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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 의료판례

맹장 충수염 진단 지연 사건

by dha826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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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으로 피고 병원 내원해 분변매복 진단

원고는 정신지체와 자폐증상이 있는 어린이인데 복통과 열이 있고, 이틀 전 마지막 배변을 증상으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에 대해 신체 검진한 결과 배꼽 주위에 압통이 있고, 장음저하 증세를 보였으며 원고는 물을 마시고 나서 모두 토했고, 오전 1120분 경 체온이 38.7도로 상승했다.

 

피고 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원고에 대해 분변매복(Fecal impaction)으로 진단하고 관장을 시행했다. 이후 소아과 추적관리하기로 하면서 귀가 조치했다.

 

그런데 피고 병원 의료진은 분변매복 진단을 하기에 앞서 흉부 및 복부 X-ray 검사만 시행하고,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검사, CT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피고 병원 다시 내원해 급성충수염 진단

원고는 다음 날 다시 복통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그러자 피고 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원고에 대해 충수염(맹장염) 의증으로 진단하고 CT 검사를 거쳐 급성충수염으로 진단하고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다음 날 CT 검사 결과를 판독하자 범복막염과 급성충수염 소견을 보였고, 수술 이후 시행한 조직병리검사 결과 원고의 증상은 천공된 화농성 충수염이었다.

 

수술 후 뇌손상으로 사지기능 저하

그런데 원고는 수술 후 숨을 가쁘게 쉬고, 청색증, 산소포화도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박동 저하, 기관튜브 흡인시 분비물 응고된 덩어리 배출 등의 증세를 보였다.

 

원고는 수술 18일 뒤 허혈성 뇌손상과 그로 인한 사지기능저하가 발생한 상태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의 보호자는 피고 병원이 복통, 압통, 고열 등으로 급성충수염을 의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각종 검사를 하지 않아 분변매복으로 잘못 진단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급성충수염의 증상과 진단

급성충수염의 주증상은 복통이며, 체온이 보통 약간 38도로 증가되고, 매우 다양하긴 하지만 보통 천공이 되면 더 높이 올라간다.

 

충수염은 우측 하복부를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눌렀던 손을 뗄 때 통증이 심해지는 반발통이 관찰된다. 다른 질병에서도 충수염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감별을 필요로 한다. CT 검사를 통해 충수돌기의 천공 여부, 농양 형성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법원의 판단

. 분변매복으로 오진한 과실 여부

(1). 원고는 피고 병원에 내원할 당시 복통과 열이 있었고, 의료진의 신체검사 결과 배꼽 주위의 압통이 관찰되었다. 원고는 진료 도중 물을 마시다가 구토를 하기도 했으며, 체온이 38.7도로 상승했다.

 

(2). 이처럼 원고는 충수염 증상과 일부 부합하는 증상을 보였고, 의료진으로서는 문진이나 신체검사 외에 급성충수염과 다른 질병을 구분할 수 있는 별도의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었다.

 

(3). 통상 급성충수염이 의심되면 혈액검사 및 영상의학적 검사를 하는데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4). 피고 병원 의사는 혈액검사를 하고, 복부 초음파검사나 CT 검사와 같이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해 원고로 하여금 제때 충수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쳐서 천공에 의한 충수염으로 인해 범복막염으로 증세가 악화된 상태에서 수술을 받도록 한 과실이 있다.

 

. 분변매복 오진과 사지기능저하 사이의 인과관계

(1). 의료진은 원고를 분변매복으로 진단한 다음 날에는 급성충수염으로 진단해 수술했는데, 이 사건 사지기능저하 장해에 이르게 된 것은 수술 이후 발생한 호흡곤란으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것이다.

 

(2). 그리고 위와 같은 호흡곤란은 기도에 있던 분비물 덩어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 급성충수염으로 진단 받아 곧바로 충수절제술을 시행했더라도 그 이후에 호흡기내과와 관련한 임상경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4) 이런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에 대해 분변매복이 아닌 급성충수염으로 진단해 당일 충수절제술을 시행했더라도 그 이후에 호흡곤란 발생과 이로 인한 뇌손상 및 장해발생이라는 결과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의료진의 위와 같은 과실과 이 사건 사지기능저하 정해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분변매복으로 오진한 행위가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인지 여부

피고 병원이 아무런 검사를 하지 않은 채 만연히 분변매복으로 오진해 관장하고 퇴원조치한 것은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 병원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 글 번호: 26472

 

 

2022.03.27 - [안기자 의료판례] - 맹장 급성충수염을 장폐색 오진, 수술 늦어 복막염

 

맹장 급성충수염을 장폐색 오진, 수술 늦어 복막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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