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부 거짓작성과 대리처방

의료법 위반행위는 엄격히 규제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크다. 만약 의사가 의료법 제22조 제3항을 위반해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하거나 수정하면 1년 이하의 면허자격 정지처분에 처해진다.

 

아래 사례는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다가 적발되어 면허자격 정지처분을 받은 사안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의료법 위반에 대한 20일 면허자격 정지처분이 과도한 것인지 여부다.

 

진료기록부 거짓작성 의사 면허 정지처분 사건

원고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운영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원고는 수년 전 D를 포함해 환자 8명이 원고의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료기록부에 D가 내원한 것처럼 17회에 걸쳐 거짓으로 기재해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되었고, 벌금 50만 원 선고유예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러자 피고 보건복지부는 원고가 일부 환자들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한 사실이 없음에도 진료기록부에 내원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해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20일 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을 내렸다.

 

진료기록부 거짓작성 면허정지사건

 

원고의 면허정지처분 취소 소송 제기

이에 대해 원고는 의사가 환자의 상해 정도를 과장해 입원하도록 하고, 부당하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사기 사건에 대해 5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되자 보건복지부가 2개월 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을 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처분 취소판결을 선고한 사례를 들어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위의 유사사례는 원고의 행위보다 위법의 정도 등이 현저히 무겁고 죄질이 나쁘지만 선고유예까지 받은 원고에 대해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한 것은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원고는 “의료계에서는 종전과 같은 약을 정기적으로 받아가는 환자에 대해서는 대리처방을 하더라도 본인이 내원한 것처럼 기재하고 진료비도 온전하게 청구하는 관행이 존재했다”라고 항변했다.

 

이와 함께 원고는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정신과 환자의 특수성이 존재하며, 환자의 강력한 대리처방 요구에 따른 것 등을 종합하면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라고 주장했다.

 

의사의 주장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은 법원 판결 이유를 요약한 것이다.

 

(1) 원고의 경우 의료법 제22조를 위반해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따라 자격정지 1개월에 해당하지만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으므로 처분이 1/3의 범위에서 감경되었다.

 

(2) 위 행정처분기준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3) 원고는 피고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 과정에서 ‘통원 중인 환자의 기록을 제때 기록하지 못하고, 바쁜 관계로 한꺼번에 작성하다 보니 진료날짜를 착오해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

 

(4) 원고는 과거에도 내원해 진료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에 기록하고 진찰료, 정신요법료 등을 청구하다 8개월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5) 원고가 면허자격 정지처분을 받은 불이익은 원고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일 뿐이다.

 

(6) 진료기록부 작성의 중요성에 비춰 원고가 진료기록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해 작성 취지가 훼손되었다면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의 위법성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설명 원고의 주장과 같이 대리처방과 관련한 의료계의 관행적 청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관행을 근거로 처분의 수위를 감경할 수는 없다.

 

(7) 이번 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이 평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원고가 주장하는 유사 사례는 원고의 처분과는 위반행위의 내용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법원이 유사 사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행정처분기준 산출의 기초가 되는 현지조사의 대상 기간을 잘못 설정해 피고의 재량권 행사에 위법이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므로 위 사례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글 번호: 88296번.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의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법원의 판단

2023.03.22 - [안기자 의료판례] - 진료기록 허위작성, 급성심근경색 오진 판단기준

진료기록 허위작성, 급성심근경색 오진 판단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