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당뇨망막병증 수술 후 시력 저하, 실명

환자가 갑자기 시력장애와 청력장애를 호소해 백내장, 당뇨망막병증 진단 아래 수술했지만 실명과 함께 청력을 상실했다면 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어떤 의료상 잘못을 한 것일까?

 

당뇨망막병증 증상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으로, 당뇨병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발생한다. 혈당이 올라 약해진 혈관이 막히면서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되어 혈관에 문제가 생기고, 망막이 붓고 두꺼워져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당뇨망막병증의 증상은 시력 저하, 흐려짐, 색깔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거나 희미하게 보인다. 특히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어 당뇨가 있으면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늦게 발견될수록 시력을 회복할 확률이 점점 감소하기 때문에 망뇨망막병증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망막 전문의에게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의사 역시 환자에게 당뇨망막병증 증상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치료해야 나쁜 결과를 방지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 치료

 

아래 사례는 백내장과 당뇨망막병증 증상이 있는 환자가 충수염(맹장염) 수술 후 시력장애와 청력장애를 호소해 백내장 수술 등을 했지만 실명과 청력상실 등이 초래된 사안이다.

 

백내장, 당뇨망막병증 수술 후 실명 사건

원고 S씨는 허리 통증이 지속되자 A병원에 내원해 제5요추 추간판 탈출증에 대해 혈액검사, 척추 MRI 검사 등을 받은 뒤 입원치료를 받게 되었다.

 

원고는 6월 25일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의식저하가 발생해 피고 병원 응급실로 전원 되어 검사를 받았다. 피고 병원 응급실은 원고에게 복막염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태이지만 수술실이 없자 6월 25일 빠른 수술을 위해 K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

 

원고는 같은 날 K병원에서 응급 충수절제술 및 배액술을을 받았는데 수술 부위에 1,000~1,500cc의 고름이 차 있었다.

 

수술 집도의는 원고에 대해 천공성 충수염(맹장염)으로 진단했고, 수술 후 실시한 조직검사 결과 화농성 충수염 소견이 나왔다.

 

화농성 충수염은 충수염이 시작되는 단계이고, 개인별 차이가 있지만 충수염의 천공은 통상적으로 증상이 시작된 지 48시간이 지나서 생긴다.

 

당뇨망막병증 치료 후 실명 사건

 

그 후 원고는 간성 혼수, 급성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여 다시 피고 병원으로 전원 되었다. 당시 원고는 지남력이 상실되고, 헛소리를 했으며, 인슐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계속 참고치를 벗어나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원고는 6월 28일 의식을 회복 했지만 시력 및 청력장애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간성혼수로 인한 증상을 의심하고, 7월 1일이 되어서야 신경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에 협진을 의뢰했다.

 

7월 1일 정밀검사한 결과 원고는 우안 과숙백내장, 좌안 백내장, 당뇨망막병증, 좌안 포도막염으로 진단되었고, 오른쪽 눈의 경우 녹내장 등 합병 가능성이 높아 컨디션이 호전되는 대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로 했다.

 

원고는 7월 8일 돌발선 난청 의증으로 진단되어 스테로이드 치료를 했지만 오른 쪽 눈 실명, 좌측 귀 청력 상실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7월 11일 피고 병원에서 오른쪽 눈 유리체절제술, 수정체제거술을 받았고, 다음 해 1월 왼쪽 눈 유리체절제술, 안내 레이저, 견인막제거술, 백내장 초음파유화술 및 인공수정체삽입술을 받았다.

 

원고는 두 눈 모두 내인성 안내염, 오른쪽 눈 무수정체안(백내장수술로 수정체를 적출한 상태), 왼쪽 눈 인공수정체안, 두 눈 시력 저하(오른쪽 빛 감지하지 못함, 왼쪽 시력 0.02) 상태이고, 좌측 귀는 전혀 듣지 못하는 상태이고, 이명이 있다.

 

환자 측 주장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실명과 청력 상실 등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K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다음 피고 병원으로 전원된 뒤 시력 및 청력 장애를 호소했지만 의료진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의 피고 병원의 과실을 인정했다. 다음은 법원 판결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원고는 K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6월 28일 의식 회복 과정에서 비문증과 시력저하, 청력장애 증상을 호소했다.

 

하지만 피고 병원 의료진은 간성혼수만을 의심했고, 7월 1일에서야 안과, 이비인후과 협진을 의뢰했으며, 7월 11일 안과적 수술을 시행했다.

 

원고는 한 해 전 피고 병원에서 과거 진료를 받을 때 중등도의 백내장과 당뇨망막병증이 있었는데 다만 그 정도가 아직 시력을 저하시킬 정도로 심하지는 않아 4개월 후 경과관찰을 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또 원고는 당뇨와 만성 B형 간염의 기왕력이 있었고, 당뇨합병증인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과 간경화가 같이 있어 만성적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내인성 안내염 위험요인이 있었다.

 

법원 판결

 

원고는 충수염이 천공되어 복막염이 발생하며 전신적인 균혈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내인성 안내염이 발생해 시력저하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원고의 청력 장애는 당뇨합병증 혹은 패혈증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원고의 기왕력을 파악하고 있었던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6월 28일 원고가 호소하는 증세에 대해 안과, 이비인후과적 질환을 예견할 수 있었다.

 

당뇨망막병증 의료사고 대응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시력저하와 청력장애를 호소한 지 4일이 경과한 뒤에서야 안과, 이비인후과에 협진을 의뢰한 과실이 있다고 하는 게 타당하다.

 

아울러 이런 과실과 원고에게 발생한 실명과 청력상실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되므로 피고 병원은 의료상 과실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글 번호: 30213번. 이 사건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에 따라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됩니다.

 

 

2021.09.27 - [안기자 의료판례] - 녹내장 증상과 진단, 치료 과실 소송

녹내장 증상과 진단, 치료 과실 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