의 진단상 과실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글 번호: 23322번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