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알레르기로 아나필락시스…에피네프린 투여 안한 과실

환자에게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면 에피네프린을 투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환자에게 항생제를 혈관주사로 투여하던 중 호흡이 힘든 반응이 나타나 상급병원으로 전원했는데 그 과정에서 에피네프린을 투여하지 않은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자궁암 검진 결과 염증 소견이 있어서 피고가 운영하는 산부인과에서 항생제인 메트로니다졸을 곁들인 영양제를 혈관주사로 투여 받았는데요.

원고는 그 전에 피고 의사에게 자신이 아스피린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음을 알렸습니다. 다만 항생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유무를 알린 것은 아닙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메트로니다졸을 천천히 투여했는데 약 5분이 지날 무렵 원고가 호흡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피고 의사는 혈관주사 투여를 중단하고, 산소마스크로 산소를 공급하면서 상급병원인 E병원 응급실로 이송했습니다.

당시 피고는 원고에게 에피네프린을 투여하지는 않았고, E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산소포화도가 70%로 심한 저산소증 상태였습니다.

당일 작성한 병원의 응급실기타기록에는 ‘주관적 소견: 메트로니다졸 투여 이후 발생한 아나필락시스 반응, 진단명: 아나필락시스 반응’ 이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아나필릭시스는 심한 쇼크 증상처럼 과민하게 나타나는 항원 항체 반응을 의미합니다. 알레르기가 국소성 반응인데 비하여 아나필락시스는 전신성 반응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원고의 주장

"사전에 피고에게 아스피린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음을 알렸는데도 피고가 메트로니다졸 투여에 따른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원고처럼 아나필락시스 기왕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메트로니다졸을 일단 적은 양만 먼저 투여한 다음 아나필락시스 유무를 살펴보았어야 하는데 그와 같이 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

법원의 판단

아스피린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항생제에도 알레르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아스피린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도 항생제에 대한 특별한 주의의사항은 아니다.

피고가 원고가 아스피린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음을 알고도 메트로니다졸 투여에 따른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해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원고가 메트로니다졸 투여 도중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생겨 응급실로 전원되기 전까지 피고는 에피네프린을 투여하지 않았다.

원인을 불문하고 아나필락시스의 기본치료 약물은 에피네프린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당시 원고에게 에피네프린을 투여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것이 명백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후속조치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메트로니다졸 투여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인해 심각한 저산소증 상태에 이르는 등 응급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기본치료 약물인 에피네프린을 투여하지 않은 데 대해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사건번호: 500476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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