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치료 지연해 마미증후군 초래
마미증후군은 추간판 탈출증이 악화되어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배변 장애와 같은 증상이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예후에 좋다. 이에 따라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 조기 수술이 권장된다.
환자가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고, 항문 주위 감각 저하가 관찰되면 의료진으로서는 MRI 검사 등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면밀히 판독해야 한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추간판 탈출증이 악화되어 마미증후군이 발생한 것인지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행위로 나아가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아래 사례는 추간판 탈출증이 악화되어 배변 장애 증상 등이 발생했음에도 수술을 지연해 마미증후군이 초래된 사안이다.
디스크 치료 지연해 배뇨 및 배변 장애 초래 사건
원고는 1월 24일 피고 1병원에서 요추(허리뼈) 제5번, 천추(엉덩이뼈) 제1번 사이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진단을 받고 2년 5개월 뒤까지 정기적으로 내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6월 13일 갑작스럽게 허리 통증이 악화되어 피고 1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진통제를 투여한 뒤 6월 18일 다시 정형외과 외래에서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6월 21일 저녁부터 극심한 허리 통증과 배뇨 장애 증상을 느껴 6월 22일 오전 피고 1병원 응급실에 다시 내원했다.
원고가 호소한 증상은 추간판 탈출증이 악화되면서 생기는 마미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어 요추부 MRI 촬영 검사를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피고 1병원 의료진은 엑스레이 검사를 한 뒤 진통제를 투여한 뒤 퇴원 조치했다.
원고는 피고 1병원 응급실에서 퇴원할 무렵에도 배뇨장애 등의 증상이 지속되었고, 지인으로부터 피고 2병원을 소개받아 22일 오후 2시 입원했다.
피고 2병원은 6월 24일 탈출된 추간판을 제거하는 미세 레이저 디스크 수술을 시행했다.
원고는 7월 12일 H 병원에서 요추 제5번, 천추 제1번 사이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한 마미증후군으로 진단받았고, 신경인성 방광, 신경인성 장으로 인한 배뇨 및 배변 장애가 영구적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노동능력을 40% 상실했다.
추간판 탈출증(디스크)과 마미증후군
추간판 탈출증 치료방법은 보존적 치료와 수술로 나뉜다. 장기간의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심해지거나 하지 근육 운동 약화와 족하수와 같은 근력 저하, 배뇨장애 등 마미증후군이 발생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은 요추(허리 뼈) 신경관을 통과하는 신경다발조직인 마미총이 압박되어 생기는 것으로 회음부의 감각 이상, 대소변 조절 기능 저하 등 복합적인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마미증후군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추간판 탈출증 환자의 약 2%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고의 손해배상 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1병원과 2병원의 과실로 인해 마미증후군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원고는 “갑작스럽게 배뇨 장애 등을 호소하며 피고 제1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음에도 MRI 검사 등을 하지 않고 퇴원 조치해 악결과를 발생하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원고는 배뇨장애가 지속되어 피고 2병원에 입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방치하다가 40시간이 지난 뒤에야 수술을 해 악결과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의 피고 1병원, 2병원의 과실을 인정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이유를 요약한 것이다.
가. 피고 1병원의 과실 여부
원고는 6월 22일 꼬리뼈 부근의 극심한 통증, 배뇨 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했고, 신체검사 결과 항문 부위 감각 저하가 확인되었다.
피고 1병원은 원고에게 배뇨 장애와 같은 증상이 발생한 뒤 약 2년 5개월간 추간판 탈출증 치료를 해왔음에도 진행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기 위한 MRI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
특히 6월 22일에는 원고가 배뇨장애, 항문 감각 저하와 같은 새로운 증상을 호소했음에도 엑스레이 촬영과 진통제만 투여했다.
법원은 “환자가 배뇨장애와 항문 주위 감각 저하와 같은 증상을 호소했음에도 엑스레이 촬영, 진통제만 투여하고 원고의 마미증후군을 적시에 진단하지 못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1병원의 이런 과실이 원인이 되어 마미증후군이 발생했거나 증상을 악화시켰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나. 피고 2병원의 과실 여부
원고는 6월 22일 피고 2병원에 입원해 허리와 엉덩이 부위 통증, 대소변 장애 등을 호소했다.
그러자 피고 2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22일 오후 6시 원고의 상태를 확인하고 금식, 유치도뇨관 삽입 등 수술 전 준비를 지시했다.
피고 2병원 의료진은 24일 오전 8시 48분 요추부 MRI 촬영을 해 요추와 천추 부위 추간판이 심하게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오전 11시 수술을 시행했다.
피고 2병원은 원고가 22일 오후 2시에 입원했음에도 아무런 검사나 시술을 시행하지 않다가 24일 오전 11시 수술을 시행해 증상이 발현된 후 48시간 이상이 지나 수술을 시행했다.
원고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의사는 ‘만일 조치에 수술적 감압이 이뤄졌다면 회복 확률이 다소 높았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 2병원에 입원한 후부터 약 40시간이 경과하고 나서야 MRI 검사와 수술을 시행해 마미증후군을 악화시킨 과실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라고 결론 내렸다.
배뇨장애 등을 호소하며 입원한 원고에게 MRI 검사 등을 시행하고, 적절한 치료행위로 나아갔어야 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글 번호: 113575번. 추간판 탈출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지연한 사건의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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