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정맥관 삽입술 의료과실

중심정맥관 삽입술 주의의무

중심정맥은 심장으로 들어가는 쇄골하 정맥, 경정맥, 대퇴정맥 등 큰 정맥을 의미한다. 중심정맥관은 이런 굵은 중심 정맥에 삽입하는 관의 일종이다. 한번 정맥관이 삽입되면 매번 치료할 때마다 정맥주사를 위해 별도의 혈관 확보를 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중심정맥관 삽입 시술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혈관을 천자해 출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의사는 흉부 X-ray 검사 등을 통해 혈관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간질성 폐렴으로 피고 병원 입원

환자는 과민성 폐렴, 간질성 폐렴, 폐부종, 폐출혈, 기관지폐포세포암 또는 림프종이 의심되자 피고 병원으로 전원되었다.

 

환자는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간질성 폐렴으로 진단받고 7월 11일 피고 병원에 입원했다.

 

환자는 7월 12일 발열, 설사, 오심, 식사 후 구토 증상을 보였고, 의료진은 수액 처치, 약물 투약, 심전도 및 산소포화도 모니터링을 했다.

 

대사성 산증, 혈액응고장애, 혈소판 감소증 소견

피고 병원 의료진은 14일 환자에 대해 ABGA(동맥혈가스검사)와 혈액응고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심한 대사성 산증 소견이 확인되었고, 혈액응고장애 이외에 혈소판 감소증 소견을 보였다.

 

환자는 14일 오전 3시 경부터 숨이 차고 답답함을 호소하기 시작하더니 오전 9시 경 호흡곤란이 지속되고 빈호흡 양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오전 9시 32분 기관삽관과 흡인을 시행하고, 산소를 최대로 공급한 뒤 중환자실로 전실했으며, 급성신부전증에 대해 대퇴정맥에 혈관로를 확보해 신대체요법(CRRT, 혈액투석)을 시행했다.

 

중심정맥관 삽입술 실패

이어 우측 쇄골하 부위에 중심정맥관 삽입술을 시행했지만 실패했고, 30분간 압박하고 모래주머니를 대주었다.

 

의료진은 오후 2시 17분 신선동결혈장(FFP) 4팩, 농축적혈구(PRC) 2팩을 수혈했지만 환자는 혈압이 60/40mmHg로 떨어지더니 오후 3시 45분에는 청진상 혈압이 촉지되지 않고 대퇴동맥에서 약하게 감지되었다.

 

중심정맥관 삽입술 후 혈흉 관찰

의료진은 오후 4시 다시 중심정맥관 삽입술을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오후 4시 30분 다시 좌측 쇄골하 부위에 중심정맥관 삽입술을 시도해 삽입에 성공했다.

 

그런데 오후 4시 42분 경 흉부 X-ray 검사 결과 우측 흉곽에 혈흉이 관찰되었다.

 

 

출혈 부위 수술 시도 중 심정지

의료진은 신선동결혈장, 농축적혈구를 계속 수혈했지만 환자는 혈압이 계속 떨어지더니 오후 8시 20분에는 30mmHg를 기록했고, 심박동수도 70회/분으로 나오자 의료진은 에피네프린을 투약했다.

 

의료진은 오후 9시 25분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수술을 위해 마취를 시작했는데 그 무렵 심정지가 발생했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의 유족들은 피고 병원이 중심정맥관 삽입 시술을 하면서 혈흉을 초래했고, 시술 실패 이후 혈관 손상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흉부 X-ray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지 않아 출혈을 발견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중심정맥관 삽입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해 과도하게 삽입해 혈흉을 초래했는지, 시술 실패 이후 혈관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다.

 

법원의 판단

가. 중심정맥관 시술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

(1) 중심정맥관 삽입 시술 부위와 혈흉 발생 부위가 시간적, 장소적으로 매우 근접하고, 환자에게 발생한 혈흉은 중심정맥관 삽입술의 일반적인 합병증이다.

 

(2) 피고 병원 의사가 작성한 진료경위서에 따르면 혈흉이 발생한 것은 중심정맥관 삽입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밝혀 피고 스스로도 중심정맥관 삽입시술로 인해 출혈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3) 이런 점을 종합하면 환자에게 발생한 출혈은 의료진이 중심정맥관을 과도하게 삽입하는 등의 과실로 환자의 혈관을 천자해 초래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시술 실패 이후 혈관 손상을 확인하지 않은 과실 여부

(1) 중심정맥관 삽입술에 실패한 경우 혈관 천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예견가능하고, 특히 혈압의 저하는 중심정맥관 삽입과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의료진으로서는 중심정맥관 삽입 실패 이후 수혈을 했음에도 환자의 혈압이 60/40mmHg로 감소했던 오후 3시 20분 내지 청진상 혈압이 촉지되지 않았던 오후 3시 45분에는 혈관 손상으로 인한 출혈을 의심하고 흉부영상으로 이를 확인했어야 한다.

 

(3) 그럼에도 마지막 중심정맥관 삽입술 시도 후 오후 4시 42분에서야 흉부 X-ray 검사 결과에 따라 혈흉을 발견했다.

 

(4)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는 중심정맥관 삽입 실패 이후 혈관 손상을 확인하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인과관계

환자는 중심정맥관 삽입 이전 혈액응고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출혈이 발생할 경우 지혈이 어렵고, 제대로 지혈하지 않으면 다량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었다.

 

따라서 피고 병원 의료진이 시술 과정에서 혈관을 손상시키지 않았거나 손상 즉시 확인해 조치를 했다면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의료진의 각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역시 인정된다. 글 번호: 2003797번

 

 

2018.11.13 - [안기자 의료판례] - 횡경막탈장을 변비로 오진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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