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 등 감기와 유사한 심근염 증상과 오진 기준

심근염 증상의 특징

심근염은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하며 대부분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급성 심근염의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흔하고, 임상증상은 다양하고 특이한 증상은 없다.

 

어린이의 경우 열과 호흡곤란 등과 감기와 비슷하게 열, 근육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근염의 증상은 가벼운 심부전 증상에서부터 쇼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메스꺼움이나 구토를 할 수도 있고, 쥐어짜는 듯한 흉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래 사례는 소아가 고열 등을 호소해 인두염, 장염 약을 투여한 뒤 구토 증상이 발생하자 D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던 중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하자 부검 결과 심근염으로 판명된 사안이다.

 

 

인두염, 장염 의심 환자, 심근염 사망 사건

환자는 1월 12일 두통, 가슴 통증, 목의 통증, 고열을 호소하며 I병원에 내원했다.

 

I병원 의사인 G는 바이러스성 인두염으로 판단해 상기도 증기흡입치료를 시행했고, 항생제와 기관지확장제, 소염진통제, 해열제 등을 처방한 후 귀가하도록 했다.

 

환자는 목의 통증과 고열이 지속되고, 복부 통증과 구토 증상이 새롭게 나타나 13일 I병원에 다시 내원했고, G는 바이러스성 장염을 의심해 소화제, 소염진통제, 항생제를 추가로 처방한 후 귀가하도록 했다.

 

환자는 같은 날 I병원이 처방한 약을 복용한 후 구토증상이 심해졌고, 환자 보호자는 I병원 G에게 전화를 걸어 환자의 증상을 설명했다.

 

 

그러자 G는 상급병원으로 가서 수액을 투여 받을 것을 권유했다. 환자는 같은 날 D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D병원 의사는 환자 보호자로부터 그간의 치료 내용을 설명 듣고, 복부 진찰 과정에서 압통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수액을 투여했다.

 

그런데 환자는 D병원에서 수액 및 약물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의식 상태가 저하되더니 경련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급성 심정지가 발생하자 심장마사지, 인공호흡기, 제세동기 사용 등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하고 말았다.

 

환자에 대한 부검 결과 심근 간질 안에서 미만성의 염증세포 침윤과 심근세포의 부분적인 괴사가 발견되는 등 중증의 심근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심장조직의 변화가 발견되었다.

 

 

유가족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의 유가족들은 I병원 의사 G, D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우선 유가족들은 I병원 의사 G가 환자의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았고, 바이러스성 인두염이나 장염으로 오진해 적절한 시기에 심근염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가족들은 G병원에 내원했을 때 고열과 구토증상 등을 호소했다면 의료진이 신체검진과 기초적인 검사를 통해 심근염을 진단했어야 함에도 이런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의 쟁점

(1) I병원 의사 E와 관련한 쟁점은 의사 E가 환자의 증상에 대해 심근염을 진단하지 못했다는 점이 진단과 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2) D병원과 관련한 쟁점은 응급실 의료진이 진단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과 심근염을 진단하지 못한 게 의료상 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유가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은 법원 판결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1. 피고 E의 진단상 과실 유무

(1) 환자는 병원에 처음 내원해 E에게 두통, 가슴통증, 목의 통증, 고열 증상을 호소했고, 의사는 바이러스성 인두염을 의심했는데 환자에 대한 부검 결과 기관에서 경도의 염증 소견이 보였다.

 

 

(2) 환자는 다시 I병원에 내원해 복통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고, 의사는 바이러스성 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3) 심근염 증상은 매우 비특이적이고, 초기 상기도 감염과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환자와 같은 소아의 경우 단순 감기 증상과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많다.

 

(4) 심근염을 확실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근 생검이 필요하고, 임상적으로 임상양상, 심전도, 심초음파, 심근 효소검사를 종합해 추정하지만 이런 검사를 시행하고도 진단이 어려운 환자가 많다.

 

(5)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의사가 문진 및 인후진찰을 한 후 바이러스성 인두염이나 장염으로 보고, 그에 맞춰 약물을 처방했고, 심근염 진단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진단상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D병원의 검사 및 진단상 과실 여부

 

 

(1) 피고 병원 의료진은 환자에게 복부 진찰에서 압통이 없는 것을 확인했고, 체온 측정 결과 정상체온보다 다소 높은 37.9도였지만 그 정도가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2) 환자에게 구토 증상도 있었지만 소아의 구토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수차례 구토 증상을 했다는 것만으로 혈액검사, I/O check(섭취량과 배설량 체크)의 적응증이 되지는 않늕다.

 

(3) 신체검사나 병력청취를 통해 탈수의 소견이 보이거나 향후 탈수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위와 같은 검사가 필요하지만 당시 환자에게 탈수증상이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다.

 

(4) 앞에서 본 것처럼 심근염의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초기 감기증상과 비슷해 이를 진단하기가 매우 어려운 점 등을 더해 보면 의료진이 진단검사를 시행하지 않았고, 심근염을 진단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글 번호: 50751번. 이 사건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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