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폐쇄 대처 지연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기도폐쇄로 인해 저산소증이 생긴 경우 폐쇄가 된 원인을 환자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면 즉시 석션(흡인) 혹은 하임리히법으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개구개를 삽입하며 필요한 경우 기도삽관을 통해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
소아의 식도역류로 인한 기도폐쇄는 산소 흡입을 감소시키고, 청색증을 일으키며, 뇌의 산소공급을 저하시킨다.
이물질 제거와 산소공급이 늦어지면 소아의 산소포화도가 급격하게 감소해 조직으로의 산소 전달이 감소되며 이는 곧 쇼크로 이어져 뇌손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폐렴 및 세기관지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소아가 해열제 복용 직후 기도폐쇄로 인해 구토, 청색증 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적절한 응급조치를 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폐렴, 세기관지염 진단 아래 입원
소아인 원고는 4월 16, 17일 발열과 기침으로 피고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18일 다시 피고 병원에 내원했다.
당시 원고의 체온은 37.1도였으나 인두에 발적이 있고, 호흡음이 거칠며 수포음이 청진되자 의료진은 폐렴 및 세기관지염으로 진단하고 입원하도록 했다.
당시 원고는 소아청소년과병동에 입원실이 부족해 응급실 앞 입원 대기실에서 대기했다.
원고의 보호자는 오전 11시 30분 원고에게 분유를 먹인 후 오후 1시 25분 경 회진을 온 의사로부터 시럽해열제를 처방받아 복용시켰지만 원고는 약을 복용한 직후 구토를 하고 울면서 보챘다.
열성경련 진단, 산소포화도 저하
원고 보호자는 오후 2시 12분 경 원고의 입술이 파랗게 변한 것을 발견하고 응급실 간호사에게 알렸고, 의료진은 오후 2시 14분 열성경기(열성경련)으로 진단하고, 응급실 중앙 침상으로 옮겼다.
그리고 산소를 공급했지만 산소포화도가 78% 정도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자 더 많은 산소공급을 위해 원고의 코에 산소마스크를 씌웠다.
그럼에도 산소포화도에 변함이 없거나 측정되지 않았고, 심박동수는 62회/분으로 줄어들었다.
피고 병원 응급실 간호사도 오후 2시 15분 원고의 몸이 축 처진 상태로 입 주위에 청색증이 나타나 있고, 자력호흡을 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해 사지 강직
그럼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인공기도(airway)를 물리거나 앰부배깅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산소공급기로만 산소를 공급하면서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다가 오후 2시 22분 심폐소생실로 데리고 갔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심폐소생실에서 원고의 구강 안에 구토물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배출시킨 뒤 기관삽관을 한 다음 심장압박과 앰부배깅을 반복하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원고는 약 30분 뒤 심박동과 호흡이 돌아왔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해 양측 시신경로 및 우측 청각신경로에 이상이 있고, 사지 강직, 목 근육 강직이 있으며,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장애가 있다.
원고의 주장
그러자 원고 측은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피고 병원이 의식 소실 및 청색증에 대한 응급처치를 지연했고, 기관지 삽관도 잘못해 후유장애를 발생함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판단
가. 응급처치 지연 과실 여부
(1) 원고는 특별한 열이나 경련이 없었는데 해열제를 먹고 구토를 한 다음 보채다가 의식을 잃고 청색증이 나타났다. 또 심폐소생술 당시 구토물이 입안에 있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원고는 해열제 복용 후 발생한 구토로 인해 이물질이 기도를 폐쇄해 저산소증으로 인한 청색증이 일어났던 것으로 판단된다.
(2) 이런 경우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신속히 기도폐색의 원인을 제거해 원고가 정상적인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3) 그러나 피고 병원 간호사들은 원고의 상태를 열성경련으로 섣불리 단정하고 7~8분 동안 자발적인 호흡이 곤란함에도 산소공급기를 이용해 산소 공급만 했다.
(4) 뿐만 아니라 즉시 응급실 의사들에게는 연락을 해보지도 않고 소아과 의사에게만 연락하는 등 응급조치를 지연시킨 과실이 있다.
(나) 피고의 과실과 원고의 뇌손상과의 인과관계
원고에게 즉시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가 취해졌다면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손상은 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응급조치 지연으로 인한 과실과 원고의 현 증상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결국 피고 병원은 기도폐쇄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청색증이 발생한 원고에 대해 신속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됨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글 번호: 1881번
2021.09.18 - [안기자 의료판례] - 수면무호흡증 치료법과 수술후 부작용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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