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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 의료판례

진정제‧마취제 투여후 CT, 혈관조영술 과실

by dha826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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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파열 수술 후 심정지 발생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 수술을 받은 뒤 진정제와 마취제 투여후 뇌CT와 혈관조영술을 한 뒤 심정지가 발생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피고 병원이 뇌CT, 혈관조영술을 위해 진정제와 마취제를 투여한 후 응급상황에 대비해 활력징후 등을 면밀히 관찰할 의무를 이행했는지, 뇌영상촬영에 앞서 이로 인한 부작용 등을 상세하고 충분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다.

 

 

뇌동맥류 파열 수술 후 심정지 사건의 개요

환자는 갑자기 두통이 발생해 피고 병원에 내원해 우측 중대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고, 같은 날 접형동 접근법을 이용한 뇌동맥류 결찰술과 출혈 제거술을 받았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수술 후 뇌혈관연축을 예방하기 위해 혈관확장제 니모디판을 정맥주사하면서 뇌 CT와 혈관조영술 촬영을 했다.

 

그 결과 수술 직후에는 환자의 의식 수준이 나른한 상태(GCS 14)인 것 외에 별다른 소견이 없었다.

 

GCS란?

GCS(Glasgow Coma Scale)는 의식장애를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신경학적 상태를 눈뜨기 1~4, 언어반응 1~5, 운동반응 1~6점으로 수치화한 값을 더해 나타내는 혼수계수로서 수치가 높을수록 의식이 명료하다.

 

수술 후 갑자기 심정지 발생

그런데 환자는 수술 3일 뒤에는 뇌수종 소견이 발견되기도 했다. 의료진은 5일 뒤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을 투여한 후 오전 1139분 다시 뇌영상검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관찰기록지에는 당시의 혈압, 맥박, 호흡수, 의식정도, 산소포화도 등 활력징후 기록이 없는 상태다.

 

미다졸람, 프로포폴 투여시 주의할 점

미다졸람은 최면진정제, 프로포폴은 전신마취제로서 적정용량을 투약하더라도 그 부작용으로 혈압, 맥박수 및 환기량의 감소, 일시적 무호흡이 올 수 있다.

 

또 심하면 사망까지 초래하는 호흡정지 및 심정지,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나타날 수도 있다.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을 병용하면 이상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특히 프로포폴을 투여한 후에는 경과관찰이 중요해 진단자나 수술 시행자에 의한 투약이 금지되어 있다.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지마비

그런데 오전 1145분 갑자기 청색증과 호흡저하, 심장정지 등의 상태가 발생했고, 의료진은 환자를 응급실로 옮겨 즉시 기관내삽관과 심장마사지를 하고 에피네프린과 아트로핀을 투약한 다음 심장마사지를 시행했다.

 

환자는 다행히 심장박동이 돌아왔지만 의식이 없었고, GCS3점이었다. 환자는 이후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의식이 없고, 사지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의 보호자들은 피고 병원이 뇌영상촬영에 앞서 미다졸람, 프로포폴 같은 진정제와 마취제를 투여할 때 부작용으로 인한 응급상태에 대비해 환자의 활력징후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용법과 용량에 맞게 투약했어야 하지만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진정, 마취 약물을 투약하기에 앞서 환자에게 그로 인한 부작용이나 합병증, 후유증 등을 구체적이고 충분히 설명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이번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활력징후 관찰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으며, 설명의무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활력징후 관찰 소홀 과실(인정)

(1) 피고 병원 CT실 의료진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에게 약물을 투약하기는 했지만 당시 투약을 지시한 의사는 현장에 없었다.

 

(2) 더구나 의료진은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을 병용해 투약했음에도 환자의 활력징후를 전혀 측정하지 않은 채 뇌영상검사만 시행했다.

 

(3) 환자는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을 투약하기 전에는 호흡과 심장박동 등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4) 이런 점에 비춰 보면 의료진이 약물의 부작용에 대비해 환자의 활력징후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투약했다면 환자에게 발생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거나 나중에 약물 투약을 중단해 부작용 발생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는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된다.

 

 

. 설명의무 위반(인정)

(1)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뇌영상검사를 시행하기에 앞서 원고로부터 조영제 사용 동의서를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의료진이 뇌영상검사를 위해 진정제, 마취제를 투약하면서 환자 또는 그 보호자들에게 약물 투약이 필요성, 약물 종류와 그로 인한 호흡곤란, 심장정지 등의 부작용 내지 후유증에 대해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있다.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설명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인정된다. 글 번호: 1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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