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뽑은 후 설신경 절단해 혀 감각, 미각 상실

사랑니를 발치한 후 혀의 감각 이상과 감각 저하, 미각 기능 상실 등의 후유증이 발생했다면 치과의사는 어떤 과실 책임을 져야 할까? 아래 사안은 사랑니 발치 후 혀의 감각 이상 부작용이 발생해 대학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설신경이 절단된 것을 확인하고 시술을 한 치과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사랑니 발치 후 설신경 절단 사건

원고는 피고 치과의원에서 구강 검사를 받은 결과 37번 치아가 그 옆에 기울여져 수평 매복 상태로 붙어 있는 38번 사랑니로 인해 충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그러자 치과 의사는 사랑니를 발치하자고 권유했는데 원고는 20년 전 오른쪽 아래 사랑니를 발치한 이후 오른쪽 혀의 감각이 저하된 적이 있어 두렵다며 발치를 거부했다.

 

그 뒤 잇몸에 염증이 진행 중이고, 37번 치아가 사랑니로 인해 여전히 충치가 진행 중이라는 진단이 나오자 사랑니 발치술을 받기로 했다.

 

사랑니 발치 후 설신경 절단 사건

 

피고는 3월 13일 원고의 사랑니 발치술을 하면서 치관(치아의 머리부)을 치근(치아의 뿌리부)에서 분리해 제거하고, 치근은 남겨두었다.

 

그런데 원고는 3월 15일 피고 치과의원에 내원해 수술 부위 출혈과 혀 감각 저하를 호소했다.

 

이에 치과의사는 해열진통제, 소염제 및 항생제를 처방했지만 원고는 20일 내원해 혀 좌측부가 마비되었고, 혀끝의 감각만 살아있다고 호소했다.

 

원고는 혀의 마비 증상이 계속되자 6월 9일 대학 치과병원에 입원해 혀 조직을 절개해 검진한 결과 설신경(혀신경)이 절단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원고는 다리의 신경조직을 떼어내어 설신경(혀신경)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신경이 손상된 영역인 혀 좌측 부위 복합적인 감각 이상 및 감각 저하, 미각 기능 상실 등의 후유증을 보이고 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혀의 감각 이상 등의 후유증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랑니 발치 후 혀 감각이상 사건의 쟁점

(1) 피고 치과의원이 사랑니 발치술을 하기 전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 검사를 하지 않아 설신경 주행방향을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 여부.

 

(2) 피고 치과의사가 수술기구를 과도하게 조작해 설신경을 절단했는지 여부.

 

(3) 원고가 사랑니 발치 후 혀의 감각 이상 등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치과 의료진이 특별한 처치나 상급병원 전원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설신경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는지 여부.

 

(4) 사랑니 발치로 인해 설신경 손상과 같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에 대해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는지 여부.

 

손해배상 소송 쟁점

 

사랑니 발치에 의한 설신경 손상

사랑니 발치로 인해 설신경이 손상되는 것은 마취 과정에서 주사침에 의해 손상되거나 발치 과정에서 얇은 혀 골판이 파절되어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 혀 측 피판이 직접 손상되는 경우이다.

 

설신경은 하치조신경에서 분기되어 아래턱 혀 측 골판과 피판 사이의 연조직 안으로 주행하는 신경이기 때문에 CT 촬영을 비롯한 통상적인 방사선 촬영으로는 주행 경로를 예측할 수 없다.

 

설신경이 손상되면 대체로 진통제, 말초 순환장애 개선제, 영양제 등을 이용한 보존적 처치를 우선 시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한 다음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수복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치과의원의 과실을 일부 인정했다. 다음은 법원 판결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가. 사랑니 발치 과정의 과실 여부

(1) 피고 치과의사는 사랑니를 발치하기 1년 전 시행한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술을 시행했다.

 

따라서 피고가 사랑니 발치를 하기 직전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시술 전 진단을 소홀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

 

(2) CT 촬영 검사를 하면 하치조신경관 안을 통과하는 설신경 주행방향을 예측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하치조신경으로부터 분기되어 하악골 설측 골판과 피판 사이의 연조직으로 뻗어있는 설신경의 주행방향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피고 의료진이 수술을 하기 전 CT 촬영 검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설신경 손상을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사랑니 발치 수술 직후 혀의 마비증상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수술로 인해 설신경이 절단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사랑니 발치 수술과 그 후 원고에게 발생한 혀 좌측 부위의 마비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사유에 불과하다.

 

또한 사랑니 발치로 발생한 후유증이 통상적인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하므로 수술 과정의 과실을 추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

 

법원 판결

 

나. 경과관찰 의무 위반 여부

(1) 사랑니 발치 후 설신경 손상이 의심되면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약물 치료를 통한 보존적 처치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고 증상 호전이 없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2) 원고는 사랑니를 발치한 뒤 일주일 이후부터는 피고 의원에 내원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피고 의료진이 수술 이후 원고에 대한 경과관찰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

(1) 피고가 원고에게 수술의 방법과 그로 인해 설신경 손상과 같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대해 설명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치과의원의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고 이로 인해 원고의 수술 여부에 관한 자기 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2) 다만 피고 의료진이 수술을 하기 전에 원고에게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거부하고 다른 대안적 치료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피고의 손해배상 범위는 위자료에 한정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582200번. 사랑니 발치 후 혀 감각이상 사건의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설신경 손상 판결문 신청

 

2021.05.31 - [안기자 의료판례] - 사랑니 발치 후 혀감각 저하 등 후유증

사랑니 발치 후 혀감각 저하 등 후유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