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 수술 후 출혈, 복막염으로 장유착 후유증

수술 후 출혈

외과 수술 후 출혈 여부는 배액관의 양상 변화와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 임상 양상을 총괄해 추정해야 한다. 출혈이 많지 않으면 수혈과 지혈제 등을 사용하면서 경과관찰 하지만 이런 보존적인 치료에도 지혈이 되지 않으면 지혈을 위한 수술을 하기도 한다.

 

수술 집도의 주의의무

 

수술 후 의사의 경과관찰 주의의무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수술 후 환자의 배액관에서 출혈 양상이 나타나거나 헤모글로빈 수치가 감소하는 등 수술 부위 출혈이 의심되면 관련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재수술을 하는 등 경과관찰 및 신속하게 대처할 주의의무가 있다.

 

아래 예시는 장폐색 수술 후 출혈 양상이 있어 재수술을 했지만 복강내 혈종 및 복막염 소견이 확인되자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 재수술 한 후 장유착 후유증이 발생한 사안이다.

 

장폐색수술 부작용 사례

 

장폐색 수술 후 장유착 후유증 발생 사례

원고 A는 10년 전 담낭절제술을 받은 바 있는데 5월 22일 새벽 전날 오후부터 쥐어짜는 듯한 양상의 상복부 통증이 발생해 피고 F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우측 상복부에 약 15cm 크기의 거대 낭종이 있고, 거대 낭종이 장기를 압박해 십이지장 폐색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의료진은 5월 24일 십이지장 절제술, 공장 분절 절제술, 유착박리술 등(1차 수술)을 시행했다.

 

의료진은 5월 27일 원고에 대해 복부 CT 검사를 한 결과 신장 앞쪽 부위 혈복강(복강 안에 출혈이 발생한 것) 소견을 보였고, 간동맥 분지와 상장간막동맥 분지 혈관에 젤폼을 이용한 색전술을 시행했다.

 

의료진은 5월 29일 혈액검사를 한 결과 범발성혈액응고증(DIC) 장애 소견이 나타났다. 이에 의료진은 5월 30일 지혈을 위한 응급 개복술(2차 수술)을 시행했는데 당시 뚜렷한 출혈점을 찾지 못했고, 장벽, 장간막 등에서 삼출성 출혈이 있어 압박 지혈을 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6월 2일 복부 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해 복강내 혈종 및 복막염 소견을 확인하고 G병원 응급실로 전원했다.

 

G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십이지장 연결 부위에서 유출이 있어 복강 안으로 담즙과 내용물이 유입되어 복막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고, 소장 천공 부위 절제 등의 수술을 했다.

 

원고는 이후 여러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고, 현재 장유착의 후유증이 남아있다.

 

환자 측의 법정 주장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1차 수술 후 헤모글로빈 수치, 배액관의 배액 양상 등이 발생해 수술 부위에 출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에도 경과관찰을 소홀히 해 2차 수술이 지연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원고는 “의료진이 2차 수술에서 출혈점을 찾지 못해 압박을 통해 일시적으로만 출혈을 멎게 했고, G병원에서 수술을 할 때까지 소장의 천공 부위에서 유출이 계속되어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의 과실을 인정했다. 다음은 법원 판결 이유를 요약한 것이다.

 

가. 경과관찰 소홀 여부

(1) 의료진은 24일 1차 수술 당시 삽입한 배액관에서 짙은 갈색으로 선홍색 배액 양상을 확인하였다.

 

(2) 원고의 헤모글로빈 수치는 5월 24일 15.3g/dl에서 25일 오전 11시 48분 11.1,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 7.5fh 1ck 수술 직후 감소추세에 있었다. 의료진은 지속적으로 수혈을 했지만 5월 26일 8.9, 5월 27일 9.6, 5월 29일 7.9 등으로 지속적으로 낮은 상태였다.

 

(3) 의료진은 5월 27일 복부 CT 검사에서 전반적인 혈복강을 확인했고, 5월 29일 범발성혈액응고증장애라고 생각될 정도의 검사 결과를 보였다.

 

범발성혈액응고증장애는 기존 질환이 없는 대부분의 경우 출혈, 특히 대량출혈이 원인이다. 출혈로 인해 많은 양의 수혈을 하게 되면 응고인자의 고갈로 인해 이런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4) 장으로 가는 혈류에 문제가 발생해 적절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장에 허혈(혈액 공급이 제한을 받아 산소와 글루코스가 부족해진 상태)성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을 경우 장의 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

 

(5) 이런 사실을 종합하면 첫째 원고의 배액양상이 선홍빛을 띠고 있었고, 1차 수술 직후부터 헤모글로빈수치가 감소하고, 지속적인 수혈에도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6) 둘째, 피고 병원 의료진은 헤모글로빈수치, 배액양상 및 혈복강 상태 등을 확인했음에도 범발성혈액응고증장애가 발생한 이후 지혈을 위한 2차 수술을 시행했다.

 

(7)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가 1차 수술 이후 출혈 소견을 보이고 있었음에도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된다.

 

법원의 판결

 

나. 2차 수술 과정의 과실 여부

(1) 피고 병원 의료진은 2차 수술 소견으로 왼쪽 혈전 주위로 소장에 허혈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특별한 처치를 하지 않았다.

 

(2) 피고 병원 의료진은 2차 수술에서 뚜렷한 출혈점을 찾지 못했고, 소장의 허혈성 변화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3) G병원 의료진은 6월 4일 복강 안에 장 내용물, 괴사 조직 등이 포함된 오염된 액체 1,000cc가 있고, 위공장문합 부위로부터 20cm 원위부에 공장(jejunum)이 쐐기형으로 괴사되어 터져있는 것을 확인하고, 소장 천공부위 절제 및 문합술을 시행했다.

 

(4)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은 2차 수술 과정에서 과실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고, 이런 의료상 과실과 원고의 장 유착 등 악결과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도 인정된다. 글 번호: 17726번. 이 사건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됩니다.

 

 

2022.11.11 - [안기자 의료판례] - 장폐색 증상을 단순 장유착으로 진단해 심각한 후유증

장폐색 증상을 단순 장유착으로 진단해 심각한 후유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