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람음성균 감염으로 패혈증 발생 사건

그람음성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

혈액 속에 세균이 침투해 전신에 펴져 여러 장기에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백혈구 증가 또는 감소, 발열 혹은 저체온, 빈호흡, 빈맥 4가지 징후 중 두가 지상 나타날 때 패혈증으로 진단한다.

 

특히 그람음성 장관성 패혈증의 경우 40~60%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어서 빠른 시일 안에 패혈증을 진단해 항생제 치료, 감염 부위 제거, 손상된 장기 보존적 치료 등을 해야 한다.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환자에게 발열과 백혈구 수치 증가, 그람음성균 검출 등으로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추가 검사를 실시하거나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해 적절한 치료를 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직장암 진단 아래 수술 시행

환자는 직장암 진단을 받고 피고 병원에 입원해 5월 23일 직장 전방절제술을 시행한 뒤 5월 29일 퇴원했다.

 

환자는 9월 13일 장천공을 동반한 장폐색으로 소장절제술 및 장루조성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그 뒤 장폐색에 대한 소장절제술을 받았고, 항문에서 대변 찌꺼기 누출이 확인되자 피고 병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결찰복구술을 시행했다.

 

수신증, 혈뇨 소견으로 치료

환자는 다음 해 4월 26일 혈뇨를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입원해 소변검사를 했는데 3+의 잠혈(소변, 대변 등의 검체에서 적은 양의 혈액이 섞여서 나오는 것)과 종양의 침범에 의한 좌측 신장의 수신증, 우측 신장 결석 등 혈뇨를 유발할 수 있는 소견이 확인돼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8월 1일 직장 절단면 출혈 소견이 확인되어 소장절제술 및 문합술을 실시했고, 8월 2일 대장내시경을 통해 문합 부위 출혈 부분을 결찰한 뒤 8월 26일 퇴원 조치했다.

 

흡인성 폐렴, 방광 혈종 확인

환자는 9월 2일 전신허약감을 호소하며 다시 피고 병원을 내원했고, 흡인성 폐렴 의증, 패혈증 진단 아래 인공기도 삽입 후 중환자실로 이송했다.

 

방광에서 진균 감염 확인

의료진은 10월 13일 방광경 검사를 시행해 방광 안에서 검고 노란 진균에 감염된 덩어리가 관찰되었고, 이를 세척하려고 했지만 혈종 때문에 제거가 어려웠다. 또 혈종의 명확한 출혈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 뒤 환자는 패혈증 및 범발성 혈액응고장애 소견을 보이다가 심부전, 저혈량 쇼크, 출혈성 방광염으로 사망했다.

 

원고들의 손해배상소송 청구

그러자 환자의 유족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이 그람음성균(GNB) 전신감염을 방치했으며, GNB 감염에 의한 초기 패혈증 증상이 있다는 설명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

가. 그람음성균(GNB) 전신감염을 방치해 패혈성 쇼크를 초래한 과실 여부

(1) 환자는 8월 26일 일시적으로 38.6도의 발열이 있고, 당일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수치가 21.21(정상범위 4~10), 호중구 비율이 89.2%(정상범위 50~70%)로 증가한 것 외에는 이상소견이 없었다.

 

(2) 의료진은 발열 등이 감염에 의한 것을 의심해 세균배양검사를 하고 항생제 세폭시틴나트륨을 1회 투여했다, 그 뒤 발열 증상이 모두 소실된 것을 확인하고 8월 26일 퇴원 조치했다.

 

(3) 의료진은 26일 실시한 세균배양검사 결과를 28일 확인한 결과 2쌍의 정맥혈 중 1쌍에서만 그람음성균(GNB)이 검출되었다.

 

(4) 발열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일시적으로 열이 내렸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경과관찰이 필요하다. 따라서 당시 신체상의 염증을 의심해 퇴원을 보류하고 추가검사나 적절한 항생제 투여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5) 정맥혈 세균배양검사 결과 2쌍의 정맥혈중 1쌍에서만 그람음성균이 검출되었다고 하더라도 환자에게 발열이나 백혈구 수치 증가 등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다른 임상적 증상도 있었다.

 

(6) 환자가 균에 감염되면 패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의료진은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했어야 하고, 환자를 다시 입원시키거나 가정간호를 하면서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7) 이런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의료진은 환자에게 발열과 함께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 등이 증가하는 소견을 보였고, 그람음성균이 검출됨에 따라 감염을 의심해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적절한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함에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피고 병원 의료진은 환자가 9월 2일 전신허약감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다시 입원할 때까지 환자에게 그람음성균 감염에 의한 초기 패혈증 증상이 있다거나 전신패혈증 확산 가능성 및 폐렴과 방염염 등 추가 감염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피고 병원은 설명의무를 위반해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을 기회를 상실시켰거나 전신패혈증이나 추가 감염증 발생에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한 잘못이 있다. 글 번호: 2042170번

 

 

2022.04.19 - [안기자 의료판례] - 심내막염, 폐동맥판막 치환술 의료과실

심내막염, 폐동맥판막 치환술 의료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