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증과 같은 수술을 시행하던 도중 환자에게 심근경색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의료진은 어떤 처치를 해야 할까? 아래 사례는 수두증 환자의 뇌척수액을 배액하기 위해 뇌실 복강 간 단락술을 하던 도중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자 응급처치를 했지만 사망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수술 중 환자에게 급성 심근경색 증상이 나타난 상황에서 의료진이 적절한 처치를 했는지 여부다.
수두증 수술 도중 급성 심근경색 발생 사건
환자는 과거 당뇨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다가 보행장애가 발생해 피고 G병원 신경외과에 내원한 바 있다.
환자는 3개월 후 피고 병원에 입원해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환자에 대해 뇌척수액 배액을 시도한 후 보행장애가 호전되자 뇌실 복강 간 단락술을 시행하게 되었다.
뇌실 복막은 뇌척수액으로 채워져 있는 뇌 안의 빈 곳을 둘러싸는 복막이다. 뇌실 복강 간 단락술은 뇌출혈이나 뇌종양, 고령 등으로 뇌에 과다하게 축적된 뇌척수액이 심방이나 복강으로 흐르도록 해 수두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수술 도중 심전도에서 ST 분절(segment)의 하강 소견이 나타나고, 혈압이 낮아지자 의료진은 수술을 중단하고 에피네프린, 니트로글리세린을 투여했고, 수술을 종료한 뒤 중환자실로 이동시켰다.
심전도에서 ST 분절이 하강하면 발작성 가슴조임증, 심근경색, 저칼륨혈증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의료진은 심초음파를 시행해 심근경색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혀주는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기 위해 관상동맥조영술을 준비하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다.
이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한 뒤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시행을 위해 도관을 삽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의료진은 도관 삽입에 실패한 후 심폐소생술을 유지했지만 환자는 당일 안타깝게도 사망에 이르렀다.
그러자 환자의 유가족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수술 전 환자의 저혈압에 대한 처치를 잘못 했고, 수술 도중 심근경색이 발생했지만 대처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
(1) 수술 전 환자의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심혈관계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도 의료진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수술로 나아간 잘못이 있는지 여부.
(2) 수술 중 환자에게 급성 심근경색 증상이 나타났지만 의료진이 뒤늦게 검사를 시행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여부.
(3)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에게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가. 수술 전 저혈압에 대한 처치 과정의 과실 주장에 대해
(1) 의료진은 수술에 필요한 환자의 피부절개를 위해 국소마취제를 투약했는데, 이로 인해 환자의 혈압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2) 수술을 시작하기 전 환자에게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는 심전도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3) 수술 전 환자의 혈압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환자에게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이런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수술 전 환자에게 발생한 저혈압에 대한 조치에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 수술 중 심근경색에 대한 처치상 과실 여부
(1) 의료진은 수술 중 ST분절의 하강이 나타나고 혈압이 저하되자 혈압을 상승시키는 약제와 관상동맥 확장제를 투여했다.
(2) 환자에게 급성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난 시기는 뇌수술의 일종인 뇌실 복강 단락술이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이런 경우 수술을 종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의료진은 ST분절의 하강이 발생하자 수술을 마친 뒤 중환자실에서 중심정맥관을 삽입했고, 심초음파를 시행했으며, 이후 응급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기 위해 관상동맥조영술을 준비했다.
(4) 이런 점을 종합하면 수술 중 나타난 환자의 급성 신근경색 증상에 대해 의료진에게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
피고 병원 의사는 뇌실 복강 간 단락술을 하기에 앞서 환자의 보호자인 원고에게 환자의 현재 상태, 수술의 목적과 효과,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
또 환자에게 환자의 상태, 마취의 목적 및 방법, 마취의 위험성과 합병증에 관해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함께 피고 병원 의사들은 수술 내지 마취에 관해 환자 내지 원고에게 설명하고 각자의 판단에 따라 누구에게 동의를 받는 게 적절한지 판단한 것으로 보여 수술 및 마취에 관해 환자에게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할 것이다.
글 번호: 5191447번. 수술 도중 심근경색이 발생한 사건의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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