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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 의료판례

발열, 구토 증상 있었지만 뇌염 진단 지연 과실

by dha826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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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염 진단지연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소아에게 구토,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해 의원을 거쳐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뇌염 진단을 받아 치료했지만 상하지 근력저하와 강직,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이 발생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소아에서 뇌염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발생한 상황에서 해당 의원과 대학병원이 뇌염을 조기에 감별하기 위해 진단, 치료 주의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는지 여부다.

 

 

소아 뇌염 발생 사건의 경과

소아인 원고는 전날 저녁부터 구역질(오심)과 상복부 통증 및 경미한 두통이 계속되자 인근 의원을 내원했고, 의사는 위장관질환으로 진단하고 약을 처방했다.

 

원고는 다음 날에도 발열, 복통, 구토 등을 호소하면서 피고 의원에 내원했고, 의료진은 상세불명의 비감염성 위장염 및 대장염, 급성 기관지염, 구역 및 구토로 진단한 뒤 범피린에스(), 티에스정(위장염), 디메렌캅셀(복통), 트리민당의정(구토), 폰스텔정() 등을 처방했다.

 

원고는 피고 의원을 다녀온 후 집에서 잠을 자다가 땀을 흘리며 우는 등의 증상을 보였고, 부모가 깨우려고 해도 일어나지 못하고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있었다.

 

2022.09.12 - [안기자 의료판례] - 진단, 수술상 의료과실 어떻게 판단할까?

 

진단, 수술상 의료과실 어떻게 판단할까?

의사가 진료, 진단, 수술 등의 의료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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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응급실 내원해 산소치료

그러자 원고의 보호자는 당일 오후 550분 경 원고를 데리고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는데, 당시 원고의 체온은 '36.4도'였다. 소아과 의료진은 원고를 추체외로증상, 뇌수막염의증, 뇌염의증으로 진단하고 산소를 흡인하게 한 뒤 5% 포도당 생리식염수를 정맥주사했다.

 

그런데 원고는 같은 날 오후 7시 경 체온이 '38도', 맥박이 120/, 호흡이 30/분으로 발열이 있었고, 의료진은 해열제, 항생제를 정맥주사했다.

 

원고는 다음 날 오전 7시 경 체온이 39, 맥박이 110/, 호흡이 30/분으로 발열이 있었고, 의료진은 해열제를 정맥주사했다.

 

뇌염 의심해 중환자실 치료

원고는 같은 날 오전 720분 침대 시트에 다량의 배뇨를 했고, 통증감각은 있지만 의료진의 지시에 따르지 못하는 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였다. 또 동공반사는 있었지만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다.

 

이에 의사는 오전 730분 요추천자를 통한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해 뇌척수액에 백혈구가 증가한 것을 확인하고,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했다.

 

또 오전 9시 뇌CT를 촬영하고, 930분 경 항바이러스제인 조비락스를 정맥주사하도록 했다. 이런 치료는 뇌압을 낮추고 뇌염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뇌병변 후유증 발생

피고 대학병원 의료진은 오전 11시 원고를 중환자실로 옮기고, 원고의 보호자에게 원고의 병명이 뇌염으로 의심되어 치료하고 있으며, 후유증이 남을 수 있고, 사망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원고는 뇌염의증,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의증으로 진단받아 피고 대학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뇌간과 소뇌의 위축과 다발성 백질연화증 소견이 발견되었다.

 

원고는 이런 뇌병변 후유증으로 상하지의 근력저하와 강직, 언어장애, 과잉행동 등의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원고 측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소아의 보호자인 원고들은 피고 의원과 피고 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 피고 의원 관련

원고 측은 소아가 발열과 복통, 구토 등을 호소하고 있어서 피고 의원 의료진은 자세한 문진이나 간단한 이학적 검사 등을 통해 뇌염을 예견하고 감별진단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은 진단상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 피고 대학병원 관련

원고 측은 피고 대학병원 의료진이 소아가 뇌염인 것을 예견할 수 있는 상태여서 뇌척수액검사와 뇌MRI 검사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감별진단을 했어야 함에도 진단과 치료를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2심과 대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2심 법원과 대법원은 피고 의원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피고 대학병원이 뇌염 진단 및 치료를 지연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2심 판결 요지다.

 

. 피고 의원의 과실 여부(불인정)

원고가 피고 의원을 내원했을 때 호소했던 발열,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은 비감염성 위장염과 대장염, 급성 기관지염 증상에 포함된다.

 

그러므로 피고 의원 의료진이 원고가 호소한 증상을 토대로 위와 같이 진단한 것을 들어 진단상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피고 대학병원 진단상 과실 여부(인정)

(1) 피고 대학병원은 원고가 응급실에 내원했을 당시 추체외로증상, 뇌수막염의증, 뇌염의증으로 진단했다. 따라서 원고의 발열 증상이 뇌염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한 것으로 단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2) 원고의 증상들이 추체외로증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라고는 하지만 뇌염의 증상으로 볼 수도 있었다.

 

(3) 따라서 의료진은 적어도 원고에게 피고 대학병원에 내원한 당일 발열 증상이 다시 나타난 오후 7시 경에는 뇌염 가능성을 의심할 만했고, 최대한 조속하게 요추천자를 통한 뇌척수액검사 등을 통해 감별진단과 치료를 할 필요가 있었다.

 

(4) 피고 대학병원이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원고의 뇌염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할 수 있었다.

 

(5) 그럼에도 피고 대학병원은 그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런 과실로 인해 원고의 뇌염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어 뇌병변의 후유증이 심화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1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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