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성 장 질환 진단 지연)
판결:
사건의 개요
환자는 설사, 구토, 복통 등의 증세로 00의원을 방문, 급성장염 진단을 받고 귀가했는데 복통과 구토가 계속되자 의원을 다시 방문했고, 담당 의사는 심각한 장염이나 복막염을 의심해 즉각적인 전원을 권유했다.
이에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후 복부검사, 혈액검사, X-ray 검사 등을 받았는데, 혈액검사상 백혈구 수치는 15,900/㎕로서 정상수치인 4,000/㎕~8,000/㎕보다 상승돼 있었지만 복부는 부드럽고 팽만되어 있고 압통이나 반사통은 없으며 단순 복부사진상 가스가 거의 없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담당 의사는 급성장염으로 진단, 망인을 입원조치한 다음 금식을 지시하고, 수액 보충 및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다.
입원 후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고 판독소견서에는 '골반에 액체가 보였고, 비만으로 인해 충수는 보이지 않았으나 지방간 소견이 보임. 임상적으로 의심스러우면 복부-골반 전산화단층촬영을 권장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복부 CT 검사 결과, 공장 벽의 전반적인 비후가 있었는데 특히 상부 공장(소장의 윗부분)에서 심했고, 공장간막의 밀도가 약간 희박했으며, 복부의 큰 동맥(복강동맥, 상장간막 동맥 및 하장간막 동맥)은 유지되어 있음을 확인했고,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급성장염으로 진단하고 그에 따른 처치만 시행했다.
환자는 담당 의사의 회진시 복통과 설사시 피가 약간 묻어나오는 증상을 호소했고, 담당 의사는 진통제를 처방했으며, 다시 복부 통증과 어지러움, 가슴의 답답함, 배변 후 피가 묻어나오는 증상을 호소했다.
이에 담당 의사는 가슴의 답답함은 탈수 증상 때문에 그럴 수 있고, 배변 후 피가 묻어나오는 증상에 대해서는 항문이 헐어서 그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수액을 주사했다.
또 심한 복부 통증을 계속적으로 호소하자 진통제와 핫팩(Hot pack)만을 처치하고 다음날 위 내시경 및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해 보자고 이야기한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어 환자는 02:00경 6회의 혈변을 보았고, 호흡곤란과 어지러움,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했는데 활력징후 측정 결과 혈압이 70mmHg로 떨어지고, 호흡수가 38회/분으로 증가했으며,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가 25,400/㎕로 상승되었고, 혈색소 수치는 12.9g/dl(정상수치 13~17g/dl), 혈소판 수치는 90,000/㎕(정상범위130,000~400,000/㎕)로 측정되었다.
직장검사결과 항문에서 혈액이 묻어나와,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위장관 출혈 등을 의심하고 중환자실로 전실 조치하고 산소공급 및 수혈을 시작했다.
환자의 활력징후가 안정되자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위장내과와 일반외과에 협의 진료를 요청했고, 일반외과는 위 내시경 및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식도 하부에서 정맥의 확장이, 십이지장에서 혈액성 물질의 역류가 관찰되었다.
또 대장 내시경 검사상 대장 전체에 흑색 물질이 가득 차 있었고, 혈액의 역류가 회장 말단부에서 관찰돼 소장의 활발한 출혈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있었다.
이에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수술의 필요성을 설명한 후 외과로 전과해 응급수술을 계획했는데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출혈 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혈관촬영술을 시행, 소장 부위의 출혈을 확인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개복수술을 시행했는데 십이지장 하방 공장의 3m 가량이 괴사되었음을 확인하고, 정맥혈전이 있어 괴사된 소장 3m를 절제한 후 추가적인 장간막 경색의 위험이 있어 절제 부위를 문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봉합처리하고 수술을 마쳤고, 장간막 정맥 경색증으로 진단했다.
그 후 환자는 의식이 반혼수 상태였는데, 다발성 혈액응고장애, 패혈증이 발생해 항생제, 강심제 등을 처방했지만 다발성 장기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원고 주장
환자는 00의원에서 심각한 장 질환자라는 이유로 피고 병원에 전원된 사람이고, 허혈성병변의 전형적인 증상인 복통, 설사, 혈변을 호소했으며, 복부 CT 검사 결과 공장 주변에 길고 심한 장관벽의 비후와 상장간막 동·정맥의 근위부와 뿌리 부분까지 부종 또는 울혈이 관찰되었다.
그러므로 피고 병원의 의료진으로서는 조금만 주의했다면 허혈성 장질환을 진단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이를 진단하지 못했다.
허혈
동맥이 협착하거나 수축하여 유입이 감소하는 것. 일반적으로 장기의 혈액순환은 동맥성의 유입량과 정맥성의 유출량이 거의 일정하다. 동맥이 갑자기 측부혈행이 완전히 없는 경우에는 조직이 괴사에 빠진다. 이것을 경색이라고 한다. 유립량이 중대하는 것을 충혈이라고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허혈성 병변에 있어서는 신속한 수술이 가장 중요함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은 병원으로 전원한 때로부터 24시간 30분이 경과한 후이고, 응급수술을 계획한 때로부터도 3시간 50분이 지난 후에야 응급 개복수술을 실시해 이와 같은 잘못으로 환자를 사망하게 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대법원 판단
원심(2심법원) 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환자의 증상과 피고 병원 의료진의 검사 내용,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 대한 수술을 착수하기 전에 발생한 사정들을 종합, 환자의 증상과 검사결과만으로 허혈성 장 질환을 진단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 소장 출혈을 의심한 때로부터 4시간 45분이 경과한 후에 수술이 시작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수술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과실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이와 함께 원심의 판단에는,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협진과 혈관조영술에 지연이 있었고 진단 지연의 과실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거기에 판단 누락의 잘못이 없다.
당사자 일방이 증명을 방해하는 행위를 했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이를 하나의 자료로 삼아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방해자 측에게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음에 그칠 뿐 증명책임이 전환되거나 곧바로 상대방의 주장 사실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98다9915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과 수술을 지연한 과실이 있음에도 이를 감추기 위해 고의로 진료기록 중 중요한 부분을 누락해 진료기록감정 신청을 하고, 진료기록의 일부를 변조했다는 것이다.
또 법원을 속이기 위하여 모의를 하는 등 증명방해행위를 했음에도 원심은 원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을 판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원심은 이 사건 진료기록이 가필된 점까지 감안해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판단했으므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오해 또는 판단누락의 잘못이 없다.
원심이 피고 대리인이 작성한 서면과 진료기록 중 극히 일부인 CD 1장만을 **병원장에게 송부해 사실조회를 하고 이를 토대로 환자의 사망에 관해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과실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잘못이라는 취지의 주장은, 원심에서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상고심에서 처음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인 증거의 취사선택을 문제 삼는 것에 불과해 적법한 상고가 될 수 없다.
판례번호: 1심 2523번(2009가합25**), 2심 62924번(2011나629**), 대법원
72438번(2012다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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