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혈변으로 대장내시경검사 했다가 천공

내시경검사를 하는 의사의 주의의무

내시경검사를 하는 의사는 기기를 잘못 조작해 장기에 상처를 내거나 천공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진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기기를 조작할 의무가 있다.

 

또 병원 의료진 등은 내시경검사를 하기에 앞서 환자에게 직접 수술방법, 부작용, 합병증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설명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장내시경검사 의료분쟁의 쟁점

이번 사건은 구토, 설사, 혈변 등이 발생하자 병원에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천공이 발생해 수술을 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대장내시경검사를 한 의사가 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대장내시경검사에 앞서 환자에게 부작용 등을 상세하고 충분하게 설명했는지 여부다.

 

 

대장내시경검사 도중 천공 발생 경과

A는 복통이 발생해 C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진료를 받은 뒤 당일 퇴원했다.

 

그런데 다음 날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해 다시 C병원에 내원한 뒤 설사와 혈변 등을 치료하기 위해 입원했다.

 

A를 진료한 의사는 심전도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실시한 다음 대장내시경검사를 권유했고, A는 이에 따르기로 했다.

 

의사 D는 대장내시경검사를 실시했는데 검사 도중 S자 결장 부위에서 1cm×1cm 크기의 천공이 발생하자 전신마취를 한 뒤 봉합수술을 했다.

 

 

그런데 A는 대장내시경검사를 받기 전에는 대장에 이미 천공이 발생했다고 볼 아무런 징후는 없었다. 또 의사는 검사 이전에 A에게 직접 검사방법, 부작용, 합병증 등에 대해 설명하지도 않았다.

 

A는 C병원에서 천공에 대한 봉합수술 후 대학병원으로 전원해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다. 하지만 C병원에서 봉합수술한 뒤 과증식성 반흔(흉터)이 잔존해 있다.

 

손해배상 민사소송 제기

 

그러자 A는 C병원 의사가 대장내시경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해 천공을 초래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A는 C병원 의료진이 수술에 앞서 대장내시경검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후유증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판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1) 내시경검사 과정의 과실 여부(인정)

A에게 발생한 천공은 대장내시경검사 중에 내시경기기를 잘못 조작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사 D가 검사 중 기기 조작을 잘못해 천공을 유발한 행위는 내시경검사를 시행하는 의사가 부담하는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따라서 의사 D의 사용자인 C병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A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설명의무 위반 여부(인정)

 

C병원 측이 A의 남편에게 천공에 대한 수술 동의서를 작성해 교부하면서 수술방법 등에 대해 설명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A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의사의 설명을 듣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았다거나 남편으로부터 의사의 설명내용을 전해 듣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

 

그러므로 C병원 측이 남편에서 설명했다는 사유로 A에 대한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거나 충분하게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 글 번호: 54726번

 

2021.09.17 - [안기자 의료판례] - 대장 용종수술 중 천공 초래

대장 용종수술 중 천공 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