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소견 있었지만 피고 1병원 퇴원 조치
원고는 갑자기 손발이 떨리고, 눈이 위로 뒤집히며, 오른 쪽 얼굴이 돌아가면서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났고, 이후 손이 안으로 굽혀지면서 경직되는 발작 증상이 나타났다.
원고 가족들은 피고 1병원 응급실로 후송했고, 의료진은 뇌CT 촬영을 거쳐 원고의 증상을 파킨슨병 치료 과정에서 의약품 처방량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발작으로 진단하고 같은 날 원고를 퇴원 조치했다.
피고 1병원, 병실 없다며 피고 2병원으로 전원
원고는 4일 뒤 다시 피고 1병원에 내원했는데 의료진은 입원 가능한 잔여 병실이 없다며 경추와 어깨 부위 엑스레이 촬영만 하고 원고를 피고 2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
피고 2병원 입원 4일 뒤 뇌경색 진단해 후유증 발생
원고는 피고 2병원에 입원했는데 의료진은 입원 4일 뒤 뇌MRI 촬영 결과 우측 중대뇌동맥 부위에서 급성 내지 아급성 뇌경색 소견이 발견되었다.
원고는 현재 언어장애, 연하장애, 인지장애, 좌측 편마비 등의 뇌경색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원고는 피고 1병원 의료진이 원고의 뇌경색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탓에 뇌경색을 악화시킨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원고는 피고 2병원이 원고가 입원한 지 4일 후 뒤늦게 뇌경색을 진단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파킨슨병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발생하는 신경계 만성 퇴행성 질환이다.
현재까지 파킨슨병의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파킨슨병이 발생하면 떨림, 몸이 뻣뻣해지는 경직, 움직이기가 어려워지는 서동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경색(Cerebral Infarction)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조직에 산소 및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뇌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는 허혈성 뇌졸중이다. 뇌혈관이 터져서 뇌를 압박하거나 뇌조직을 손상시키는 출혈성 뇌졸중과 구별된다.
뇌경색 증상으로는 편측마비, 안면마비, 감각이상, 구음장애 등이 있으며, 이런 증상은 대개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법원의 판단
가. 피고 1병원의 과실 인정 여부
원고가 피고 1병원 내원 당시 손발이 떨리고, 눈이 위로 뒤집히며, 오른쪽 얼굴이 돌아가고, 말이 어눌하는 등 신경학적 이상증상과 함께 상지 근력의 저하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므로 뇌경색 발병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뇌경색은 발병 후 3~6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이후 치료하더라도 뇌조직의 허혈로 인해 발생한 신경손상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피고 1병원 의료진으로서는 원고의 증상이 파킨슨병의 후유증인지, 뇌경색 발병에 따른 증상인지 감별하는 것이 필요했다.
피고 1병원 의료진은 원고에 대해 일반 뇌CT 촬영만 실시한 후 별다른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자 만연히 파킨슨 치료 과정에서의 의약품 처방량 변화에 따른 일시적 발작으로 진단하고 퇴원 조치했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피고 1병원 의료진은 원고의 뇌경색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고, 경과관찰을 소홀히 해 뇌경색이 악화되도록 한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 2병원 의료진의 진단상 과실 여부
원고는 피고 2병원에 입원한 날에도 좌측 상지 근력 저하(grade 1) 증상을 보였다.
그러므로 의료진으로서는 뇌경색의 진단을 위해 확산강조 MRI 촬영 등의 추적검사를 실시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원고의 증상을 경추질환으로 판단해 보존적 치료만 시행하다가 4일 뒤에야 뇌 MRI 촬영을 시행해 뇌경색 발병 사실을 확인했다.
피고 2병원 의료진은 원고가 입원한 직후부터 뇌경색 환자에 준하는 처치를 시행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원고가 입원한 지 4일 뒤 뇌경색을 진단했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그 자체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피고 2병원 의료진 역시 원고의 뇌경색 진단을 위한 검사를 지연함으로써 원고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 1, 2병원 의료진의 진단상 과실과 원고의 언어장애, 연하장애, 인지장애, 좌측 편마비 등의 뇌경색 후유증 발생 사이의 상당 인과관계는 넉넉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다. 피고 1, 2병원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피고 1, 2병원 의료진으로서는 원고에게 뇌경색의 발생 여부 및 정도 등을 밝히기 위한 조치나 검사를 받을 것을 설명하거나 권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 해 원고의 조기치료 기회를 상실시킨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515085번
2022.02.13 - [안기자 의료판례] - 혈관협착, 동맥경화 치료 안하고 척추수술한 뒤 뇌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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