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 발생한 급성 후두염 크룹환자 응급조치 지연 과실

크룹,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입원

소아 환자는 그르렁거리는 기침과 발열 증상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내원해 크룹(infectious croup), 상세불명의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진단 받고 입원했다.

 

크룹(급성 폐쇄성 후두염)이란?

크룹은 후두를 포함한 기관지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 많다.

 

후두개염 역시 후두의 염증 일환이지만 특징적인 임상 증상과 호흡곤란이 심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크룹의 전형적인 증상은 개 짖는 기침소리, 쉰 목소리 등이다.

 

기침 증상, 기침할 때 호흡음

피고 병원의 간호기록지를 보면 환자는 입원 당일 오후 23시 자고 있었고, 환자 보호자는 간호사에게 ‘기침 증상이 있고, 기침할 때 호흡음이 들린다’고 말했다.

 

환자 보호자는 다음 날 오전 5시 35분 간호사를 호출해 ‘아이가 자다가 소변이 샜으니 옷을 갈아입혀 달라’고 했는데 당시 환자는 울고 있었다.

 

새벽 청색증 발생해 상급병원 전원

그런데 그 무렵부터 울음이 계속되며 청색증이 관찰되기 시작했고, 오전 5시 55분 119에 연락해 상급병원으로 전원했다.

 

환자는 오전 6시 56분 상급병원에 도착했고, 의료진이 CPR을 시행했지만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의관은 환자가 후두 감염과 관련된 상기도 폐쇄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소아환자의 보호자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이 환자를 크룹으로 진단했음에도 호흡상태를 면밀히 관찰하지 않았고, 응급처치 준비 및 대처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원고들은 환자에게 호흡곤란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의료진이 기도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앰부배깅과 기관삽관을 지연한 과실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 병원의 주장

이에 대해 피고 병원은 환자에 대한 진단을 잘못하거나 처치를 지연한 잘못이 없고, 응급상황이 발생하자 환자의 기도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해 사망에 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의 판단

가. 크룹에 대한 진단과 치료, 대처 소홀 과실 여부

의료진은 환자가 입원한 후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는 등 치료를 했고, 이런 방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크룹으로 진단한 다음 그에 필요한 치료를 다하지 않았다거나 호흡곤란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기관삽관 등의 필요한 사전준비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호흡곤란에 대한 대처 지연 과실 여부

환자가 피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도중 호흡곤란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했다면 그 즉시 기도를 확보하고 산소를 공급해 보다 신속하게 초기 응급처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CCTV 영상에 따르면 피고 병원 간호사들이 응급처치를 위해 의료장비를 들고 환자의 병실에 들어간 시간은 오전 5시 33분이다.

 

그런데 환자는 오전 5시 42분 산소포화도가 측정되지 않았고, 5시 43분 결국 심정지를 의미하는 ‘code blue’가 방송되었다. 이후 의료진은 5시 45분경에서야 앰부배깅을 시작했는데 5시 50분 경에도 자발호흡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취과 전문의가 도착한 이후 오전 6시 10분경에서야 기관삽관이 이루어졌다.

 

위와 같이 환자에게 호흡곤란 증상과 함께 청색증이 나타난 즉시 산소를 투여하고 앰부배깅을 시행할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최초로 호흡곤란 증상을 확인한 때로부터 약 12분이 경과한 이후에야 앰부배깅을 시작했다.

 

또 앰부배깅 이후 자발호흡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앰부배깅을 시작한 때로부터 약 25분이 경과한 이후에야 기관삽관을 시행했다.

 

결국 환자는 호흡곤란 이후 기도확보를 위한 응급처치가 지연되고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환자를 크룹으로 진단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입원시켜 경과관찰을 시행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환자에게 호흡곤란이 발생한 이후 앰부배깅과 기관삽관 등 산소공급을 위한 조치를 지연했고, 이런 과실로 인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2심 법원의 판단

크룹은 일반적으로 급성후두기관지염으로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고, 예후가 좋지만 기관지나 세기관지로 염증이 확산될수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

 

소아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서 있거나 침대에 앉아 있으려고 하는 등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저산소증으로 인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피고 의료진은 소아환자에게 호흡곤란이 발생한 이후 앰부배깅과 기관삽관 등의 응급조치를 지연하거나 적절하지 않게 시행했고, 이로 인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516204번, 2067337번

 

2022.02.06 - [안기자 의료판례] - 호흡곤란 폐렴환자 기관내삽관 지연한 과실

호흡곤란 폐렴환자 기관내삽관 지연한 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