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핵수술 후 항문협착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세 개의 심한 외치핵 진단 아래 치핵수술을 한 뒤 출혈과 항문협착이 발생해 2차, 3차 수술을 받은 사안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3가지다. 첫째, 피고 의원이 대리수술을 했는지, 둘째, 의료진이 1차 수술 후 경과관찰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셋째, 피고 의원 의료진이 수술에 앞서 설명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다.
치핵수술 후 2차, 3차 수술 사건의 개요
원고는 배변을 할 때 통증과 출혈 증상이 있자 7월 21일 피고가 운영하는 외과의원에 내원해 세 개의 외치핵 진단을 받았다.
피고 외과의원의 의사 A는 같은 날 척추마취 아래 원고에게 치핵근본수술(1차수술)을 시행했고, 원고는 7월 24일 상태가 호전되자 퇴원했다.
치핵수술 후 출혈과 분비물 발생
원고는 그 뒤 피고 병원을 방문해 경과관찰과 항생제를 처방 받았고, 10월 28일 출혈이 소량 관찰되자 의료진은 상처를 소독하고 항생제를 처방했다.
원고는 배변을 할 때 출혈과 분비물이 발생하자 11월 11일부터 4차례에 걸쳐 상처소독과 항생제를 투여했는데도 창상 치유가 지연되고,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았다.
괄약근절개 2차, 3차 수술
그러자 피고 외과의원은 배변을 할 때 항문 점막이 덜 찢어지게 할 목적으로 11월 30일 척추마취 아래 괄약근절개술(2차 수술)을 시행했다.
그 뒤 원고는 피고 병원에 내원해 수술부위에 특이소견이 없었는데 12월 30일 항문에 통증이 있고, 노란색 분비물이 나왔다.
이에 원고는 피고 외과의원이 아닌 다른 외과병원에 내원해 항문열구와 항문 및 직장 협착 진단을 받고, 1월 6일 해당 외과병원에서 항문 내괄약근 부분절개술(3차 수술)을 받았다. 원고는 그 뒤 수술 부위에서 좋은 경과를 보였다.
원고의 손해배상소송 제기
원고는 3차 수술 후 피고 외과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세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첫째, 1차 수술을 할 때 원장인 피고와 진료계약을 체결했는데, 여자의사인 D가 대리수술 한 것은 진료계약 위반에 해당한다.
둘째, 피고 병원은 1차 수술 후 부작용이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합병증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함에도 1, 2차 수술 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오히려 항문 열창과 협착으로 3차 수술까지 받게 한 의료상 과실이 있다.
셋째, 피고 외과의원은 1차, 2차 수술을 하면서 수술 후 항문 협착과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재수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법원의 판단
가. 대리수술 주장(기각)
(1) 원고가 1차 수술 담당 의사로 피고를 특정해 진료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원고는 1차 수술 직전 피고 외과의원에 근무하는 여자의사인 D가 수술을 한다는 것을 인식했지만 거부하지 않고 수술을 받았다. 그러므로 피고가 진료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의료과실 주장(기각)
(1) 원고는 3도 정도의 심한 치핵이었고, 1차 수술에서 한 번에 세 군데의 치핵조직을 절제했는데 이는 통상 심한 치핵에서 시행할 수 있는 범위이다.
(2) 치핵수술 후 항문 협착이 발생할 수 있고, 절제 부위가 많을수록 항문협착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피고는 협착 부위를 열어주기 위해 2차 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게 항문협착이 발생한 것이 수술상 과실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설명의무 위반(인정)
(1) 1차와 2차 수술동의서에 수술방법, 수술 후 합병증과 후유증의 증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 재수술 가능성에 대한 기재가 없다.
(2) 원고는 1차 수술에서 세 군데의 치핵을 한 번에 제거하므로 수술을 하기 전에 항문협착, 출혈, 염증, 재수술 등 합병증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어야 하지만 그런 점에 대해 설명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3) 이런 점을 종합하면 원고의 서명이 있는 수술동의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1차와 2차 수술 후 항문협착 등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 및 이로 인한 재수술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다. 글 번호: 27008번
2017.11.29 - [안기자 의료판례] - 치질수술을 하면서 신경손상해 하지 근력저하, 변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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