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실법 제거 시킨 의사, 따른 간호조무사 '의료법 위반'

수술 실밥 제거 지시한 의사, 따른 간호조무사 '의료법 위반' 기소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의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가 의사의 지사에 따라 환자의 실법 제거하다 의사, 간호조무사 모두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한 후 간호조무사에게 실법을 제거하도록 지시를 했는지, 간호조무사가 무면허의료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무면허의료행위 관련 법 조항

1.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제1항: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우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2. 의료법 제87조2(벌칙) 제2항: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K의원을 운영하는 원장, 피고인 B는 K의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이다.

 

E는 K의원에서 피고인 A로부터 일주일 전에 이마주름을 제거하는 이마거상술을 받은 뒤 실밥을 제거하기 위해 K의원에 내원했다.

 

그런데 당시 A는 다른 환자를 수술하고 있어 E를 치료할 시간이 없자 비의료인인 B에게 단독으로 E의 실밥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피고인 B는 메스와 핀셋을 이용해 E의 양쪽 두 눈의 위, 아래에 꿰매어 놓은 실밥을 제거했다.

 

검사는 피고인 A와 B가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피고인들의 주장

주장1.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 B가 행한 실법 제거행위는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아니라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의사의 일반적인 지도감독 아래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다.

 

당시 B는 의사인 A에게 환자의 상태를 보고하고 실밥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A는 B가 실밥을 제거할 당시 의원 안에 있으면서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장2.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설령 B가 시행한 실밥제거행위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행위가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극히 미미하고, 적시에 실밥을 제거하지 않으면 흉터가 남는 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당시 실밥 제거 외에는 선택 가능한 다른 방법이 없었으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의료행위에 해당한다.

 

1심 법원의 판단

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제2조에 따르면 간호조무사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간호보조와 진료보조 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 이 때 말하는 진료 보조는 의사가 주체가 되어 진료행위를 하는데 있어 그의 지시에 따라 종속적인 지위에서 조력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의사가 환자를 전혀 진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조무사가 단독으로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2010도1444 판례).

 

(2) 수술 후 봉합사를 제거하는 행위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도 의사의 지시 아래 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3) 그러나 B는 의사인 A의 사전 지시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진료한 후 그의 안면 부위 실밥을 제거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4) 아울러 설령 B가 실밥을 제거하기 전에 수술 중이던 A에게 실밥 부위 상태에 대해 보고한 후 A로부터 실밥을 제거하라는 지시에 따랐다고 하더라도 실밥 부위 상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진료를 단독으로 했다.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가 환자를 관찰하고, 의사가 간호조무사의 보고를 듣고 의학적 판단을 하는 것과 의사가 직접 대면진료를 한 후 의학적 판단을 하는 것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평가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간호조무사 B가 실밥 부위 상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진료를 단독으로 하고, 실밥을 제거한 행위를 적법한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이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

 

 

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실밥 제거 행위가 이뤄진 경위나 방법, 행위의 긴급성 유무 등에 비춰볼 때 의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만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실밥 제거행위를 한 것을 가리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판결(피고인 A: 벌금 300만원, 피고인 B: 벌금 100만원 선고유예)

피고인 B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하게 되는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피고인 A의 무면허의료행위는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고,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액이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

 

2심 법원의 판단(1심 판결 유지)

(1) 피고인 의사는 환자의 실밥 부위 상태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간호조무사에게 실밥 제거를 지시하고, 간호조무사가 실밥을 제거하는 동안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2) 피고인 의사가 그 뒤 실밥 제거를 마치고 처치실에서 나온 환자의 실밥 제거 상태를 확인했다고 해서 직접 의료행위를 했다고 볼 수도 없고, 간호조무사인 B의 행위를 지도·감독했다고 볼 수도 없다.

 

(3) 의사인 A가 환자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간호조무사에게 실밥 제거를 지시하는 것이 사회상규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의사가 수술을 하고 있었다고 해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간호조무사에게 실밥 제거를 지시하는 것이 허용될 정도의 상황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4)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법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1심 판단은 옳고, 그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률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글 번호: 1291번, 2665번

 

2022.01.27 - [안기자 의료판례] - 의사 전화 지시 따라 약 투여한 간호조무사 무면허의료행위?

의사 전화 지시 따라 약 투여한 간호조무사 무면허의료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