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사용하고도 자궁내막암 진단 못한 한의사 의료법 위반

한의사 A씨가 있다.

이력이 화려하다.

명문 한의대를 나왔고, 한의학 관련 학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심지어 초음파와 관련한 것 같긴 하지만 낯선 학회의 교수(?)라는 타이틀도 달고 있다.

그의 프로필을 보는 분들은 초음파의 대가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홈페이지를 보면 산부인과를 특화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자궁내막증식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인터넷에서 자궁난소 치료 전문병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A씨가 일하는 한의원을 방문했다.

 

A씨는 그 환자에게 2년 3개월 동안 직접 '의사'가 사용하는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의료법상 의사는 의료행위를, 한의사는 한방의료행위를 해야 하며, 헌법재판소는 2012년 2월 23일 한의사가 초음파기기를 사용해 성장판검사를 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어쨌든 A씨는 이 기간 그 환자에 대해 68회 초음파 검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환자는 산부인과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덩어리가 보이므로 큰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 환자는 조직검사에서 자궁내막암 2기로 진단됐고, A씨를 의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A씨는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초음파 진단기는 그 자체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

"한의사들은 정규 과정을 통해 초음파 진단기 사용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런 주장도 폈다.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 보호와 증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다른 주장은 다 차치하고라도 68회 초음파 검사를 했으면서도 환자에게 '덩어리'가 있다는 것을 전혀 진단하지 못한 한의사가 국민의 건강 운운하는 것은 좀 거시기하다.

 

판례번호: 4277번(2014고정***), 817번(2016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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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한의사가 생각난다.

그는 호기롭게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외쳤다.

"골밀도를 측정하는데 아무런 어려운 내용도 없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인데"

 

하지만 그 한의사의 초음파 골밀도측정 시연 동영상을 본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양쪽 복숭아뼈를 측정했는데 이것은 말도 안된다. 왜, 어디서,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초음파 측정할 때 젤을 바르는데 이 역시 엉뚱한 곳에 발랐다. 그러니 결과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날 골밀도측정 모델로 자원한 29세 남성의 'T-score'가 -4.4. 
 
이에 대해 대학병원 교수는 "이 정도 수치는 85~90세 노인, 그것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나 나오는 수준이다. 왜 그런 결괏값이 나왔는지 해석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이 역시 제대로 하지 못했다"

 

"초음파로 골밀도를 측정하려면 해부학을 공부하고, 뼈의 성질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지식 없이 측정했고, 그 결과치를 임의로 해석했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

 

대학병원 교수의 결론은 이렇다. 

"A에서 Z까지 다 틀렸다"

자나깨나 국민 건강을 걱정하신다면 제발 아무 것도 하지 마시길!

 

최근 김명연(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의사도 'CT' 'X-ray'와 같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변호사들은 특수를 맞겠지만 환자들의 안전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