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혈전제 복용환자 수술 과정 과실

의사의 수술후 환자 관리상 주의의무

가. 이상증상 원인 규명을 위한 검사 의무

의사는 수술을 한 환자가 출혈 징후나 통증, 어지러움증 등을 호소할 경우 CT 촬영 등 모든 검사를 시행해 원인을 규명할 의무가 있다.

 

나. 전원 의무

만약 해당 의료기관이 환자의 병증을 규명할 수 있는 의료장비 등이 구비되지 않았거나 치료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 다각도로 검사하거나 치료를 받도록 할 의무가 있다.

 

 

초중기 맹장염환자 수술 시행

피고인은 E병원 외과 전문의인데 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해 충수돌기염(맹장염) 초중기로 진단하고, 9월 21일 충수돌기 절제술을 시행했다.

 

당시 환자는 약 4전 전부터 항혈소판제(항혈전제) 프레탈정을 복용하고 있었다.

 

항혈소판제 복용 환자 수술상 주의사항

항혈소판제는 혈액 중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해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재발 방지, 관상동맥 질환 시술 후 혈전 생성 억제 등을 위해 사용된다. 지혈을 더디게 할 수 있어 수술이나 치과 시술을 할 때에는 미리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피고인은 환자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어서 통상 최소 5일간 복용을 금지해 출혈을 예방해야 하고, 설령 긴급히 수술할 때에는 세심한 지혈 등 출혈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또한 복강 내 출혈 및 근육 출혈 등 혈액 응고장애와 혈전증 등으로 혈관 폐색 등과 이에 따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수술 후 환자 심각한 통증, 어지럼증 호소

하지만 피고인은 이런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만연히 수술을 종료했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를 경과 관찰하는 간호사로부터 수술한지 3일이 경과한 24일까지도 핏빛 배액 배출(출혈 징후)이 있었고, 오한과 열감을 호소하며 체온이 상승했다는 증상을 들었다.

 

또 환자는 26일부터 복부와 옆구리 쪽이 찌르는 듯한 통증과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이에 통증이 줄어들지 않아 27일부터 마약성 진통제까지 처방할 정도였으며, 그 이후도로 피해자의 증세가 점점 악화되는 양상을 보여 통상의 충수돌기염 수술환자의 사례와 달랐다.

 

 

뒤늦게 MRI 검사 시행

통상 이런 경우 CT를 촬영하거나 혈액검사 등을 실시해 복부 내부의 감염 등 합병증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환자의 배뇨 곤란이라는 증상에 초점을 맞춰 복부 엑스레이 검사만 실시하고, 30일 경이 되어서야 MRI 검사를 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환자의 병명을 진단하지 못하고도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 다각도로 검사해 병증을 밝혀낼 수 있도록 하지 않고 만연히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개별적인 치료만 했다.

 

피고인은 30일 오후 2시 30분 환자가 빈맥 상태에 이르게 되자 G병원으로 전원 조치해 근막염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가 늦어지게 해 외과 전문의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피고인의 이런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해 환자는 복강 내 출혈 등으로 우측 하복부 연부 조직의 괴사성 근막염에 감염되었고, G병원에서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고 말았다.

 

피고인,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

그러자 환자의 유족은 피고인을 고소했고, 검사는 피고인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복강내 출혈을 방지하기 위해 배액관을 설치했으므로 모든 출혈이 배액관을 통해 배출되었을 것이고, 초음파 진단 결과 복강내 출혈을 발견하지 못해 업무상과실치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가. 수술 전 주의의무 위반

출혈량이 많아져 배액관 경로를 지난 출혈이 있으면 배액관이 모든 출혈을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 피고인이 비뇨기과에 협진 의뢰한 것은 배뇨 곤란과 통증이고, 신장, 요관, 방광에 대한 초음파 검사였을 뿐 복부는 피고인의 전문 부위이므로 복강 내 출혈까지 확인하는 충분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항혈소판제 복용 환자에 대한 예방조치 없이 수술을 종료해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하도록 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나. 수술 후 주의의무 위반

피고인은 환자의 증상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뒤늦게 MRI 검사를 하고 전원 조치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인정해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다. 글 번호: 1393번

 

2017.08.30 - [안기자 의료판례] - 분변매복으로 오진해 맹장염 수술 시기를 놓쳐 복막염 초래

분변매복으로 오진해 맹장염 수술 시기를 놓쳐 복막염 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