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비슷한 이석증, 뇌경색…뇌CT 검사 늦어 편마비

증상 비슷한 이석증과 뇌졸중

구역감을 동반한 심한 어지럼증의 원인은 전정신경계 문제로 발생하는 말초성 현기증(peripheral vertigo)이 가장 흔하다.

 

또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 문제로 발생하는 중추성 현기증(central vertigo)도 원인이 된다.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만으로는 말초성 현기증과 중추성 현기증을 구별하지는 않으며, 심한 두통, 발음이상, 감각이상, 운동이상, 뇌신경마비 등 다른 신경학적 증상과 자세한 이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양자를 구별할 수 있다.

 

 

뇌경색은 증상 발생 후 조기 치료가 관건

급성기 뇌경색의 증상이 발생한 후 4~5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면 3개월 후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될 확률이 30%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신경학적 증상 등 뇌경색 증상이 발생한 후 적어도 4~5시간 이내에 뇌경색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마치고 그 결과에 따라 신속히 치료할 필요가 있다.

 

ㅚ

 

아래 예시한 사건은 환자가 어지럼증, 구토에 이어 눈의 시야 이상 등을 호소했음에도 뇌경색 진단을 지연해 편마비 등이 발생한 사안이다.

 

 

뇌경색 진단상 의료분쟁 사례

환자는 5월 20일 점심 이후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보여 인근 내과에 내원했다.

 

내원 당시 측정한 수축기 혈압은 200mmHg 이상이었고, 수액치료를 받았지만 2시간이 경과한 뒤에도 어지럼증이 개선되지 않았다.

 

환자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같은 날 오후 5시 경 G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응급의학과 의사가 진료했을 당시 혈압은 140/90mmHg였고, 구역(Nausea), 구토(Vomiting) 증상을 보였다.

 

의사는 VNG(비디오안진검사)를 실시한 뒤 환자의 증상을 이석증으로 판단하고 약 15분간 안진교정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같은 날 오후 9시 40분 경 이비인후과병동으로 옮겨 입원했고, 의사는 3일간 한올헤소 타놀주 100mg을 포함한 주사제를 처방했다.

 

 

그런데 환자는 입원 다음 날인 21일 저녁부터 왼쪽 눈의 시야이상을 호소했고, 환자 보호자는 22일 아침 간호사들에게 이를 알렸다.

 

이에 대해 이비인후과 의사는 즉시 안과 의사에게 협진을 요청하지 않고 같은 날 오후 3시 34분 경에서야 안과 의사에게 협진을 요청했다.

 

환자는 안과진료를 받은 뒤 뇌CT 검사를 받은 결과 소뇌 뇌경색증 진단을 받고 신경외과로 전과되었다. 환자는 그 뒤 신경외과에서 급성기치료를 받고 재활의학과로 옮겨 운동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 등을 받았다.

 

그러나 뇌경색 후유증과 안면무력증, 편마비 및 편부전마비 증상이 있으며 거동이 불편하고 말이 어눌하며, 무기력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환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그러자 환자는 G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뇌경색 후유장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환자는 “G병원에 내원했을 당시 심한 어지럼증, 구토, 힘빠짐 현상을 호소했고, 이는 뇌경색의 전조증상임에도 의료진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G병원 의료진에게 진단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판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법원은 G병원이 환자에 대한 뇌경색 치료가 이뤄진 시각은 증상이 발생한 후 적어도 약 26시간이 경과한 때로서, 급성기 뇌경색 치료 적기를 이미 놓친 다음이라고 판단했다.

 

환자는 5월 21일 저녁부터 왼쪽 눈의 시야 이상을 호소했고, 22일 오전 이를 간호사에게 알렸음에도 이비인후과 의사는 오후 3시 34분 경에야 안과 협진을 의뢰했다.

 

그리고 뇌CT 검사는 23일 12시 32분 경에 실시해 뇌경색 증상이 발생한 때로부터 약 21시간 이후에야 검사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의료진이 환자를 이석증으로 진단하고 이틀 간 치료했음에도 호전되지 않았고, 22일 시야 이상을 호소했다면 안과 협진을 요청할 것이 아니라 바로 신경외과 협진을 요청해 중추성 현기증 여부를 감별하기 위한 뇌MRI 검사를 신속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런 사정을 종합해 G병원 의료진은 환자가 입원한 후 증상을 면밀히 살펴 중추성 현기증을 원인으로 한 것이 아닌지 확인하고, 적시에 치료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글 번호: 6765번

 

2022.09.08 - [안기자 의료판례] - 구토, 어지럼증 호소했지만 뇌경색 진단지연

구토, 어지럼증 호소했지만 뇌경색 진단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