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폐렴 치료와 의사 잘못 판단 기준
외상이 없는 뇌출혈의 원인은 고혈압, 동맥 파열, 동정맥 기형, 뇌종양 등으로 다양하다. 뇌 CT, 뇌 MRI 검사를 통해 원인을 진단한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혈압은 환자의 평소 혈압, 연령, 추정되는 출혈의 원인, 출혈 시점부터의 시간 등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또 두개내압은 환자의 예후 및 사망률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인자여서 필수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이 때문에 뇌압강하제 만니톨을 주로 투여하게 된다. 그런데 만니톨을 투여하면 세포 내 탈수 작용 및 삼투효과에 따라 혈장이 일시적으로 증가되어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아래 사례는 뇌출혈이 발생해 병원에서 혈종 제거 수술 등의 치료를 하다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직후 폐렴으로 사망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의료진이 뇌출혈 환자에 대한 병원 감염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해 환자가 폐렴으로 사망했는지 여부다.
고혈압 환자 폐렴 사망 사건
K는 당뇨와 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는데 11월 14일 오전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손발 저림 등 좌측 마비 증상이 발생하자 P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P 병원 의료진은 뇌 MRI, 뇌 CT 검사를 했고, 환자가 구토를 하자 뇌압 강하제 만니톨, 이뇨제 라식스 등을 투여했다.
환자의 혈압은 190/110으로 상승했고, 의료진은 우측 시상 부위 뇌출혈로 판단했다. 다만 출혈 부위 주위에 다른 비정상적인 혈관 구조는 보이지 않았고, 두개강 내 동맥에도 이상 소견이 없었다.
의료진은 환자가 10시 42분 다량의 구토를 하고, 11시에는 혈압이 250/120으로 상승하자 항고혈압제를 주사 투여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의식이 혼미 상태로 저하되자 뇌 CT 검사를 추가로 실시한 결과 혈종이 증가되고, 수두증 소견을 보였다.
의료진은 12시부터 혈종 제거를 위해 환자의 전두엽 양측에 배액관을 삽입해 출혈성 뇌척수액을 배출했다.
의료진은 이후 환자의 경과를 관찰하면서 치료했는데 16일에는 38.6도의 고열이 발생하자 해열제를 투여하고,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18일, 21일 혈액투석을 실시했다.
12월 7일 실시한 뇌 CT 검사에서 새로운 수두증이 발견되었고, 의료진은 18일 환자의 보호자에게 추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C 병원으로 전원 했다.
그런데 C 병원에 입원한 직후 의식이 반혼수 상태가 되었고,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하고 말았다.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폐렴, 요로감염이었다.
환자가 사망하자 유가족들은 P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은 환자가 혈종 제거 수술 이후 지속적으로 38도 이상의 발열이 있었음에도 발열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나 항생제 투여 등의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았고, 병원 감염을 예방하지 못한 과실로 인해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렀는지 여부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P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가. 폐렴 발생
입원 중인 환자에게 발열이나 기침, 가래, 호흡 곤란, 의식 저하 등이 발생하면 흉부 청진, 흉부 방사선 검사, 객담 검사 등을 실시해 폐렴이 발생했는지 진단한다. 폐렴으로 진단되면 적극적인 가래 배출 유도, 항생제 투여, 감염원 제거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법원은 “의식 상태가 나쁜 환자는 스스로 가래를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가래를 배출해 주거나 가슴을 두드려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폐렴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임상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법원은 의료진이 환자에 대해 가슴 두드리기 등의 조치를 했고, 11월 25일에는 기관절개술을 실시해 치료 과정에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 발열에 대한 치료 및 폐렴 소견
P 병원은 배액관을 제거한 뒤 배액관에 대한 균 배양검사를 실시했지만 병원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병원은 환자에게 발열이 있자 해열제를 투여했고, 11월 14일부터 매일 혹은 2~3일 간격으로 흉부 방사선 검사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12월 2일에는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했으며, 12월 2일부터는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했다.
특히 병원의 흉부 방사선 검사 결과 폐렴 소견이 없었고, 12월 18일 전원 당일 실시한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도 폐렴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법원은 “환자에게 발생한 폐렴과 관련해 그 감염 예방, 검사,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라고 결론 내렸다.
글 번호: 56번. 2364번. 뇌출혈 환자 폐렴 사망 사건의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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