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이 오진해 불필요하게 항암치료

이번 사건은 대장암 수술을 받고 추적 검사를 받던 중 간암 전이가 의심돼 2차례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다른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간암 전이 소견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사안입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피고 병원이 간암 전이 확진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는지, 항암치료 이전에 설명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기초 사실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았는데요.

그 뒤 항암치료를 받았으며, 이후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년 여간 정기적인 검진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피고 병원은 원고의 복부CT 검사 결과를 토대로 간암 전이가 의심된다며 조속한 항암 치료를 권유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차까지 항암치료를 받은 뒤 3차 항암치료를 위해 피고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백혈구 수치가 3.0에 이르는 등 각종 수치들이 기준 이하로 떨어져 항암 치료를 연기했습니다.

다음날 백혈구 수치는 2.3으로 더 떨어졌고, 결국 백혈구 수치 회복을 위한 수혈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다른 종합병원으로 전원하겠다며 피고 병의 의사소견서와 진료기록을 전달받아 퇴원했습니다.

그 후 원고는 G병원을 방문해 피고 병원의 진료기록 등을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G병원 의료진은 PET-CT, MRI 영상 등을 분석한 뒤 뜻밖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각종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간암 전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G병워은 원고의 동의를 받아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 국립암센터에 판정을 의뢰했는데요.

국립암센터 역시 간암 전이가 없다며 항암 치료를 중단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원고는 G병원에서 다시 한번 MRI 검사를 받았지만 간암 전이 징후를 찾을 수 없다는 소견을 재차 전달받았습니다.

원고는 9개월 뒤 H병원에서 다시 한번 제반 검사를 받았고, 그기에서도 전혀 암 재발 징후가 없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오진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은 CT, MRI 검사 결과를 잘못 판독해 간암전이로 오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원고는 “검사 결과에서 전이성 간암의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지도 않았는데도 시간을 두고 재촬영하거나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불필요하게 바로 항암치료를 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는 대장암 3기로 림프절 전이가 있었던 상태여서 타 장기로의 전이 가능성이 높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피고는 “CT, MRI 검사 결과 간암 전이가 의심되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진단보다 조속한 치료가 우선적으로 요구되어 예방차원에서 항암치료를 권고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현행 의료에서 간암 진단시 영상의학적 소견 외에 조직세포학적 진단검사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2. 대장암환자가 간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원격전이로서 암 병기 4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환자의 수행능력과 치료의지를 고려해 환자맞춤형 치료를 권하는 것이 타당하다.

3. 이런 점에 비춰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이 영상의학적 검사 결과상 종괴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음에도 간암전이가 있다고 의심했다.

또 그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재검 등을 통해 보다 확실한 근거 및 자료를 모은 뒤 치료를 시행하고, 원고들에게도 자세한 설명을 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성급하게 항암치료를 시행했고, 설명의무를 위반해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글 번호: 503257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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