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 수술 후 사망했다면 의료사고 따져볼 점

맹장염 수술 후 심정지 사망 의료사고 쟁점

충수염(맹장염) 수술 직후 환자에게 심정지가 발생했다면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것인지를 가리기 위한 손해배상 소송으로 비화될 소지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이라면 마취 과정이 적절했는지, 수술 과정에서 의료 과실이 없었는지, 심정지가 발생한 직후 응급처치 과정이 적절했는지, 수술에 앞서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응해야 한다.

 

아래 사안은 맹장염 수술 직후 환자에게 심정지가 발생해 응급 처치했지만 사망에 이른 사안이다.

 

맹장염 수술 후 심정지 발생 사건

환자는 6월 8일 출근하던 중 복통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퇴근할 무렵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자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피고 병원 의사는 환자의 증세와 내원 당시 촬영한 복부 CT 검사 결과를 종합해 급성 충수염(맹장염)으로 진단한 후 혈액 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없자 복강경을 이용한 충수절제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수술 후 오전 2시 20분 회복실로 이동했는데 그 직후부터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혈압이 다소 내려가는 양상을 보이다가 2시 45분 심정지가 발생했다.

 

충수염 수술 심정지 손해배상 소송

 

이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일시적으로 심장 박동이 돌아오기도 했지만 다시 심정지가 발생했다.

 

의료진은 기관 삽관을 시행한 뒤 에피네프린, 도파민을 투여해 지속적인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처치를 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사망하고 말았다.

 

부검 결과 환자의 대동맥 기시부에서 그 장축을 따라 흉부대동맥, 복부 대동맥의 중막이 찢어져 있는 대동맥 박리(찢어짐) 소견을 보이고, 좌우 흉강 안에서 대량의 출혈이 보여 대동맥 박리로 인한 흉강 내 대량 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우선 고려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환자의 유가족은 피고 병원의 잘못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충수염 수술 후 심정지 사건의 쟁점

(1) 전신 마취를 할 경우 심정지, 대동맥 박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의료진이 전신마취를 강행한 사실이 있는지.

 

(2) 심정지가 전신마취 부작용에 의한 대동맥 박리로부터 유발되었는지에 대한 검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

 

(3) 심장 압박 등 심폐소생술을 오랜 시간 강행해 대동맥 박리 증상을 악화시켜 복강 내 대량 출혈을 초래해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4) 의료진이 수술 및 전신 마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대동맥 박리 등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정확히 설명했는지.

 

손해배상 소송 쟁점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은 법원 판결 이유를 요약한 것이다.

 

가. 수술 전 필요한 검진 및 검사를 했는지

의료진은 수술 및 전신 마취 전에 혈액 검사, 심전도 검사, 간 기능 검사, 신장 기능 검사, 복부 CT 검사, 흉부 엑스레이 검사 등 필요한 검진 및 검사를 모두 실시했다.

 

그 결과 수술 및 전신 마취에 지장을 줄 만한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수술 및 전신마취를 시행했다.

 

나. 전신 마취 약물과 용량이 적절했는지

환자에 대한 수술 과정 및 수술 후 관리 상 특별히 부적절한 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전신 마취에 사용한 약물의 종유와 투여량이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다. 심정지 직후 응급처치가 적절했는지

환자는 충수염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로 이동한 직후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다. 그 당시 마취 전문의가 환자의 곁에서 상태를 감시하고 있었고, 심정지가 발생하자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응급처치를 했다.

 

또 연락을 받은 집도의도 곧바로 회복실에 도착해 함께 응급처치를 시행했는데 전반적인 응급처치가 적절했다고 보인다.

 

라. 대동맥 박리 원인에 대해

환자에 대한 부검 결과 대동맥 박리 소견이었고, 좌우 흉강 안에 대량의 출혈이 있었다. 이에 따라 대동맥 박리로 인한 흉강 내 대량 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고려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전문가 자문 및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부검 상 대동맥의 특별한 죽상경화 병소나 염증성 질환이 없어 대동맥 박리가 심정지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심폐소생술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마. 전신마취 부작용 예측 가능성

의료진으로서는 환자에게 전신 마취로 인해 심폐 기능 실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바. 심정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의 필요성

환자에게 이미 심정지가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이 행한 바와 같은 신속하고 적극적인 심폐소생술은 반드시 필요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에게 전신마취 부작용 내지 심폐소생술로 인해 대동맥 박리 등이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검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법원의 판단

 

사. 심폐소생술 과정의 장기 손상 과실 여부

심폐소생술 당시 외부 물리적 압박에 의해 흉골과 늑골 골절, 심근 손상, 심장 파열, 심혈관 손상 혹은 파열, 심장 내 출혈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의료진의 특별한 과실이 없는 한 일반적인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위와 같은 손상에 대해 의료진을 탓하기 어렵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의료진에게 수술 및 전신마취 과정에서 어떠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 설명의무 위반 여부

의료진은 수술 전 환자의 보호자에게 수술 및 전신 마취에 대해 설명하면서 전신 마취의 합병증으로 폐 합병증, 심근경색 등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여기에 수술 후 환자에 대해 발생한 대동맥 박리 자체에 대해서는 임상적으로 미리 발생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환자나 원고에게 충수염 수술 및 전신 마취로 인해 대동맥 박리가 발생할 가능성을 설명했다고 하더라도 의료진이 행한 의료 행위가 달라졌다거나 환자가 급성 충수염에 대해 수술을 받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을 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하면 의료진이 수술 및 전신마취의 합병증으로 심폐기능 이상 이외에 대동맥 박리까지 특정해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의료진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수술 여부에 관한 환자의 결정권을 침해하는 등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글 번호: 505654번. 맹장염 수술 후 심정지 발생 사건의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충수염 수술 부작용 사건 판결문 신청

2022.05.19 - [안기자 의료판례] - 맹장 충수염 진단 지연 사건

맹장 충수염 진단 지연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